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품목특성 고려…농가 조직·규모화
-나라별 수출전략 차별화…동남아연합국가 시장점유율 높여야
-기능성식품 원료 공급 ''새로운 기회''
-식품클러스터사업 강화…업종·기업 간 제휴, 투자 촉진
우리 농업·농촌은 현재 빈번한 기상 이변과 해외 농업 대국과의 연이은 FTA(자유무역협정) 체결 등으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대내외 여건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농업·농촌은 새롭게 도약하지 않으면 안되는 실정이다.
특히 농식품산업은 원료시장과 상품시장에서 전 세계와 경쟁하고 있어 고부가가치화와 시장 확대를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국내외 시장을 전망하고 우리 농식품산업이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봤다.
#국내 고품질 농산물을 국가별 특성에 맞게 수출
우리나라의 농식품 수출액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하지만 농식품 수입은 더욱 빠른 증가세를 보여 지난해 무역수지적자는 294억 달러로 크게 증가했다. 게다가 장기간 이어지는 ‘엔저’현상으로 우리나라 농식품 제1수출국인 일본으로의 수출도 어렵게 돼 더 이상 농식품 수출을 일본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수출국 다변화와 고품질 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농식품 수출의 문제점과 수출확대를 위한 방안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먼저 우리나라 농식품 수출 시장 확대를 위해 우리 농업의 구조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규모의 영세성을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어명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를 위해 생산 농가 조직화를 통한 규모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이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 획일적인 조직화가 아닌 품목별 특성을 고려한 신축적이고 실효성 있는 조직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역적 특성을 반영, 다양한 사례를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정부에서 지원하고 있는 수출선도조직이나 수출협의회 등도 품목별로 조직화·규모화 시킨 조직에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수출국 별 수출 전략으로는 신흥 수출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주 타깃으로 설정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중국 소비자들은 식품소비에서 고품질 안전식품(친환경농식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또한 중국은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가깝고 한국 농산물의 안전성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강하다. 이에 따라 한류의 영향력도 큰 중국시장을 내수시장화 하는 전략 하에 국내산 고품질 농식품 수출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2011년 농경연 경제·인문사회연구회 협동연구 총서 ‘농산물 수출시장 확대 방안’ 연구를 보면 2008~2010년 3개년동안 평균 중국으로 수출되는 농식품은 대부분이 가공품으로 전체 농식품의 86.7%를 차지했다. 이 중 가장 농업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품목은 ‘유자차’다. 따라서 한국산 유자차를 비롯한 가공식품들에 대해 고품질을 신뢰하고 선호하는 중국 각 소비계층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시음회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중국산 또는 한국기업의 현지 생산제품과의 차별화를 명확히 해야 한다. 또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구매의사 결정의 중요한 요인인 가격을 시장수요에 맞게 합리적으로 책정, 중국 내수시장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
아울러 농식품 수출액 평균 증가율 보다 월등히 빨리 성장하는 국가로 선박 운송기간이 7~10일 이내인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연합(ASEAN) 국가들의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야 한다. 이 지역으로 지난해 수출한 농식품은 약 11억9300만달러로 전년 대비 증가율이 약 15%로 빠르게 신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업과 가공식품업 연계 강화로 국내 농업 부가가치 창출
국내에서 우리 농식품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우리 농산물을 이용한 가공식품을 늘려 농업이 1차 산업인 ‘생산’에서 그치지 않고 2차 산업인 ‘가공’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안에 대해 점검해 본다. 최근 소비자들이 식품으로부터 얻는 맛, 편리성, 즐거움, 건강 등 부가가치에 대해 높은 금액을 지출할 의향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능성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증대되고 있어 국내 농산물을 기능성식품 원료로 공급한다면 농업계에는 새로운 기회가 된다. 예를 들어 수삼을 홍삼으로 제조하면 40% 정도의 부가가치가 발생하며 인삼추출물(엑기스)은 뿌리삼에 비해 10배 가격의 상품, 인삼분획물은 수십 배 가격 수준의 상품이 되기도 한다.
이용선 농경연 연구위원은 우리 농산물을 이용한 기능성식품산업이 신장하기 위해 식품클러스터사업을 강화해 창업·신사업을 활성화하고 업종·기업간 제휴 및 투자를 촉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국가 또는 지역에 단지화된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창업보육지원센터, 임대형 공장 등을 갖추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그는 농업 부문과 식품가공업, 유통업, 외식업, 제약업 등의 업종이나 기업 간 제휴·투자 촉진으로 기업의 영세성을 극복함으로써 소규모 업체도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다른 농식품산업 발전 방안으로 농업과 외식산업의 연계를 강화해 급속도로 성장해가는 외식산업과 농업이 성장을 같이하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국내 외식업계에서는 국산 식재료를 구입하기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우며 안정적으로 구입할 수도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국산 식재료 가격을 보다 안정적 수준으로 공급하고 가격을 인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만 농업부문과 외식산업의 연계성이 강화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 산지 조직과 외식업체를 연계해 줄 수 있는 방침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다. 쌀의 경우 지역 농협 등 대규모 조직이나 RPC(미곡종합처리장)가, 원예작물은 품목별 작목반이나 영농조합법인 등 규모화된 법인이 외식업체와 연계해 직거래를 이뤄야 직접적인 농가 소득으로 이어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