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의 가치와 기능적 우수성을 새롭게 조명한 국제학술심포지엄이 지난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개최됐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주최하고 한국식품연구원이 주관한 이번 심포지엄에는 쌀과 관련 세계적인 석학들이 초청돼 기존에 알려진 쌀의 영양학적 가치 외에 건강에 미치는 영향 등 쌀의 다양한 가치들이 새롭게 조명됐다.

하영제 농식품부 차관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최근들어 쌀을 주식으로 오랫동안 지켜온 우리의 전통문화가 퇴색돼 가는 거 안타깝다”며 “우리가 즐겨 먹던 막걸리나 장류 등에는 전통적으로 밀가루가 아닌 쌀가루가 함유돼 있었던 만큼 이제는 이런 고유의 전통 방식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무하 한국식품연구원 원장은 “쌀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쌀산업이 하나의 식품산업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할 때”라며 “말로만 소비를 늘릴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쌀의 영양적 가치와 중요성 알리고 가공 원료로서의 우수성을 알려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인기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위원장은 “우리 역사와 문화는 쌀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쌀이 갖고 있는 기능적 장점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소비를 늘리면서 가공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심포지엄 주요내용을 지상중계한다.

■ 피오나 아킨슨 호주 시드니 대학 박사
‘쌀의 GI 및 만성질환 조절과 예방에 미치는 효과’

탄수화물은 전세계적인 주식이다. 주식인 쌀의 GI(당지수) 인자 조절이 만성질환 예방에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탄수화물이냐에 따라 GI를 거대한 파도처럼 혈당치를 올리는지, 천천히 올리는지 파악해야 할 것이다.

이는 GI가 쌀의 종류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GI는 곡물의 크기와 상관없으나 재배종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실험 결과 GI수치가 높은 탄수화물을 섭취했을 경우 높은 GI수치를 보였으며 낮은 GI탄수화물을 섭취할 때는 낮은 GI수치를 보였다.

이에 따라 당수치를 낮추기 위해서는 GI가 낮은 품종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또 육종방법을 다양화해 질병에 맞는 다양한 품종의 쌀을 육종할 필요가 있다

■ 켄이치 오쯔보 니카타 대학교 박사
‘일본에서 쌀의 이용도 현황’

일본의 쌀 소비는 지난 48년 동안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소비 촉진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는 현재 냉동밥, 발아현미밥, 쌀죽, 주먹밥, 무균포장밥 등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돼 있다.

일본에서는 이를 위해 다양한 육종을 통해 가공에 적합한 품종을 개발하고 먹기에 가장 적당한 쌀빵을 개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실례로 새로 개발한 카레이마이종은 카레에 적합한 품종이다. 자포니카와 인디카종을 교배해 덩어리가지지 않으면서도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품종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실험을 지속했다.

또 지난 1989년부터 정부의 지원 아래 저아밀로오즈 함유 쌀, 향이 좋은 쌀, 색깔있는 쌀 등 시장에서 요구하는 다양한 쌀을 육종해 나갔다.

특히 발아현미의 경우 흰 쌀과 섞어 조리하기 쉬우며 식이섬유가 많아 갈수록 인기가 높아가고 있다.

이와 함께 쌀 떡, 쌀 크래커, 모찌, 쌀 식초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했다.

쌀 가루시장도 새로운 시장으로 커가고 있다.

이를 위해 쌀 가루로 가장 적합한 빵이나 국수를 만들기 위한 많은 실험과 연구를 하고 있으며 수 있는 방법과 고시히키리 분석키트 개발, 가장 우수 품종의 재배종 확인 방법을 개발했다.

■ 임정빈 농림수산식품부 식량정책과장
쌀 가공산업의 활성화 방안

쌀 가공산업은 발전 가능성이 있다. 최근 쌀 품종개량과 인프라 구축 등 잉여물량 발생 구조를 갖고 있다. 가공산업 원료인 쌀은 많이 보유하고 있는 생태다. 밀가루 소비량 줄고 잡곡 소비는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 쌀 가공산업은 수급대책의 일환으로 추진돼 왔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쌀 독자적인 산업으로 육성시킬 계획이다.

