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영주 경험의존…폐사율·생산비↑


- 생산환경 변수 많아…체계적 생산시스템 구축

어로어업이 수산자원량 감소 등과 맞물려 한계에 봉착한 상황에서 양식업이 수산업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주요 연안양식 적지는 이미 양식면허가 포화상태인데다 양식장 환경악화 등으로 생산성이 크게 악화된 상황이다.

이 때문에 기존의 어업의 패러다임을 벗어나 생산성을 제고할 수 있는 ICT융복합 양식업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융복합 양식산업의 가능성을 진단하고 양식어업의 첨단산업화를 위한 과제를 짚어본다.

上-한계에 봉착한 경험에 의한 양식
중-융복합 양식, 가능성 ‘크다’
下-첨단산업화를 위한 과제는

# 어획량↓ 소비량↑…양식업이 해답

세계 각국의 어획량은 줄어들고 있는 반면 소비량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FAO(유엔 식량농업기구)가 지난해 발간한 ‘세계 어업·양식업 현황(The State of World Fisheries and Aquaculture)에 따르면 2007년 9080만톤이던 어로어업 생산량은 2012년 기준 9130만톤 수준으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마저도 내수면 어종의 어획량이 2007년 1010만톤에서 2012년 1160만톤으로 늘어난데 따른 것으로 해면어업의 생산량은 정체 내지 후퇴하고 있다.

이에 비해 인구1인당 수산물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07년 17.6kg 수준이던 인구 1인당 연간 수산물 소비량은 2009년 18.1kg를 기록한데 이어 2012년에는 19.2kg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수산물 가격상승이 물가상승을 이끄는 이른바 ‘피시 플레이션(Fish flation)’의 가능성까지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 때문에 윌리엄 하랄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양식업은 향후 첨단기술산업 못지 않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2018년에는 수산양식이 주력산업이 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피터 드러커 프랑크푸르트대 교수는 "육상곡물로 세계 식량난을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그 대안으로 어로어업이 아니라 양식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 경험에 의존한 양식업, 한계에 부딪히다

양식경영주의 경험에 의존한 양식업은 이미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양식업과 유사한 분야인 축산업을 보면 각 축종별로 통일된 사양관리 시스템을 통해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방안이 마련돼 있지만 양식업은 전적으로 양식장 경영주의 주관적인 경험에 맞춰 관리가 이뤄질 뿐 생산성을 제고할 수 있는 관리체계는 없다.

물론 국립수산과학원에서 사양관리요령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지만 생산환경에서 변수가 너무 많은 양식업의 특성상 매뉴얼보다는 양식경영주의 주관적 판단에 따른 사양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양식어업의 생산성은 나날이 악화되고 있다.
국내 양식수산물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광어와 전복 역시 생산성이라는 덫에 갇힌 상태다.

국내 광어양식장 대부분은 폐사율이 40%를 웃돌고 있으며 전복 역시 주산지인 전남 완도군 노화·소안·보길 지역 역시 폐사율이 40%를 넘어서고 있다.

광어와 전복의 안정적인 소비·수출을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 확보가 관건이지만 폐사율이 높게 유지됨에 따라 생산비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광어의 경우 웰빙열풍과 맞물려 국내시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한 연어가 경쟁품목으로 급부상했는데 연어의 생산비는 1kg당 4000원 내외인 반면 광어는 9000원에서 1만원 수준으로 두배 이상 높다.

따라서 양식어가에서도 이제 경험이 아니라 보다 체계적인 생산시스템을 통해 폐사율을 줄이고 생산비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 융복합양식, 생산효율화에 ‘초점’

국내 양식업계가 낮은 생산성으로 고민인만큼 융복합 양식기술 개발의 핵심에는 생산효율화가 자리잡고 있다.

현재 양식어업 구조는 높은 에너지비용과 폐사율, 환경파괴, 인력수급의 문제 등으로 한계를 노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순환여과식 등 일부 선진 양식기법을 제외하면 육상에서 이뤄지는 대부분의 양식업이 전기 등 에너지에 소요되는 비용이 매우 많은 상황이다.
또한 적절한 환경을 지속하지 못해 폐사율은 계속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어류양식의 경우 생사료 과잉공급 등의 영향으로 해상가두리 양식은 물론 육상양식장도 해양환경을 오염시킨다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다.

인력수급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문제다.

양식업이 미래산업으로 각광받는다고 해도 여전히 사람들의 인식에는 3D업종인터라 현재 시스템하에서 양식장을 관리할 수 있는 인력은 점차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양식장이 노동집약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터라 주로 외국인 노동자들의 노동력에 의존도는 날이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마창모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양식정책연구실장은 “주요 양식품목들의 폐사율이 높게 나타나고 생산성 역시 악화일로에 있다는 것은 경험에 기반한 기존의 양식시스템들이 모두 한계에 봉착했다는 것을 알려주는 지표”라고 진단하며 “현재 KMI에서 추진하고 있는 융복합 양식기술 투자포럼은 기존의 생산시스템을 전면 개선해 생산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고 이를 계기로 새로운 투자를 이끌어낼 신 산업영역을 창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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