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의성 위주로 소비자들의 식생활패턴이 달라지면서 소량으로 김치를 담가먹는 소비자들이 증가해 김장대목 경기가 위축되고 있다.
특히 신선도를 장기간 유지시키면서 자기가 원하는 때에 언제든지 숙성시켜 먹을 수 있도록 만든 김치냉장고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올해는 무·배추가격의 하락으로 직접 김장을 담가 먹기를 희망하는 주부들이 늘어난데다 맛벌이 부부의 증가로 주부들이 굳이 대량으로 배추를 구입해 김장할 필요성을 못느끼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농림부에 따르면 올해 4인가족기준 가구당 김장비용은 지난해에 비해 5%정도 감소한 12만2000원이 소요될 것으로 밝혔다. 무, 배추등 김장주재료가 작황 호조와 재배면적의 증가로 예년에 비해 시세가 낮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LG유통이 지난달 28일과 29일 양일간 주부고객 603명을 대상으로한 김장김치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도 올해 김장을 담그겠다고 대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74%로 나타났다. 지난해 보다 10%포인트 가량 올라간 수치다.
유통업계에선 이처럼 김장을 담그겠다는 가정이 늘어난 것에 대해 물가 상승률에 비해 김장재료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경기 불안에 따라 주문·포장김치를 이용했던 고객이 직접 김치를 담그는 쪽으로 선회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LG유통 관계자는 “최근에 핵가족화로 가족수가 줄어들면서 김장김치를 조금씩 여러번 담그는 가정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주부들의 이같은 경향을 반영하듯이 김치냉장고의 인기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 김치냉장고 시장은 만도, 삼성, LG전자, 대우전자, 신일, 캐리어 등 10여개 업체들이 경쟁하는 가운데 총판매량이 지난해 50∼60만대에서 100만대 가량으로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다.
김장철을 앞두고 국내 가전업체들의 판촉전도 다양하다.
LG전자는 다음달 20일까지 김치냉장고를 구입하는 고객에게 농협김치와 즉석복권을 지급하고 있다.
만도, 삼성 등도 대용량, 다기능 제품들을 출시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김유신 (주)하이마트 과장은 “지난달 김치냉장고 판매량은 1만5000대 가량으로 지난해보다 7배가량 증가했다”며 “숙성이 뛰어나 맛이 좋고, 야채·맥주 등의 보관이 가능하도록 부가기능까지 추가시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고 말했다.
가공김치시장도 수출에서의 부진을 국내시장에서 만회하려고 판매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의 한국산 김치붐으로 대목으로 맞았던 국내 김치생산업체들이 배추벌레가 함유된 김치 발생과 업체??과당경쟁으로 저급품 덤핑수출이 많아지면서 일본으로의 수출이 줄었기 때문이다.
(주)두산은 지난 6일부터 다음달 말까지 종가집 김치 고객센터 및 인터넷을 통해 김장김치 사전예약 판매를 실시해 고객이 원하는 시기에 맞춰 지정한 장소까지 직접 냉장된 신선한 김치를 배송을 해 주고 있다.
김동환 (주)두산 해외영업팀과장은 “올해 해외수출실적은 10%의 성장에 그쳤지만 국내 매출액은 100%가량 신장된 600억원가량 될 것으로 보인다”며 “김장 원재료 가격의 하락으로 직접 담가먹는 경우가 증가했지만 젊은층을 중심으로 소비자층이 고정돼 있어 판매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동진 (주)대아청과 영업부장은 “도매시장의 김장철 주요 수요자는 일반 소비자보다 음식점이나 할인점 등이 대부분이다”라며 “가공김치의 맛이 우수하고 무·배추의 연중출하로 인해 언제든지 김치를 담가 먹을 수 있어 예전과 같은 김장대목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유신 yusinya@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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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명 박유신
- 입력 2000.11.25 10:00
- 수정 2015.06.28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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