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쌀 가공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모색하고 정부가 마련 중인 쌀 가공 산업 활성화 방안에 대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는 쌀 산업 기반을 유지하는 한편 농가소득 상승을 위해 쌀 가공 산업 발전방안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또한 부가가치 향상을 위해서는 밀가루 대체 차원에서 쌀 가공 산업 활성화를 도출하기 보다는 쌀에 포커스를 맞춰 새로운 제품 개발, 소비자 인식전환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쌀 가공산업 활성화 해법모색 토론회를 정리했다. <편집자 주>
# <주제발표 1> 전건호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산업과 서기관
-고부가 쌀 가공제품…소비기반 유지
정부는 2011년 3월 쌀 수급안정 제도의 체계화와 산업화 촉진정책 추진기반을 마련하고 쌀 산업의 혁신과 쌀 가공 산업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쌀 산업 발전 5개년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이는 식량안보 및 식량자급률을 제고하는 한편 적정 벼 재배면적을 확보하고 식량용 쌀 자급 수준의 생산 유지를 위해서다.
더불어 가공용 원료 공급을 위한 가공용 쌀 생산 확대를 통해 식량 자급률 제고 차원에서 이뤄졌다.
쌀 가공 산업 활성화는 밥 위주의 쌀 소비에서 고부가 쌀 가공제품으로 쌀 소비기반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며 이를 통해 쌀 안정생산 기반 유지로 농가소득 안정을 이룰 수 있다.
쌀 가공 산업에 종사하는 업체는 2008년 1만6900개에서 2011년 1만7389개로 2.8% 늘어났으며 매출액도 2008년 1조8000억원에서 2011년 3조3000억원으로 83.3% 증가했다.
그러나 산업구조가 영세해 원료공급 기반이 취약하며 정부 의존도가 높다. 더불어 정부의 R&D(기술개발)투자도 미흡한 실정이다.
앞으로 쌀 가공 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쌀 가공 식품 유통이 활성화돼야 하며 이를 위한 소비촉진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는 쌀 가공식품 소비자 접점 확대와 판매 촉진을 위해 전문판매장 설치를 계획하고 있다.
또한 학교급식, 군납품 등을 통해 공공부문의 쌀 가공식품 수요를 확대하고자 한다. 대형 소비처에 쌀 가공 식품을 납품함으로써 소비증진을 꾀하기 위해서다.
더불어 쌀 가공식품 중심의 외식 프랜차이즈를 육성하고자 개인 창업비 융자지원도 할 계획이다.
소비촉진을 위한 홍보도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쌀과 쌀 가공식품에 대한 중점 홍보로 소비자 인지도를 제고하는 한편 쌀 가공식품 품평회, 전시회, 페스티벌 등 홍보행사의 내실화를 꾀할 계획이다.
농업과의 연계도 강화된다. 지역전략 품목 육성을 위해 지역 특화 쌀 가공품을 발굴, 지역 전략 쌀 가공기업을 2017년까지 20개소까지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쌀 가공 산업 융·복합을 추진하기 위해 농공상 융합형 가공기업과 농업인 1인 기업 창업을 지원해 농가가 가공 산업을 직접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융합기업은 중소기업청 등과 정책융합을 통해 컨설팅 및 교육을 지원하고 1인 기업은 농업기술센터의 교육과정을 통해 보육 후 창업이 가능하도록 도울 예정이다.
미흡했던 쌀 가공식품 R&D투자 확대를 통한 가공용 쌀의 소비기반 확충과 부가가치 제고를 위해 4개 분야 23개 핵심기술과제도 추진한다.
2017년까지 가공용 쌀 시장규모 1% 수준의 R&D 투자를 진행한다. 또한 신품종·신소재 개발을 통해 원료가격을 40% 절감하고 다수성 및 쌀가루용 품종을 우선 개발할 계획이다.
밀가루 대체 가공제품과 발표제어제품 등 다양한 쌀 가공제품과 쌀을 이용한 고부가 신소재 등도 개발할 계획이다.
정부는 2017년까지 8418억원을 R&D 활성화를 위해 투자할 예정이다.
