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기관이 주최하는 중국 프로모션 행사에 중국으로 밀반입한 활전복을 사용하려 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29일 중국 상하이 현지 홍보판촉활동의 일환으로 개최될 예정이었던 한국전복공동브랜드 프로모션 행사에서 주관기관인 한국수산무역협회는 정식 통관절차를 거치지 않은 밀반입 활전복을 사용하기 위해 완도산 활전복을 인편으로 중국으로 보냈지만 본지 기자의 취재 이후 프로모션행사 자체를 연기키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에 계획됐던 프로모션행사는 국립수산과학원 남서해수산연구소가 주최하고 한국수산무역협회 주관, 해양수산부가 후원하는 행사로 정부기관이 주최, 후원하는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프로모션에서 밀반입된 활전복을 사용키로 계획했던 셈이다.
본지 취재과정에서 활전복 반입과정이 문제점으로 부각되자 지난 22일 열린 전복수출협의회 회의에서는 프로모션 품목을 두고 참석자간 설전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결과 국내산 전복의 대중 수출 강점인 활전복 수출을 포함시키지 못하는 프로모션 행사는 의미가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고 상하이 프로모션 행사를 연기키로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모션 계획은 연기됐지만 상하이 프로모션을 맡은 행사대행업체에 따르면 프로모션에서 사용할 활전복을 검역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이미 중국 칭다오로 보내진 것으로 확인됐다.
상하이보다는 세관검역이 다소 허술한 칭다오를 통해 밀반입 한 후 상하이로 운송해 프로모션을 실시할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중국에 살아있는 전복을 반입하기 위해서는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에서 발급한 검역검사증이 필요한데 22일 기준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에서 활전복 중국반출을 위한 검역검사증을 발급한 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정부기관이 주최하는 프로모션에 밀수한 활전복을 사용하려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최기관인 남서해수산연구소는 물론 후원한 해양수산부 관계자들 모두 세부사항은 주관기관인 한국수산무역협회측으로 문의하라고만 할 뿐 세부적인 행사계획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조차하지 못했다.
전복업계 관계자는 “정상적으로 검역절차를 거치지 않은 활전복을 중국으로 들여보내겠다는 것은 다른 말로하면 정부행사에 밀수한 전복을 사용하겠다는 것”이라며 “수출을 시작하기 위해 시행하는 프로모션에서 잘못된 경로로 반입된 활전복을 사용하는 것은 기존에 가공전복 제품을 수출하는 업체들까지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수산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국내산 전복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것은 활전복을 수출할 수 있다는 것인데 수출을 시작하기 위한 프로모션부터 불법적인 방법이 동원되는 것은 장기적으로 국내산 전복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줄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수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내부적인 생산기반 구축도 중요하지만 수입국인 중국과의 검역문제를 점차 해소해 합법적인 수출이 이뤄지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