식품시장에서 국내산 쌀을 쓰는 식품업체가 늘고 있다.

그동안 원가가 비싸다는 이유로 쌀로 만든 제품을 내놓을 때도 수입산을 쓰는 업체가 많았지만 최근 농협중앙회 하나로마트분사가 협력업체와 손잡고 우리쌀 판매증대 및 소비촉진을 위해 상호 협력할 것을 약속하면서 식품업체들이 국내산 쌀 사용에 대해 적극 검토하고 나선 것이다.

국내산 쌀 잉여량은 연간 16만톤에 달한다.

게다가 시중 음식점에선 중국산 찐쌀이 범람하고 쌀 시장 개방 유보의 대가로 해마다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하는 쌀 물량도 적지 않아 우리쌀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쌀 소비촉진을 위해 대통령까지 나섰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8월 인천 강화도의 한 쌀 가공식품 제조회사를 찾아 “쌀 소비를 늘려야 농민들이 산다. 나도 앞으로 쌀라면을 먹을 생각”이라고 말하면서 쌀 가공식품 확대에 관심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쌀막걸리와 쌀라면, 쌀건빵 등 가공식품 확산을 통한 소비 촉진책을 마련할 것”도 특별 지시했다.

이에 따라 농림수산식품부는 가공용 쌀을 정부가 30% 내린 가격에 공급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규모를 갖춘 쌀가루 제분공장을 만들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국내산 쌀 소비 활성화가 정부 차원의 이슈로 떠오르면서 식품시장에서도 국내산 쌀을 쓰는 제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외식업계도 쌀국수·쌀과자 등 다양한 쌀 가공식품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쇼핑 크리스피 도넛은 국산 김제산 찹쌀로 만든 쌀 도넛인 ‘cb-크림’을 3종 선보였고, 국순당은 쌀막걸리 원료로 국산쌀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이에 본지에서는 국내 주요 식품업체의 쌀 제품을 알아보고 국내산 쌀을 이용한 향후 개발 방안을 점검해본다.

# CJ 제일제당

국내 식품업계 1위인 CJ 제일제당은 ‘국산재료 제품’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내걸었다.

제분업계 최다인 11종류의 우리 밀 가공식품으로 우리 밀 시장규모를 키운데 이어 원재료 모두를 국내산 재료로만 쓴 고추장과 다시다 제품도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가공식품의 경우 안정적인 재료 수급과 가격 때문에 국산 재료만 사용한 제품을 만들기에 어려움이 큰 것이 사실.

하지만 멜라민 사태 등 외국산 재료에 대한 식품 안전 문제가 불거지면서 ‘믿고 먹을 수 있는 식품’을 원하는 소비자가 늘자 발 빠르게 국산재료 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CJ 제일제당의 이 같은 정책에 소비자 반응은 빨랐다.

최근 ‘우리쌀국수’는 자녀를 둔 엄마들 사이에 인기가 좋다.

CJ 제일제당 관계자는 “우리 쌀은 건강에도 좋고, 수입쌀과는 달리 환율이나 수입 원재료가 상승에 휘둘릴 염려가 없는데다 재배농가의 소득에도 보탬을 줄 수 있는 ‘일석삼조’ 아이템”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우리 쌀 제품을 내놓고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오뚜기
찬바람이 솔솔 불기 시작하면 생각나는 따끈한 국물.

오뚜기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대표 간식 ‘옛날 구수한 누룽지’ 제품을 출시해 100% 국내산 쌀의 구수한 맛을 전하고 있다.

‘옛날 구수한 누룽지’ 제품은 국내산 쌀과 현미와 흑미, 오곡 등 다양한 잡곡을 이용해 만든 프리미엄 누룽지 제품으로 맛과 영양이 풍부하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국내산 원료 100%만을 사용해 정성스럽게 만들었으며 옛날 맛 그대로 무쇠 판에 직접 구워내 구수한 누룽지의 깊은 맛은 물론 바삭바삭한 누룽지 특유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여러 잡곡을 이용한 ‘옛날 구수한 현미, 흑미, 오곡 누룽지’도 선보였다.

