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연순환농업센터 전경

자연순환농업은 국내 축산업이 FTA(자유무역협정) 파고를 넘어 경쟁력을 갖추는 방편 중 하나로 주목을 받고 있다. 가축사육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가축분뇨를 퇴·액비로 자원화해 토양에 환원함으로써 화학비료 사용을 절감하고 토양을 건전하게 유지·보전해 농업생산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가축분뇨 발생량과 자원화 현황은 2013년 기준 발생량 4723만5000톤 중 돼지 분뇨가 1837만3000톤(38.9%)을 차지하고 있고, 자원화율은 2005년 82.1%, 2010년 86.6%, 2013년 89.2%로 점차 높아지고 있다.

자원화율을 더욱 높이고 자연순환농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결국 양질의 퇴·액비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것이 포인트다. 축산분뇨처리시설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면서 자연순환농업의 모델이 되고 있는 논산계룡축산농협 자연순환농업센터를 주목해 보자. <편집자 주>

# 자연순환농업 모델 ‘논산계룡축협 자연순환농업센터’

충남 논산시에 위치한 논산계룡축산농협(조합장 임영봉)은 지역에서 고품질의 퇴·액비를 만들어 유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미 1997년 액비화, 기계식 퇴비화시설을 완공해 가동했고 이후 2003년 당시 농림부로부터 축분비료유통센터로 지정을 받아 살포 장비 등을 지원받았다.

축산분뇨는 퇴·액비의 소비처인 경종농가와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논산계룡축협은 2006년 논산 지역 내 부적, 연무, 상월, 광석 노성, 성동 6개 농협과 자연순환농업 협약을 체결했다. 또한 2008년과 2009년에는 협력을 더욱 강화해 논산농협, 동부농협, 양촌농협, 강경농협 등 논산시 관내 전체 10개 농협과 협약을 체결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2007년 농림부 우수액비유통센터 지정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고, 논산시는 가축분뇨 자원화 우수 지자체로 선정됐다.

논산계룡축협은 자연순환농업센터(센터장 권병양)를 논산시 채운면에, 광석사업소를 논산시 광석면에서 각각 운영중이다. 2496㎡에 퇴비화시설, 액비저장조, 관리동 등을 갖추고 있는 자연순환농업센터는 2010~2013년 농식품부 자연순환농업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 가축분뇨를 자원화한 미생물발효액비를 살포하는 모습.

# 가축분뇨 1일 120톤 처리…퇴·액비 품질 좋아 ‘인기’

자연순환농업센터는 농식품부 2009년 가축분뇨 공동자원화 사업으로 30억원(국비 15억원, 지방비 9억원, 융자 6억원)을 투입, 2010년 5월에 준공해 가동된 지 5년을 넘어섰다.

자연순환농업센터에 따르면 생산된 액비는 현재 벼농사에 90% 정도 사용되고 있고 나머지는 잔디, 하우스 딸기, 수박 등에 공급되고 있으며 논산시농업기술센터의 시비처방서를 받아 액비성분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센터는 2011년 농촌진흥청 가축분퇴비 1등급(장군비료) 친환경유기농자재 인증을 획득했고 2013년 4월 가축분퇴비 장군비료 친환경 유기농자재 재인증, 2013년 12월 농협중앙회 퇴·액비 품평회 우수상 수상 등의 성과를 냈다.

이같이 퇴·액비의 품질을 객관적으로 평가 받다보니 이를 사용하는 농가 역시 품질에 대한 만족도가 높고 액비의 경우 공급물량이 부족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센터는 논산계룡축협 1850농가 조합원의 가축분뇨를 기본적으로 담당하는 등 논산시에서 발생하는 총 가축분뇨의 15%를 해결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퇴·액비의 품질을 담보하기 위해선 유입되는 가축분뇨의 상태가 중요하기 때문에 센터는 액비의 수분함수율에 따라 톤당 농가 처리비를 기존 4단계(액비의 수분함수율 95%이상, 92%, 89%, 89%미만)에서 8월 1일부터 7단계(86%이상, 84%, 84%미만 추가)로 세분화하기로 했다.

▲ 논산계룡축협은 하루 120톤의 가축분뇨를 퇴·액비로 자원화하는 시설을 갖췄다.

# 자연순환농업센터가 말하는 또 다른 성공요인

가축분뇨를 자원화하는 데 있어 환기, 분뇨장 등에서 냄새 해결이 또한 중요하다. 이는 센터가 말하는 또 다른 시설운영의 성공요인인 셈이다. 센터는 농가에서 오존탈취제, 악취방지제 등으로도 잡을 수 없는 냄새를 잡기 위해 슬러리 돈사에다 액비를 채우는 액비 돈사 순환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논산시가 5년 전부터 액비지원사업으로 1개소당 3000만원을 지원(보조 70%지원)하고 있고 현재 10개 농가에서 운영중이라고 한다.

센터 관계자는 “돼지단지 3만마리에 축사악취제거를 위한 액비순환시스템을 적용, 미생물 배지를 농장에 순환시켜 냄새를 잡고 있다”면서 “전국적으로 살펴본다면 공동자원화 확대를 위해선 생산된 퇴·액비 유통화를 단지 시장경제논리에만 맡겨선 안되며, 비료관리법의 품질검사가 일반적으로 통용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인터뷰> 김완주 논산계룡축협 자연순환농업센터 부장장

“가축분뇨를 정화처리하면 국민 세금이 많이 투입됩니다. 자연순환농업과 관련해 이제는 분뇨처리시설이 아니라 비료생산시설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유럽은 농경지에 기본적으로 비료(가축분뇨)를 주고 화학비료를 추가적으로 주는 시스템이지만 우리는 분뇨발생억제, 물사용 제한 등을 하면서 유럽보다 환경비용이 많이 드는 편입니다.”

김완주 논산계룡축협 자연순환농업센터 부장장은 가축분뇨처리 업무를 20년가량 전문으로 한 까닭에 자연순환농업에 대한 인식이 확고했다.

김 부장장은 “가축분뇨를 자원으로 생각하는 유럽의 경우 이를 제도적으로 관리하는데 EU기준으로 1ha당 질소 150kg 이하면 비료로 유통되고 발효 여부는 따지지 않는다”면서 “사실 자원화 기술력은 우리가 유럽 등에 비해 앞선다”고 말했다.

액비 등을 처리하는 데 있어 농협과의 연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는 그는 “논산 지역 내 10개 농협과 협력하고 있고 위탁살포도 해주고 있습니다. 운송비 등을 감안해 24톤 탱크로리와 액비운송차는 대도로를 중심으로, 5톤 살포차는 농로를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살포차를 전투기에 비유한다면 탱크로리와 액비운송차는 공중급유기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센터를 유지하는 데 연간 20억원가량 들어간다는 김 부장장은 가축분뇨 공동자원화 시설을 만들 때 외관을 밀폐식으로 해 악취와 민원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시설 유지 인력 등에 대한 평가를 통해 기존 시설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악취, 민원 발생 등 경쟁력이 미흡한 곳은 과감히 퇴출하는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부장장은 “논산계룡축협은 올 연말 가동을 목표로 환경부가 주관하는 195억원의 바이오가스시설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전용 교육과 홍보에도 신경을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 부장장은 유통선진화와 관련해선 전자인계시스템 도입 및 시행이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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