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떡·막걸리·와인·만두·간장까지
가공용 쌀 소비량, 24만톤…2012년 50만톤 전망
떡볶이, 떡, 막걸리 등으로 국한돼 있던 쌀 가공식품이 이제는 와인, 만두, 간장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가며 변신의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가공식품으로 사용되는 쌀의 양은 현재 연간 24만톤. 지금과 같은 추세하면 오는 2012년까지는 50만톤으로 확대시키며 4~5조원대의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밀가루의 영역을 ‘감히’ 침범하지 못했던 쌀이 이제는 빵, 과자, 면류 등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식품으로 변모해가고 있는 것이다.
밥으로만 만나던 쌀, 어떻게 변신해가고 있는지 조명해봤다.
# 과자·빵류
쌀가공식품이 가장 활기를 띄고 있는 분야는 바로 과자와 빵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그 종류와 범위가 다양해졌다.
‘기린’에서 만든 쌀과자 시리즈나 튀밥, 누룽지 정도가 전부였던 쌀과자 제품이 지금은 구운 과자, 팝핑(Popping)기술로 압축한 과자 등 기술만도 여러 가지이며 재료도 흑미, 현미, 유기농쌀 등 다양하게 바꿔 구미에 맞게 골라먹는 재미까지 선사한다.
스타벅스와 같은 외국브랜드에도 쌀로 만든 과자와 영양바가 납품돼 고급스럽게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다.
밀가루의 고유영역이라 생각되던 베이커리에도 쌀이 등장해 웰빙을 위한 건강식으로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쌀로 만든 빵을 이용한 샌드위치 등 소소한 제품들이 메뉴판을 차지하는 한편 아예 쌀로만 빵을 만드는 자체브랜드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 막걸리·주류
막걸리 열풍도 식을 줄 모른다.
블루베리나 복분자를 첨가해 향과 맛을 더한 막걸리는 물론 친환경 유기농쌀로만 빚는 참살이탁주 등 막걸리 소비가 급증하면서 쌀 소비의 효자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지방의 한 주조회사가 와인인 보졸레누보를 겨냥해 만든 누보막걸리, 즉 ‘쌀와인’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업체는 흑미를 이용한 와인 흑미나 말간 쌀의 색이 그대로 살아있는 쥬세페누보 막걸리 등 쌀로만 만든 기발한 제품들을 속속 개발하고 있다.
# 장·소스류
대상에서 출시한 쌀고추장이 시장에서 주목받으면서 된장 등 장류에 쌀을 함유한 제품들이 점차 주목받고 있다.
최근 한국식품연구원은 쌀로 만든 간장을 개발해 상품화할 계획이다.
이 쌀 간장은 콩 대신 쌀 100%를 함유한 것으로 일반 간장과 비슷하지만 나트륨 함량이 낮아 드레싱소스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한다.
쌀버터의 경우 호주에서는 이미 시판중이며 기존 버터와 판매율이 50:50일 정도로 호응이 좋다.
빵에 발라 먹는 잼이나 드레싱류도 쌀을 이용하면 특별한 풍미를 낼 수 있다.
# 음료류
쌀로 만든 음료의 가장 기본은 식혜이며 이미 여러 회사 제품으로 상품화된 바 있다.
이밖에도 미숫가루나 숭늉으로 많이 마셨는데 ‘아침햇살’이라는 쌀 음료가 나와 인기몰이를 하기도 했으며 현재는 ‘미(米)두유’와 요쿠르트처럼 발효시킨 음료로도 개발중이다.
이 밖에도 쌀로 만든 두부, 고기와 야채로 소를 채워 만두처럼 만든 ‘고기야채떡’, 우리쌀로만 만든 호떡믹스·인절미믹스, 쌀찜케잌 등 다양한 종류의 기발한 쌀 가공 식품들이 선보이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쌀로 만든 식품은 ‘떡·막걸리’로만 떠올리지 않고 밀가루처럼 자연스럽게 모든 식품류의 재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전망된다.
금준석 한국식품연구원 박사는 “쌀이 밀가루를 대체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쌀로 만든 식품들도 다양화·고급화되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쌀 가공 식품에 대한 연구와 홍보도 더욱 체계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쌀은 식품 외에도 화장품이나 생활용품 등 공업적으로도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쌀비누 등 일부 미용용으로 사용되던 것이 요즈음에는 좀 더 전문적으로 쌀팩, 쌀로션, 쌀스킨, 쌀크림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또 쌀의 미세한 입자를 이용해 필름의 표면을 매끄럽게 하는 용도로도 사용되고 있으며 바이오연료의 원료로도 쓰이는 등 앞으로도 쌀의 역할은 무궁무진할 것으로 관련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