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물보호제, 종자, 농기계, 무기질·유기질비료

  -농약사용 감소…재고누적 '빨간불'

  -현장중심 마케팅…활로모색 집중

  -농산물 가격하락…종자판매도 '뚝'

  -바이러스·돌발병해충 등 집중관리 필요

  -FTA 대책 기대심리…잠재수요 이어질 듯

  -농기계구입융자금리 인하…시장활성화 기대

  -무기질비료 중국산비중 늘어 시장위협 우려

  -유기질, 재고·FTA개방 영향…'유지'에 초

  올해 농축산기자재시장은 전반적인 수요감소세를 면치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작물보호제나 무기질비료 시장은 전반적인 수요감소세에 재고누적, 환율 등으로 고전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종자분야 역시 최근 지속된 농산물 가격하락으로 침체기를 이어가고 있어 가격이 상승하지 않을 경우 파종, 정식, 농가가 줄어들어 수요감소가 예상된다.

  다만 농기계분야는 정부의 밭작물 농업기계화 추진, 융자금리 인하 등으로 지난해에 이어 소폭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동물 약품은 내수시장 부진에 따른 대안으로 강력한 수출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이에 대한기대심리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사료분야는 축종별로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높다. 농가수는 대부분 줄지만 전업화 가속으로 사육두수가 늘어나는 축종도 예상된다.

  올해 산업별 농축산기자재시장을 전망했다. <편집자 주>

  # 작물보호제

  작물보호제 업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어두운 시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농약사용 감소와 이에 따른 재고누적, 환율 상승 등으로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현장 중심의 마케팅을 강화하고 다양한 신제품 개발로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작물보호제 업계의 올해 가장 큰 근심은 누적된 재고이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병충해가 적어 농약사용이 크게 감소한 영향으로 시판에 재고가 많이 쌓이게 된 것이다.

  실제로 한국작물보호협회에서는 지난해 10월 말까지 1만7700톤의 농약이 생산돼 약 5000톤(28%) 가량이 재고로 남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업계에서도 지난해 실시한 재고조사에서 업체별로 차이는 있지만 전년대비 2.5~3% 가량 재고가 증가한 것으로 파악했다. 2014년에도 판매가 부진해 재고가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재고 해소가 가장 시급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전망을 어둡게 하는 다른 요인은 환율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200원대에 육박하고 있다. 1년 사이 원달러 환율이 100원 이상 오른 것이다. 원제 수입의존도가 95%를 넘어선 상황을 고려하면 같은 양의 원제를 수입하더라도 지난해보다 달러당 100원이상을 더 주고 들여와야 한다는 계산이 된다. 생산비가 그만큼 증가하게 돼 업계의 부담이 커지고, 자칫 판매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우려까지 있다.

  하지만 농협에서 지속적으로 판매가격을 낮추려고 하고 있는 추세인 만큼 판매가격 인상은 매출 감소라는 악순환으로 연계될 소지도 다분해 업계의 고민을 더욱 깊어지게 만들고 있는 형국이다.

  농가의 농약사용 감소 추세도 업계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전망이다. 업계에서 분석한 최근 농가의 농약사용 행태에 따르면 과거와 달리 무분별하거나 과도한 사용이 감소하고, 필요한 시기에 적정량만을 사용하는 농업인이 증가하고 있다. 불필요한 사용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서는 바람직하지만 유기농 등에 대한 수요와 맞물려 지나치게 농약 사용을 자제하는 농가들도 있어 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우려들에 따라 업계는 통합 솔루션 제시, 현장마케팅 역량 집중, 다양한 신제품 출시로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마케팅 역량을 집중해 타개한다는 복안이다.

  업계의 한 마케팅 관계자는 “최근 업계의 어려움이 커지면서 구조조정 얘기가 나오는 곳도 있다”며 “올해도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우려되지만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현장에서의 마케팅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 농기계

  지난해 전년대비 10%이상 판매수량이 늘어났던 농기계 내수시장은 올해 역시 소폭의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한·중 FTA(자유무역협정)발효 등 다자간 FTA 등으로 구매심리가 위축됐던 잠재 수요가 올해에도 다소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FTA 타결 등으로 불확실성이 없어지고 이에 대한 대책 등이 나올 것이란 기대심리와 함께 정부의 농기계구입융자금리 인하도 농기계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정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밭작물기계화 사업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정부는 올해 품목별로 시범사업을 실시하는 한편 지방자치단체 역시 이에 대한 보조사업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농기계산업에 있어서 수출은 2000년도까지만 하더라도 연간 수출실적이 1억달러에 못 미치는 적은 규모의 수출실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2000년대부터 그동안 내수위주의 공급정책을 수출 위주의 공급정책으로 전환하면서 매년 수출실적이 급격하게 증가, 2014년도에는 8억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에 달했다. 지난해 역시 소폭 상승했으며 이러한 기조는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종자

  올해도 종자업계는 최근 몇 년 간 지속된 농산물 가격하락으로 인해 침체가 우려된다.

  종자업계에 따르면 종자주권을 지키겠다는 뜻에서 국내에서 개발한 종자를 보급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최근 몇 년 간 농산물 가격이 낮게 형성돼 실질적인 판매에는 어려움을 겪었으며 올해도 농산물 가격이 상승하지 않을 경우 파종, 정식 농가가 줄어 판매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기후변화로 인해 육묘장에서 바이러스, 돌발병해충 등이 빈번하게 발생함에 따라 집중적인 관리도 요구되고 있다.