# <주제발표 2> 금준석 한국식품연구원 공정기술연구단장
-쌀 단백질 우수…건강 기능석 식품 ''가능''
쌀을 주식으로 먹는 인구는 전 세계인구에 34%, 주식과 함께 쌀을 먹는 인구는 56%에 달한다. 현재 세계에서 쌀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는 인도네시아며 가장 많이 수출하는 나라는 태국이다. 우리나라는 거의 모든 지역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지만 재배면적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쌀 시장개방과 더불어 곡물가격의 급격한 변동으로 식량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쌀은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고 항산화효과, 혈압조절효과, 당뇨 조절 및 암 예방효과, 과산화지질 생성 억제효과 등이 있어 기능성 식품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쌀 단백질은 우수한 단백질로 쌀 가공식품은 건강 기능성 식품으로 손색이 없어 이 점을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
세계적인 영양학자들은 쌀 중심의 우리나라 식단을 표준식단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 만큼 우수성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식생활 패턴은 서구화, 다양화, 고급화되고 있으며 핵가족 및 독신자 증가와 더불어 소득이 높아짐에 따라 외식 빈도가 잦아져 외식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쌀 가공식품 개발 방향도 외식산업에 편승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쌀이 건강식품으로 인식돼 외국에서도 쌀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한 만큼 쌀 가공 산업에 대한 지원이 지속적이고 집중적으로 이뤄져 쌀 소비 촉진과 쌀 가공 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
이와 더불어 쌀 가공기술 개발에 대한 R&D 지원을 통해 쌀 가공 식품의 수요를 확대하고 세계시장에서 우리나라 쌀 가공 식품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 고려돼야 한다.
쌀 가공품이 다양하게 개발되기 위해서는 밀가루와 같은 중간소재 형태의 제품이 생산돼야 가공식품 업체와 소비자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용도별로 쌀가루를 제조해 공급하면 쌀 가공식품 산업이 활성화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고급화된 다양한 신제품이 개발된다면 쌀 가공 산업은 발전할 수 있다.
설비의 시설현대화와 세계화된 가공기술 개발도 진행돼야 한다.
쌀을 이용한 가공식품은 장류, 주류, 식혜, 숭늉 등의 음료류와, 한과류, 떡류, 죽류 등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지만 업체 설비가 영세하고 가공기술 또한 미흡해 대량 생산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를 보완해 우리나라만의 식품으로 품질을 고급화, 다양화하고 시설을 현대화 한다면 외국 수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기술을 토대로 해외에 수출할 수 있는 제품을 가공해 생산한다면 쌀 소비가 늘어나 농가소득은 물론 경쟁력을 갖추게 돼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에 수출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될 것이다.
더불어 쌀 가공 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쌀에 대한 전반적인 연구뿐만 아니라 제조시설에 대한 연구도 병행돼야 한다.
IT 기술을 통한 영양학적 연구와 더불어 해외 인적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
앞서 말한 내용을 토대로 소비자들이 찾을 수 있는 다양한 제
품을 만들어야 한다.
# 종합토론
-가공산업 발전…안정적 생산·농가소득 향상
-밀가루 대체아닌 ''쌀 포커스'' 제품 개발 필요
-고품질 쌀 가공품=합당한 가격'' 인식홍보도
◆ 박동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장
정부가 발표한 활성화 방안이 가공식품산업 종사자, 현장의 의견 수렴을 통해 이뤄졌는지 의문이 든다. 쌀 가공식품 활성화를 쌀 수급안정과 연계해 원료 공급이 많으면 일부를 가공용으로 사용하고 부족하면 가공용 쌀을 주식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사로 보인다.
쌀 가공 산업 종사자들은 쌀 가공 산업 활성화를 위해 원료의 안정적인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물량을 지속적으로 공급 받아 가공용 쌀 가격이 안정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에서다.
수입쌀을 가공해 다시 수출하면 수익창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하지만 불확실하다. 처음 MMA 물량이 우리나라로 들어왔을 때도 이런 논의가 있었지만 현재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쌀 가격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아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먼저 쌀 가공 산업 활성화가 이뤄져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쌀 가공 식품을 밀가루 식품 대체로만 생각할 것이 아닌 쌀 가공 식품 그 자체로 바라보고 연구와 지원이 지속돼야 한다.
◆ 송광현 한국쌀가공식품협회 전무
정부재고소진 차원에서 쌀 가공 산업에 접근한다면 활성화를 도모하기 어렵다. 정부에서 쌀 가공 산업을 6차산업화 차원에서의 접근으로 말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1차 생산, 2차 가공에 이어지는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단순한 먹거리 차원에서 쌀 가공 산업을 바라볼 것이 아닌 고품질화를 도모해야 한다. 소비자 요구가 건강과 기능성 측면으로 바뀌고 있다. 쌀은 건강과 기능성 식품으로 우수성이 뛰어나다. 좀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이를 홍보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쌀의 연간 소비는 둔화되고 있으며 생산기반 또한 붕괴되고 있다. 앞으로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우리 국민의 기본식량인 쌀의 수급 안정을 담보할 수 없을 것이다.
필리핀은 과거 쌀을 자급자족 했지만 농지가 골프장 택지로 조성되는 바람에 세계 최대 쌀 수입국이 됐다. 이 때문에 식량폭동 또한 일어났다. 이런 점을 볼 때 우리나라도 식량의 안정적 공급 측면에서 가공용 쌀 계약재배를 같이 연계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시장가격에 맞춰 산업 활성화를 도모한다면 쌀 가공식품 종사자들은 도산할 것이다.