김승범 오뚜기 홍보실 대리는 “오뚜기는 ‘옛날 구수한 누룽지’, ‘옛날 용기죽’. ‘조청쌀엿’. ‘쌀올리고당’, ‘우리쌀 떡국떡’, ‘즉석밥’ 등 양질의 국산 쌀을 이용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며 “지난달 30일 농협 하나로마트분사와 쌀 가공식품 육성을 위한 MOU 체결을 계기로 정책에 부합하고 국내 쌀 소비촉진에 앞장서는 기업으로 다양한 제품에 쌀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제품개발에 앞장 설 것”이라고 밝혔다.

# 농심

농심은 지난 5월 쌀가루 함량 90%이상인 ‘둥지쌀국수 신라면’을 출시한데 이어 지난 7월에는 ‘둥지 쌀국수’, ‘둥지 쌀국수 짜장’, ‘둥지 쌀국수 카레’시리즈를 출시해 쌀국수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찬바람이 부는 가을 따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소비자를 겨냥해 지난 10월초에는 ‘둥지쌀국수 뚝배기’ 제품을 출시해 소비자들의 사랑을 기다리고 있다.

이중락 농심 상무는 “쌀을 이용해 면을 뽑는 기술은 밀가루에 비해 까다로운 점이 많다”고 설명하고 “쌀을 30% 사용 했을 때 면이 맛있게 나오는 기술을 개발한데 이어 쌀 90%이상 사용 시에도 쫄깃쫄깃한 면발을 즐길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했다.

이 상무는 “좀 더 맛있는 쌀로 만든 쌀국수 제품과 추가 프리미엄 제품 개발을 위해 앞장 서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 상무는 또 “쌀로 만든 스낵은 흔히 나이가 드신 어른들이 좋아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최근에는 자녀를 둔 주부들의 관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건강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쌀가루를 이용한 ‘별따먹자’, ‘달따먹자’ 등의 제품도 인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수 요리는 아시아인들의 혼을 담은 요리’라는 말이 있듯이 국내산 쌀을 이용한 명품 국수 제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개발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 대상

대상은 지난해 5월 ‘청정원 순창 우리쌀로 만든 고추장’을 내놓고 애초 고추장 원료로 쓰였던 수입 밀을 우리 쌀로 대거 교체하면서 전년대비 매출이 10% 이상 신장했다.

대상은 ‘청정원 순창 우리쌀로 만든 고추장’ 제품에 이어 앞으로도 밀가루를 대신 한 우리 쌀 제품을 된장과 쌈장 등으로도 넓혀 나갈 계획이다.

이선규 대상 상무는 ”국내산 쌀 사용 제품을 출시하자마다 주문량이 밀려들어 원료 수급에 차질을 빚을 정도였는데 현 정부의 쌀 소비촉진 정책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밀가루 대신 쌀가루를 쓰게 되면 밀가루 특유의 텁텁한 맛이 사라지고 은은한 감칠맛이 돌게 된다”며 “앞으로 된장과 쌈장에도 쌀가루를 사용해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동원F&B

즉석밥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동원 F&B는 100% 발아현미밥으로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한데 이어 우리 쌀을 이용한 제품 개발에 적극 나섰다.

박경용 동원 F&B 팀장은 “즉석밥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면서 발아현미밥이나 초고압 기술 등을 적용해 틈새시장을 공략해 나가고 있는데 앞으로는 국내산 쌀을 이용한 제품 개발로 또 한번 프리미엄 즉석 밥 시장을 노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 팀장은 “국내산 쌀 사용으로 기존 즉석밥이 가지고 있는 편리함을 물론 ‘건강’과 ‘웰빙’이라는 소비자들의 주요 선택 요소를 첨가해 바쁜 시간에 쫒기는 현대인들의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 풀무원

‘내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위한 바른 먹거리’ 운동을 펼치고 있는 풀무원.

깨끗하고 순수한 원료 사용을 강조해온 기업 이미지에 따라 국내산 쌀 사용 제품 개발에 박차를 기하고 있다.

풀무원은 그 동안 국내산 쌀을 이용해 ‘생가득쌀스프’, ‘우리아이뉴트리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류영기 풀무원 연구위원은 “신선한 곡물과 채소, 과일을 이용한 제품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기업 이미지에 따라 국내산 쌀을 이용한 ‘쌀떡국’, ‘냉동밥’, ‘완자류’ 등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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