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농림축산업은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등 다자간 FTA 비준과 더불어 완전개방의 시대를 맞았다.

  농림업 후방산업인 작물보호제, 비료, 종자 산업 역시 농업분야 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다만 농기계분야는 그동안 적체돼왔던 소비분야가 숨이 트여 다소 증가하는 모양세를 보였다.

[편집자 주]

 

  # 농기계

  2015년도 농기계시장은 농가 소비심리에 위축됐던 지난해에 비해 깜짝 신장세를 보였다.  

  이는 쌀관세화와 FTA체결 등의 문제들이 가닥을 잡아감에 따라 불안요소들이 어느 정도 정리되고 이에 따른 대응정책에 대한 기대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농기계시장은 지난 11월 말 기준 정부융자지원판매실적 8485억원에 농협 농기계은행 소요 898억원, 여기에 지방자치단체 농기계보조지원 및 현금 거래 등을 포함하면 약 1조4000억원 시장으로 추정된다.

  공식적으로 시장증감을 예측할 수 있는 농협중앙회 집계 정부융자지원 기준 농기계 판매실적은 3만6769대, 금액으로는 848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3만3348대, 6877억원보다 수량으로는 10.3%, 금액기준으로는 23.4%나 증가하는 수치를 보였다.

  기종별로는 트랙터가 8527대, 4015억원의 실적을 보여 지난해 7007대, 3072억원보다 수량은 21.9%, 금액으로는 30.7%의 신장세를 기록해 전체 농기계시장 증가를 선도했다. 콤바인도 11월 말 현재 2418대, 1748억원으로 전년동기 2110대, 1140억원보다 수량으로는 14.6%, 금액으로는 21.4% 늘었다.

  한편 농협은 농기계은행사업을 통해 농작업 면적을 지난해 92만3000ha에서 지난 10일 기준 93만6100ha로 1.5% 상승시켰으며 대당 농작업실적도 지난해 대당 39.8ha에서 지난 10일 기준 45.7ha로 14.8% 끌어올리는 결과를 보였다.

  농기계 수출도 지난 3분기 기준 6억5421만달러를 보여 전년동기 5억8600만달러 대비 17% 늘었다.

  기종별로는 농용트랙터가 3만1718대, 3억8955만달러를 보여 전체 수출액의 59.5%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부품류가 9230만달러, 작업기부류가 6063만달러 등으로 뒤를 이었다.

 

  # 작물보호제

  작물보호제 시장은 지난해 1조4232억원 수준에서 소폭의 감소세가 추정됐다.

  여름철 고온과 지속된 가뭄으로 작물보호제 판매가 부진했으며 전반적으로 작물보호제 사용이 감소해 지난해대비 3~5%가량 시장규모가 줄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대규모의 병충해가 없어 시판 재고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2.5~3%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정, 전체 재고량이 지난 10월말 기준 5000톤가량에 달할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농협을 통한 매출은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전체 시장규모가 위축된 가운데 농협계통을 통한 구매는 지난해대비 2~3%가량 성장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시장규모 축소 양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업계는 판매 및 매출 부진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 대부분의 업계가 올해 매출을 지난해 수준이나 이에 조금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서 결산을 마무리하고 있으며 시판에 축적된 재고 처리 해소에 부심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올해 상당수의 업체가 신입사원 채용을 포기하거나 채용규모를 축소했으며 조만간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란 예측이 거론되고 있다.

  업계를 둘러싼 변화도 눈에 띈다. 최근에는 저농약농산물과 친환경농산물 등의 재배면적이 축소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저농약 인증제가 폐지될 예정이다. 또한 상대적으로 재배면적이 증가하고 있는 GAP(농산물우수관리) 인증제가 확산되는 추세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따르면 2010년 19만4000ha에 달하던 친환경농산물 재배면적은 지난해 10만ha로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저농약농산물 재배면적도 8만4000ha에서 1만7000ha로 줄었다. 반면 GAP농산물 재배면적은 4만7000ha에서 5만9000ha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와 함께 농약의 안전한 사용을 위한 기준도 강화되고 있다. 지난 10월 농약관리법 시행령 개정으로 농약 안전사용기준을 위반한 농업인과 판매자에 대한 과태로 기준이 강화됐으며 작물보호제 등록시 제출이 면제되는 서류의 범위도 ‘최초 등록부터’에서 ‘등록부터’로 변경되는 등 안전성 확보가 용이해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한편 올해는 업계 시장규모 1위업체인 동부팜한농의 매각이 진행됨에 따라 향후 시장에 미칠 영향과 변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종자

  올해 종자업계는 신품종 내병성 종자를 필두로 현장 마케팅에 매진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돌발 병해충 발생이 증가함에 따라 농업인들의 지속 가능한 농업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농업인구 감소로 인해 재배면적이 줄어듦에 따라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로드맵 마련에도 집중했다.

