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과의 FTA(자유무역협정) 등 개방화에 대응해 국내 농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안으로 시설농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또한 시설농업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할 때 에너지절감 기술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진다.

김연중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자원환경부장은 ‘시설농업을 통한 농촌의 활성화’라는 주제의 연구자료를 통해 “유가상승, 지구온난화, 환경문제 등 에너지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만큼 국내 시설농업에서 에너지 절감 시설 이용확대를 통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 시설농업에서는 화석에너지 대체로 지열히트펌프를 이용한 에너지절감 기술을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정부를 비롯해 한국농어촌공사 등 관련기관에서 시설비를 지원하는 등 지열히트펌프를 이용한 에너지 절감기술 확산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확산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열히트펌프의 경우 초기설치비용 부담이 큰데다 홍보부족, 각 지자체 예산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에너지절감기술 확산을 위한 제도개선과 정비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시설농업 관계자들은 말한다.

국내 지열히트펌프를 이용한 시설농업 현황과 문제점 등을 짚어보고 확산방안을 알아봤다.

# 에너지절감 효과 알지만 비싸도 너무 비싼 설치비용

시설농업에서 지열히트펌프 등 화석연료 대체 에너지절감 기술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은 겨울철 난방비로 인한 농가 경영비부담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토마토 등 시설재배 농가에서 겨울철 난방을 위해 경유 보일러를 이용한 난방을 주로 하고 있는 실정으로 겨울철 난방에 사용하는 경유비 부담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김 부장의 연구자료에 따르면 경유보일러 난방을 했을 경우 1ha기준 난방비는 리터당 경유비를 1268원으로 계산했을 때 2억5265만원이 소요된 반면 지열히트펌프 난방비는 1ha기준 1932만원 수준으로 경유 난방에 비해 난방비가 10%미만 수준이다.

이처럼 지열히트펌프를 설치하면 난방비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국내 시설재배 농가에서는 초기설치비용 부담으로 망설이거나 설치할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상황이다.

1ha기준 지열히트펌프 설치비는 10억5000만원 수준으로 정부와 해당 지자체에서 80%를 지원한다고 해도 20%에 해당하는 자부담이 2억1000만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열히트펌프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올해 지열히트펌프 설치를 완료한 곳은 8농가 뿐이며, 진행 중인 곳도 8농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이미 지열히트펌프를 설치한 농가는 경제적 효과에 대해 바로 알고 설치면적을 더욱더 넓히려고 하는 실정”이라며 “처음 시작하는 농가는 비용부담으로 인해 망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담보제도 개선·보완 등 마련돼야

지열히트펌프 기술 확산을 위해서는 정책적 확대 지원의 일환으로 농가 자부담 거치 기간과 담보제도 등 실질적인 제도 개선·보완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부장은 “시설농업 경쟁력은 에너지 절감을 통한 농가 소득증대”라며 “지열히트펌프를 이용한 에너지 절감 효과는 설치농가의 데이터를 통해 입증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와 지자체에서 80%를 지원하고 있지만 자부담이 20%라고 해도 몇 억이 넘는 돈을 구하는데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며 “담보제도를 개선·보완해 설치 의사가 분명한 농가로 하여금 설치비용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신재생에너지 이용농가와 지자체에 대한 인센티브를 마련해 지원함으로써 정책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그는 지열히트펌프 시설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한 농가 인식전환과 에너지절감시설에 대한 지속적인 R&D(연구개발)가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장은 “사업신청농가 뿐만 아니라 시설재배 농가 모두를 대상으로 한 지열히트펌프 시설 교육과 선도농가 견학 등을 통한 홍보가 병행돼야 한다”며 “또한 에너지절감 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투자는 물론 지열히트펌프 시공업체 육성, 국내 지역별 지층에 대한 DB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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