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표적 농산물 광역브랜드 '우뚝'
-물량규모화…시장교섭력 강화·안정적 판로확보
산지 규모화·조직화를 통한 경쟁력 제고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것이 복숭아 브랜드 ‘햇사레’다. 대표적인 농산물 광역브랜드로 꼽히는 햇사레는 ‘풍부한 햇살을 받고 탐스럽게 영근’이란 뜻으로 복숭아의 당도와 색택이 뛰어나 소비자 수요와 브랜드 인지도가 높다. 특히 지난해 ‘FTA(자유무역협정)기금 과실 생산 유통지원 사업 연차평가’에서 최우수 조직으로 선정된 데 이어 ‘복숭아 농산물 브랜드 대전’ 최우수상, ‘복숭아 지자체협력 우수모델’ 우수상을 수상해 명실공히 원예농산물 분야의 최고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햇사레는 농산물 완전개방시대를 맞아 국내시장에서의 경험을 발판으로 삼고 세계시장에서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 6개 농협· 2539명 농가 참여
2002년 6월 첫발을 내딛은 햇사레에는 현재 경기 이천시 장호원농협, 경기동부과수농협, 충북 음성군 감곡농협, 음성농협, 생극농협, 삼성농협 등 총 6개 농협이 공동 참여하고 있다. 2002년 ‘경기·충북 복숭아 연합사업단’으로 발족했다가 ‘햇사레연합사업단’으로 변경, 2006년에 창립총회를 열고 ‘햇사레과일조합공동사업법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햇사레에는 2539명의 복숭아 생산농가들이 참여해 지난해 기준으로 1771ha에서 1만6933톤을 생산하고 있다. 연간매출액은 602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햇사레의 판매금액과 판매물량은 전년대비 각각 32%, 73% 증가했다.
이처럼 생산물량이 규모화되자 소비지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게 됐고, 브랜드 인지도도 덩달아 수직상승했다. 2009년 한국농업경제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농산물 브랜드가치 평가 결과 햇사레가 954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안성기 햇사레과일조합공동사업법인 대표는 “앞으로 햇사레 브랜드 가치가 1500억원에 이르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연합 사업을 통해 햇사레가 탄생하면서 물량이 크게 늘어나 소비지 어디에서든 쉽게 햇사레를 구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물량 규모화로 시장교섭력 강화
햇사레는 생산부터 유통까지 상호 협력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햇사레과일조합공동사업법인은 거래처별 출하계획을 세우고 대형유통업체와 도매시장, 개인상회를 대상으로 사전순회마케팅을 실시한다. 복숭아 출하가 시작되는 6월에 농협별 예상 생산량을 최종 집계한다.
품질관리는 공동선별과 개별선별로 나눠 운영된다. 지난해의 경우 공동선별을 통한 출하는 280억원 규모였다.
햇사레 복숭아는 선별장에 도착, 입고되면 순서대로 선별을 실시해 샘플 당도를 측정한다. 햇사레 검품원이 숙도와 색택, 기형과 등에 대한 선별을 하고 나면 외관상 문제 있는 복숭아를 2차로 선별한다. 이후 상품별 선별 기준에 따라 상품화 작업을 진행하고 박스 작업 등을 거친 후 출하탑차에 적재돼 유통된다.
직거래의 경우 APC(농산물산지유통센터) 공선 물량을 중심으로 법인에 출하를 위임해 공동계산한다. 또한 수·발주권과 가격협상도 법인 통합으로 진행된다. 햇사레조공법인은 도매시장과 개인상회 등 시장·법인별로 출하량을 조절하며 일별 반입물량과 가격 단가를 전년과 비교해 분석한 후 단가차이 발생 시 법인이 공동 대응한다. 법인운영위원회는 운영 및 판매 정보 교류·의사결정을 비롯해 주 단위 출하계획을 수립하고 출하처별 시장·거래정보를 공유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햇사레조공법인은 매장전시의 경우 유통업체별로 햇사레 복숭아를 전시 판매할 수 있는 공간을 사전에 확보하고 도매시장은 경매 진행시 햇사레 복숭아를 통합해서 경매할 수 있도록 사전 협의한다. 이와 함께 매년 브랜드마케팅을 위한 판촉·홍보 행사를 추진한다.