  종자업체들은 새롭게 개발한 품종을 각 지역 농가를 대상으로 시험재배 함으로써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지속했다.

  농업인들은 육묘장 이용을 줄이고 농장에서 자가 육묘를 실시했으며 농산물 가격이 낮게 형성됨에 따라 접을 최대한 덜 붙여 농작물을 재배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경우도 신품종 종자 개발에 매진했으며 사과, 배, 키위 등을 도매시장 유통인들에게 지속적으로 홍보했다.

  수출농협을 토대로 신품종 종자를 농가에 지원하는 사례도 늘어났다.

  주 종자업체별로 살펴보면 농우바이오의 경우 국산 종자 자급률 향상과 종자 수출을 위해 매진했다. 농우바이오는 2020년 종자수출 1억달러 달성과 글로벌 10대 종자기업 진입을 위해 K-Seed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채소품목으로 국내에서도 수요가 많은 핵심 품목이지만 종자의 절대량을 외국산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토마토와 양파를 전략품목으로 삼아 집중 육성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해외시장 공략으로 위해 내년 터키 법인 신설을 시작으로 브라질, 러시아, 스페인에 법인을 추가로 설립할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동부팜한농 종자사업부는 지역을 중심으로 한 마케팅에 집중했다. 또한 각 품목의 주산지를 필두로 종자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매진했으며 동부팜한농 종자를 지속 사용하고 있는 농가들을 찾아 고충을 듣고 개선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했다.

  동부팜한농 종자사업부의 경우 본사인 동부팜한농의 매각 절차가 지난해부터 꾸준히 이어져 인원인 감축됐으며 이달 LG화학에 매각될 예정이다.

  종자업계에서 1~2위를 달리고 있는 농우바이오와 동부팜한농의 치열한 마케팅 홍보가 집중된 한해라고 볼 수 있다.

  아시아종묘(주)는 강소기업을 필두로 코스닥 입성에 탄력을 받은 해였다. 일부 품목 종자가 농업인들에게 우수성을 인정받은 바 있으며 농업부분 외에 다양한 상을 받아 외부 이미지도 제고한 바 있다.

  또한 현장에서는 토마토 전문 재배 농가용 신품종 30개를 공개해 대내외적인 관심을 받기도 했다.

 

  # 무기질비료

  올해 무기질비료는 가뭄과 수출 하락의 여파로 생산실적이 지난해 대비 10% 감소했다.

  무기질비료 생산량은 지속적인 가뭄여파로 하락해 210만~220만톤에 그쳤다. 지난해 232만톤 생산됐던 무기질비료는 가뭄으로 인해 4~6월 판매부진 현상이 발생, 생산량이 감소했다.

  수출 역시 ‘적신호’다. 황산암모늄 수출은 2013년 67만톤이었으나 지난해 30만톤으로 반토막 났고 올해는 5~6% 수준으로 2013년 대비 10분의1 수준으로 축소됐다. 황산암모늄 수출 하락의 원인에는 중국이 2012년부터 나일론 소재의 주원료인 카프로락탐 생산량을 급격히 늘린데 따른 것이다.

  이에 국내 생산업체인 (주)카프로의 카프로락탐 수출과 생산이 급감하자 카프로락탐 부산물인 황산암모늄 역시 크게 줄었다. 이에 복합비료 수출량이 매년 70만톤 내외로 이뤄지고 있어 올해 수출물량은 최소 75만톤에서 최대 80만톤으로 집계됐다.

 

  # 유기질비료

  올해 정부의 유기질비료 지원사업은 국고지원 예산 1600억원 규모로 올해 유기질비료업계는 유기질비료 320만톤을 공급했다. 유기질비료업계는 친환경농업육성정책 등의 정부정책으로 국고 보조 등이 이뤄져 유기질비료 시장이 확대됐다.

  이 같은 시장 상황에 힘입어 유기질비료의 생산량은 최근 3년간 100만톤 이상 늘어나 올해 생산량은 500만톤으로 집계됐다. 반면 과잉재고물량이 발생해 ‘수급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 12월 현재 기준 적정재고물량인 70만톤 이외에 50만톤의 재고가 발생, 재고과잉 상태다. 이에 유기질비료업계에서는 북한 비료지원 등의 대책방안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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