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시 쌀농가들은 지난해부터 CJ제일제당(주)와 가공용쌀을 계약재배하고 있다. CJ제일제당에서 생산하는 가공식품의 원료로 사용되는 가공용쌀을 이곳에서 공급해 주고 있는 것이다. 2012년산의 경우 435농가가 참여해 이들이 생산한 쌀 전량인 2050톤을 공급했으며, 올해에도 239농가가 참여해 3150톤의 쌀을 공급할 계획이다.

농가 입장에서는 생산된 쌀을 CJ제일제당에 곧바로 공급하고 CJ역시 필요한 가공쌀을 여러 단계를 거치지 않고 농가로부터 바로 공급받고 있는 것이다. 단가는 kg당 1302원. 정부에서 논소득기반다양화사업으로 지원해 주는 지원금 ha당 220만원을 감안하면 다른 농가보다 10%가량 더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가공용 쌀을 계약재배해 업체와 농가 모두 ‘윈-윈’하는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쌀 농가에게는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할 수 있고 업체 역시 원하는 가공용 쌀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양쪽 모두에게 득이 되는 구조인 것이다.
특히 최근 웰빙트렌드를 타고 쌀가공식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공용쌀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반면 밥쌀용 쌀 소비는 줄어들고 있는 상황. 식량안보 차원에서도 논 규모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으로 가공용 쌀을 재배하는 방안이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밥쌀용 쌀 소비감소로 인한 쌀 과잉구조를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재 가공용 쌀로 재배되는 품종은 고아미, 설갱벼, 초다수확 품종 등으로 이들 품종의 경우 가공 용도에 맞는 특성을 갖거나 수량이 일반 밥쌀용 벼보다 월등이 높아 가공용으로 적합하다.

한국쌀가공식품협회는 이에 따라 ‘가공용쌀 계약재배 사업 추진단’을 구성, 운영중이다.
특히 2011년부터 올해까지 논소득기반 다양화 사업의 일환으로 ‘가공용쌀 계약재배 시범사업’을 실시 적지 않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이 사업은 10ha이상 경작 농업경영체를 대상으로 계약재배를 실시하는 사업으로 이 사업에 참여하는 농가에게는 ha당 220만원을 지원한다. 계약한 농가는 인근 농협이나 미곡종합처리장에 쌀을 넘겨주고 가공용쌀이 필요한 수요자가 농협이나 미곡종합처리장과 계약을 체결, 가공용쌀을 공급받는 시스템이다.

이 사업을 통해 계약재배 면적은 2011년 902.38ha, 2012년 2785.61ha, 올해는 3765.64ha로 늘어났다.
송광현 한국쌀가공식품협회 전무는 “가공용쌀의 계약재배를 확대하는 것은 과잉구조의 쌀산업문제를 해결하고 가공식품업계의 경쟁력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사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고 “계약재배가 확대될 수 있도록 초기단계의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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