안 대표는 “음성군 지역 복숭아 전량을 다 법인에서 판매·마케팅하고 있으며 이같은 물량규모화를 통해 소비지를 상대로 한 시장교섭력이 크게 강화돼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게 됐다”며 “도매시장에서는 품질관리단을 구성해 매주 금요일 검품한 후 농가에 그 결과를 피드백하고 있으며 유통업체 매장에서는 소비자시민모임과 연계해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 R&D로 개방농정에 대비
햇사레는 이 같은 성과를 발판으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를 ‘전 국민이 쉽게 사먹을 수 있는 햇사레 실현 정착의 해’로 삼고 사업권역을 확대, 수도권에 집중된 판매를 전국으로 늘려나가는데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특히 개방농정으로 먹기 쉽고 당도가 높은 열대과일이 국내 과일시장을 잠식함에 따라 당도 높이기와 편이성에 집중하는 한편 복숭아를 수출할 수 있는 여건 조성 만들기에 나섰다. 이를 위해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과 복숭아 무봉지 재배 및 예냉처리와 관련된 R&D(연구개발)를 진행 중이다.
복숭아를 무봉지 재배할 경우 봉지재배와 비교해 모양이 일정하지 않고 햇볕이 닿는 곳의 색깔이 검붉어지며 벌레가 많이 꼬이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햇볕을 직접적으로 받는 만큼 복숭아의 당도는 높아진다. 이에 무봉지 재배가 용이하고 후숙 요건을 충족시키는 품종을 연구 중이다.
햇사레조공법인은 또한 식품 안전성·편리성에 대한 소비지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수출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오존수로 살균 처리과정을 거친 복숭아를 후숙 시킨 뒤 예냉시키는 ‘수확후관리기술’ 관련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복숭아의 털과 오염물질을 없애고 기존 3~4일에 불과한 유통기간을 10일 이상으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소비지에 ‘햇사레 복숭아는 맛없는 건 없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농가에서부터 당도체크기를 통해 복숭아 당도를 확인하도록 했으며 비파괴선별기로 일정한 당도 이상의 복숭아만 출하하기로 했다.
안 대표는 “햇사레가 규모화·조직화가 된 만큼 소비지의 요구를 즉각 생산지에 접목시켜 완성도를 높여나가는데 보다 용이하다”며 “R&D 연구를 통해 무봉지 재배가 가능하고 후숙이 되는 품종이 예냉 과정을 거친 후 유통된다면 해외시장에서도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 공동선별·계산·출하로 농가소득↑ |
|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과수거점산지유통센터건설’ 사업의 경우 취급물량 규모화로 대형유통업체와 도매시장 등 소비지와의 시장교섭력이 증대돼 매출액이 전년대비 2.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공동선별, 공동계산, 공동출하 등을 통해 산지유통조직의 조직화, 상품규격화, 유통비용이 절감되고 농가소득이 향상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동계산액과 공동계산물량은 각각 전년대비 10.5%, 26.3% 증가했다. 다만 경영평가 기준 완화 및 다양화, 유통·브랜드·마케팅 등 추가적 기능 지원 필요성도 요구됐다. 전국공동브랜드 및 지역공동브랜드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는 ‘과실브랜드육성지원사업’으로 국내 브랜드의 가격 및 품질 경쟁력도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3년까지 총 17개의 과실브랜드가 선정됐는데 고품질 과실브랜드 유통량은 2012년 10만5000톤에서 2013년 17만5000톤으로 증가했다. 이와 관련 과실브랜드와 농산물브랜드 육성으로 다수 브랜드가 선정·육성되고 있으나 잇단 FTA 체결로 글로벌 브랜드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현재의 브랜드 육성체계를 더욱 더 광역화·집중화해야 할 것으로 조사됐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