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농업잠식 "이대론 안된다"

  한국형 스마트팜 설비 및 솔루션 개발과 해외 설비시장 진출을 위해 추진 중인 새만금 스마트 바이오파크(Smart Biopark) 조성을 둘러싸고 농업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LG CNS는 지난 13일 aT센터에서 농업 전문지기자단 브리핑을 개최하고, 스마트 바이오파크는 2015년 기준 22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해외시설원예 설비시장 진출을 목적으로 조성되며 이를 통해 과학영농 기술개발, 국내 시설원예 생산성 향상 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해외시설원예 설비시장의 연평균 8.8% 성장세를 감안, 2020년까지 34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환경정보관리 및 구동설비제어, 환경구동설비, 양액제어 및 공급시스템, 실내 환경 센서, 외부 기상 센서, 온실 구조물 등에서 진출 가능한 시장규모를 20조원대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농업계의 가장 큰 우려를 낳고 있는 50ha 규모의 생산실증단지와 생산 농산물 등의 경합문제와 관련해서는 LG CNS가 재배·생산에 참여하지 않고, 생산품을 전량 수출하는 것을 전제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 설명했다. 해외 선진 대규모 유통사와 연계한 계약 재배를 통해 순차적으로 수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국내 시설원예 수준과 농업인 생산성을 제고하고, 국민공감농정위원회에서 마련한 ‘기업의 농업참여 가이드라인’을 준수해 생산자 단체 등 국내 농업계와 사전에 충분히 협의해 농업 발전을 위한 협력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LG CNS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농업계는 결사반대하고 있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주최로 열린 농민단체장 설명회에서 20여명의 농민단체장들은 일제히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함태수 농축산연합회 사무국장은 “새만금 스마트 바이오파크는 대기업의 농업 독식이라는 결과를 불러와 농업인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며 “농업과의 상생을 이야기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식의 설명으로 250만 농업인들은 정부와 LG CNS의 입장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효신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의장은 “LG 스마트 바이오파크건립이 추진된다면 농업은 대기업 자본에 종속돼 식량안보와 농업의 다양성은 무너지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현권 의원(더불어민주, 비례) 역시 “LG 스마트 바이오파크의 토마토 생산량은 전국 생산량의 6%에 달해 대표적 토마토 주산지인 대저농협의 생산량을 능가하는 만큼 국내 토마토 시장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LG의 토마토 생산량 중 20%가 국내 시장에 유통되고 LG가 기존 일본 수출 시장의 50%를 점유할 경우 농가 피해액은 연간 15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대해 LG CNS 관계자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전에 농업인 등 농업계의 이해를 충분히 구한 뒤 진행할 것”이라며 “토마토 등 생산된 농산물이 국내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큰데 연 단위 계약생산을 통해 수출에 주력하는 동시에 농업인의 해외 수출과 경합이 발생하지 않도록 채널을 달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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