  해외직영공장에서 국내로 유입되는 종자 관리도 필요하다. A업체의 경우 지난해 중국공장에서 우리나라로 유입한 종자가 엽근 채소 주산지에서 문제가 발생해 농업인의 피해로 이어진 바 있다.

  종자업체들은 대내외적인 어려움을 이겨내고자 신품종 개발과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농우바이오는 수입 종자 비중이 높은 양파, 토마토, 파프리카, 브로콜리 등의 종자를 대체할 수 있는 국산 종자를 지속적으로 개발, 보급하고 대외적으로는 2020년 종자 수출 1억 달러 달성을 위한 종자의 신 한류화, K-Seed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농우바이오의 양파와 토마토 종자는 지난해 외국종자가 난립해 있던 일부 지역에서 인기몰이를 한 바 있다.

  동부팜한농 종자사업부는 동부팜한농의 매각이 완료됨에 따라 마케팅 활성화에 매진할 계획이다.

  2014년부터 매각절차로 인해 인원감축과 영업력 약화 등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동부팜한농 작물보호제 분야에서 진행한 퀀텀점프 프로젝트가 종자분야에도 적용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몬산토는 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과 탄소중립계획을 진행할 계획이다.

  종자 생산 부문에서는 육종, 식물생명공학, 데이터 과학, 보존 경운, 간작 등 다양한 제품 및 농경법적 접근, 광범위한 모델링에 대해 전문가들과의 협업으로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탄소 중립 작물생산을 실행할 예정이다.

  또한 농업인들의 수확량 증대를 위한 광범위한 솔루션 내용과 농업인들이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 등도 지속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종자업체 관계자는 “농업인구의 감소와 더불어 기후변화로 인해 재배여건이 변화됨에 따라 그동안의 마케팅, 연구 외에 차별화된 전략 수립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종자업체들은 병해충에 강하고 수량을 높일 수 있는 신품종 개발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무기질비료

  올해 무기질비료 생산량은 210만~230만톤 사이일 것으로 예상된다. 무기질비료 생산량은 (주)카프로의 생산물량에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카프로는 나일론 원료인 카프로락탐 및 기타 화학제품을 제조·가공·판매하는 회사로 부산물인 황산암모늄을 동남아지역 등에 수출하고 있다. 황산암모늄은 주로 단일비료, 배합비료, 복합비료 등 농업 비료원료로 사용된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 나일론 원료 공장을 자체 가동하면서 수출이 큰 폭으로 줄었다. 이에 카프로의 카프로락탐 생산량이 감소돼 부산물인 황산암모늄 생산 역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올해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카프로 수출실적에 따라 무기질비료 생산실적 차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에도 카프로의 황산암모늄 수출이 5만~6만톤에 그칠 경우 생산량도 7만~8만톤에 그쳐 무기질비료 전체생산량은 210만~220만톤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올해 소비량의 변수는 날씨가 될 전망이다. 올 겨울과 봄에 눈과 비가 많이 내려 ‘가뭄’이라는 변수가 희석되면 올해 소비량은 지난해에 비해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무기질 비료는 최저 100만톤에서 최고 115만톤 소비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등으로 중국에서 가격경쟁력을 가진 중질의 비료가 다량 수입, 복합비료 시장에서 중국산 비료의 비중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중국산 복합비료 및 원료 공세로 전체 소비물량 중 수입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 국내 무기질비료 시장이 위협당할 것으로 우려된다.

  # 유기질비료

  올해 정부의 유기질비료 지원사업은 국고지원 예산 1600억원으로 320만톤 규모다. 이는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으로 편성된 것이나 국고지원 단가는 일부 조정됐다. 국고에서 20kg당 800~1400원 지원되고 지방비에서 20kg당 600원이 지원되며 자부담은 지원 금액의 20% 이상이다.

  유기질비료(혼합유박·혼합유기질·유기복합비료)는 20kg당 1400원으로 지난해와 같으나 부숙유기질비료(가축분퇴비·퇴비)는 특등급, 1등급, 2등급별로 변동이 있다. 특등의 경우 지난해 20㎏당 1300원에서 1100원으로 인하됐고 2등급은 700원에서 800원으로 상향된다. 1등급은 올해와 같은 1000원이 적용된다.

  이에 유기질 비료업계는 지난해와 동일하게 320만톤 수준에서 공급이 원활히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친환경농업육성정책 등의 정부정책으로 국고 보조 등이 이뤄져 친환경 유기질비료 시장의 규모는 커지고 있으나 공급과잉으로 인한 재고발생, FTA(자유무역협정)으로 인한 개방 파고 등으로 올 한해는 ‘성장’보다는 ‘유지’에 주안점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유기질비료산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으로 국고지원 예산규모가 책정된 만큼 유기질비료업계의 생산·공급 등은 큰 진폭 없이 비슷한 수준으로 평이할 전망”이라며 “FTA가 잇따라 체결되는 등 개방이 가속화되는 반면 재고는 쌓이고 있어 국가 차원에서 대북비료지원 등의 획기적인 방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유기질비료업계에 따르면 올해 유기질비료의 생산량은 502만톤으로 전망되며 적정재고는 70만톤 수준이다. 하지만 적정재고량의 50만톤을 웃도는 120만톤 가량의 재고로 ‘수급불균형’ 상태다. 이에 유기질비료업계는 북한비료지원과 아울러 정부주도로 논에 퇴비를 투입하는 방안 강구를 촉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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