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달 29일 농림수산식품부 축산정책관에 권찬호 전 경북대 축산학과 교수를 임명했다.

처음으로 개방형 직위 공모를 통해 3차에 걸친 공모 끝에 임명된 권찬호 농식품부 축산정책관.

평소 주위로부터 워커홀릭(Workaholic)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축산에 열정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학문적으로나 정책 이해도면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그를 지난 6일 만났다.

#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축산, 신뢰받는 축산, 존경받는 축산 만들 것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축산, 신뢰받는 축산, 존경받는 축산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축산업이 기본적으로 가야할 길을 못가고 막혀있는 상황입니다. 임기동안 축산업이 제 길을 가도록 물꼬를 터주는 역할을 수행하겠습니다.”

권 축산정책관은 임기동안 이루고픈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이 같은 소신은 그가 축산정책관에 응모하게 된 배경에서도 찾을 수 있다.

권 축산정책관은 “언제인가 길을 가다 우연히 길가에 걸려진 플래카드에 ‘축산출입금지’라는 문구를 보고 왜 축산이 농촌에서 조차 외면 받는 상황까지 오게 됐냐는 반성이 들었다”며 “축산업과 관련된 각종 현안문제를 생각하면 누구든 이 자리에 응모하기 쉽지 않을 것이나 누군가 해야 할일이라고 생각했다”고 속마음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축산정책을 펴 나감에 있어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의 예를 들었다.

문화인들을 위한 정책이 아닌 문화를 즐기기 위한 정책을 펼침으로써 문화의 가치와 영역을 확대시키고 더불어 문화인들의 복지도 높아지게 됐다는 것이다.

이에 자신 역시 축산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정책보다는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스템을 보완함으로써 후세들이 축산에서 가치와 비전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강한 소신을 내비췄다.

이를 위해 유통구조 개선과 안전성·투명성 제고를 통한 소비자 신뢰 구축과 소비자의 식별성과 신뢰성 제고를 위한 축산물 인증제 개편, 사육·운송·도축단계를 포괄하는 친환경 축산업 육성, 축종별 낭비 요인을 발굴해 최대 30%까지 생산비를 절감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특히 권 축산정책관은 “농축산업은 산업에 종사하는 농축산인의 역량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하고 “현장 중심의 기술개발과 기술교육, 경영기법을 통해 세계 최고의 축산인을 만들어야만 우리 축산도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비록 짧은 재임기간이나마 좋은 인재를 육성하고 미래 축산업의 일구기 위한 물꼬를 터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 축산업의 성장 가능성 확신

그는 네덜란드의 예를 들어 우리나라 축산업의 성장 가능성도 확신했다.

권 축산정책관은 “작은 국토면적에 결코 우리나라보다 좋다고 평가할 수 없는 네덜란드가 세계 2위의 농축산물 수출국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어렵고 힘든 환경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이뤄진 것”이라며 “비록 어려운 시기나 네덜란드도 이뤘는데 우리가 못 이룰 이유가 없다”고 확신했다.

더불어 그는 “축산을 빼놓고서 식량자급률을 생각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며 “사료자급률을 높이지 않는다면 식량자급률 제고도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에 “미래는 식량이 부족해 문제가 되기 보다 식량을 구하기 어려운 시대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 그는 ”식량자급률에 기여하는 축산을 만들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 소 값 안정위해 자율 감축 유도에 최선

권 축산정책관은 임기 중 가장 고통스런 문제가 될 것으로 지속적인 가격하락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한우산업을 꼽았다.

“한우시장은 ‘열린시장’이 아닌 ‘닫힌시장’”이라고 표현한 그는 “한우가격이 하락했다고 하나 정작 폭락사태는 오지 않았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1년에 65만마리에서 70만마리가 소비된다고 할 때 그 정도만 꾸준히 공급해 주면 문제가 없으나 지금의 상황은 가임암소만해도 65만마리에서 130만마리를 왔다갔다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결국 가임암소 조절에 실패할 경우 자칫 가격 폭락이라는 사태를 겪을 수 있기 때문에 가임암소마릿수를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는 것이다.

이에 권 축산정책관은 “이력제 확대를 통해 소값 변동을 3~4년전에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한우암소 자율도태 확대를 통한 송아지 생산마릿수 감축과 송아지 입식자체 홍보·교육을 꾸준히 전개하는 한편 한우고기 소비촉진을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권 축산정책관은 “현안에 쫓기며 일하기보다는 창의적으로 업무에 임하다보면 100% 이상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며 내부 조직에 신바람 나는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는 뜻도 밝혔다.

더불어 그는 “국민들이 하루 중 가장 신경 쓰는 게 먹는 것이고 그중 축산물을 가장 신경쓴다고 볼 때 반대로 그만큼 우리 축산업이 국민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다는 것”이라며 “먹을거리 중 최고급의 식품을 생산하는 게 축산인이라는 자부심을 갖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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