이와 관련 가공산업육성지원, 연구개발지원, 원료가격인하공급 등의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가공용으로 공급하는 쌀 가격은 2005년산의 경우 kg당 1446원에서 768원으로 공급했다.

또 설렁탕에 쌀사리를 공급하는 시범사업을 추진중이며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쌀가공품 급식사업을 추진중이다.

이같은 사업 추진으로 품목별로 소비량이 늘고 있다. 떡류의 경우 2008년 6만5000톤에서 2009년 7만2000톤으로 떡볶이도 4만1000톤에서 4만 9000톤으로 막걸리는 2만톤에서 2만 5000톤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넘어야할 산도 있다. 현재 쌀의 제분기술이 낮은 편이다. 특히 빵류보다 면류의 기술수준이 낮다. 또 밀가루에 비해 쌀가루 가격이 2~3배 높다. 식품가공업체도 영세하다. 밀가루에 길들여진 입맛을 바꾸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에 따라 쌀 가공 산업 연구개발 지원을 확대할 것이다. 또 구곡의 가격 인하는 지속할 것이다. 원료곡을 밀가루 가격 수준으로 추가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대대적인 소비촉진 운동을 벌여나갈 것이다.

이와 관련 쌀과 함께하는 건강 생활 본부를 구성해 전국적인 캠페인을 추진중이다.

■ 이현유 한국식품연구원 박사
‘쌀의 가치 및 쌀 가공산업의 현황’

쌀 가공식품의 국내 시장 규모는 2008년 현재 1조 8315억원이다. 이중 떡류가 1조 1000억원으로 가장 많으며 기타 4550억원, 밥류 1600억원, 면류 1165억원이다.

쌀 가공산업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낮은 기술 수준과 높은 쌀 가격이 시장 제약 요인이 되고 있다.

쌀 가공원료의 가격 경쟁력이 취약한 것도 문제다.

밀가루가 40kg에 4만원인데 비해 쌀가루는 약 3배 높은 12만원 수준을 보이고 있다.

가공비용도 kg당 500~600원 정도로 밀 가공비용보다 높다.
주식을 대체할 편의식 제품 개발도 부진하다.

이와 함께 쌀 생산이 부족할 때 지금과 같은 저가 공급을 유지할 수 있을지 불안하다.

쌀 가공기술은 앞으로 소비트렌드에 맞는 쌀가공식품 생산을 위한 기반을 확립하고 밥 중심 식생활의 우수성을 규명해 나가는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 정헌웅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신기술연구센터장
‘쌀 가공식품의 우수성 및 제품소개’

가공밥류는 현재 CJ제일제당이 처음으로 무균포장밥을 생산, 판매되면서 시작됐으며 농심, 오뚜기, 동원F&B가 후발주자로 참여하면서 현재 1200억원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기능성 밥류는 현재 CJ에서 ‘햇반 저단백밥’이 개발됐다. 이 제품은 기존 밥에 비해 단백질 함량이 10분의 1 수준이다.

국내 떡 시장에는 1만 4000개 업체가 난립돼 80%가 동네 방앗간 수준이다.

면류는 지난 2001년 국산쌀 100%로 만든 쌀생면을 CJ제일제당에서 출시했으나 가격이 높아 판매는 미진한 상태다. 라면 등에 밀가루 대체 소재로 쌀가루를 첨가하는 수준에서 출발했으나 최근에는 국산쌀을 사용한 쌀라면이 본격 출시되면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베트남 쌀국수의 외식산업 진출로 쌀국수가 일반 소비자들에게 알려지면서 컵라면 형태의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전통주 시장의 경우 매출 1억원 미만의 영세업체가 83%를 차지하고 있다. 막걸리와 약주 전통주의 연간 쌀 사용량은 600톤 수준이나 지난해 45%성장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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