◆ 엄재조 농심미분 상무
쌀 가공 식품 산업은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생업에 종사하다 보니 일이 고되 젊은 인력은 부족하고, 공급물량도 매번 달라 납품에도 어려움이 있다.
정부에서 쌀 가공 식품 업체에 공급하는 MMA 쌀은 2005년산, 2009년산, 2011년산 등 그 때 그 때 달라 품위도 떨어져 좋은 품질의 가공식품을 만들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품위하락과 더불어 소비자 홍보도 부족해 쌀 가공 식품의 미래는 밝지 않다. 이 때문에 영세업체는 지속적으로 도산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에서 관련 홍보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단편적인 홍보일 뿐 지속성이 부족하다.
소비자들이 쌀 가공 식품을 새롭다는 느낌에서만 접하고 있다. 이 때문에 새로운 상품이 출시 이후 지속적으로 소비되지 못하고 있다.
좀 더 다각적인 홍보행사가 이뤄져야 쌀 가공 식품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다.
또한 영세한 업체 설비의 시설현대화 또한 이뤄져야 한다. 이를 통해 고품질 상품이 개발돼야 하며 미래를 대비한 대량생산체계도 갖춰져야 한다.
◆ 위남량 농협중앙회 양곡사업부 단장
전체적으로 소비자트렌드가 바뀌는 방향에 맞게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쌀 가공 산업의 미래가 있다. 정부에서 6차산업화를 도모하겠다고 했는데 철저하게 소비자 중심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한계에 봉착한다.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소비자 선택이 없다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현재 소비자트렌드는 건강과 안전이다. 안전성에 조금만 문제가 생기면 바로 외면한다. 또 부각되고 있는 것이 편리성이다. 소비자트렌드에 맞는 제품, 정책이 나와야 한다.
또한 관련 업체의 수익성이 보장돼야 한다. 수익성이 없으면 산업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예측 가능한 경영 또한 이뤄져야 한다. 원료가 안정적으로 공급돼야 참여하는 업계가 많아지고 발전하게 된다. 더불어 우리 쌀이 얼마나 몸에 좋은지 범국민적인 캠페인도 지속적으로 진행돼야 소비가 촉진될 수 있다.
현재 소비촉진을 도모하기 위한 2개의 국민적 캠페인이 이어지고 있다. 3월 14일을 백설기의 날로 지정해 홍보하고 있으며 11월11일은 가래떡의 날로 운영하고 있다. 전 국민에게 홍보할 수 있는 데이 마케팅을 실시해야 한다.
◆ 하운구 농촌진흥청 식량과학원 연구관
쌀을 밀가루처럼 쓰고 있는 것이 아쉽다. 쌀은 쌀이다. 밀가루를 대체하는 측면에서 쌀을 바라본다면 산업은 활성화되기 어렵다.
현재 쌀을 밀가루처럼 사용하다보니 소비자들의 인식도 이왕이면 밀가루 식품보다는 쌀 식품을 먹자는 정도에 불과하다. 소비자들의 인식을 전환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가공식품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먼저 쌀 가공 식품에 좋
은 품위의 쌀을 써야 한다. 소비자들이 쌀이 함유된 가공식품이기 때문에 가격이 높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어야 향후 쌀 가공 산업의 미래가 있다고 본다. 언제까지 낮은 원가를 토대로 한 제품개발에 몰두할 수는 없다.
밀가루 대체 국수, 빵만 만들려고 하지 말고 고품질의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인 홍보를 진행한다면 소비가 더 촉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쌀 가공 식품업체가 좋은 품위의 쌀을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 지원과 더불어 원료곡 연구 관련 지원 또한 이뤄져야 한다. 농촌진흥청에서도 각 부류의 특성에 맞는 원료곡 개발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정부와 쌀가공식품협회, 농촌진흥청이 지속적으로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
◆ 장인석 농식품가치연구소장
쌀 가공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쌀 가공 식품 기업이 농업과 어떤 연계를 통해서 중장기적으로 자리 잡을 것인가라는 고민을 해야 한다. 소비패턴을 상당부문 바꿔낼 수 있는 전략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국민들은 쌀 가공 식품을 오랫동안 먹어왔다. 이를 토대로 서구와는 다른 한국의 식문화패턴을 세계에 알릴 필요가 있으며 그에 따른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쌀 가공 식품은 쌀과 마찬가지로 과거부터 먹어왔던 식품이고 앞으로도 먹을 식품이다. 4-5년 동안 노력한 결과 쌀 가공 식품 산업시장이 과거보다 2배정도 성장할 수 있었다.
이제 쌀 가공 식품산업을 식품산업으로 보고 보다 심도 있는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
쌀 가공 식품산업은 정부의 의존성이 강하다. 이를 보완하고자 계약재배가 진행 중이다. 정부의존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내생산농가와 가공업체의 지속적인 계약재배가 이뤄져야 한다. 현재 계약재배가 시작 된지 3년 정도가 흘렀는데 이 시점에서 새로운 발전모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