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익 남해수산연구소 양식산업과 해양수산연구관

  우리나라에서 해삼은 횟집의 곁들인 음식으로 취급되지만, 중국에서는 ‘바다의 인삼’ 해삼(海參)으로 불릴 정도로 고급 식재료인 동시에 보양식으로 인식돼 고급 코냑, 로렉스 시계와 견줄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해삼의 생태적 특징 중에 하나는 夏眠(여름잠)이다. 동물에게 하면은 일반적으로 휴면 상태로 먹이가 부족하거나 극심한 환경에서 생존을 위한 전략이다.
  해삼은 수온이 상승하는 6월경 산란이 끝나면 하면 준비에 들어간다. 하면기간은 지역에 따라 다르며, 우리나라에서는 약 100~120일 전후이다. 하면은 바위틈과 바위 밑에 관족을 부착하고 먹이도 먹지 않고, 이동도 하지 않기 때문에 펄이나 부유물질 등이 해삼을 덮어 바다 속에서 여름에 큰 해삼을 발견하기 힘들다.
  하면은 일본의 Mitsukuri가 1903년에 처음으로 보고해 최근에는 여러 분야에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해삼의 크기에 따라 하면하는 비율이 다른데 체중 5g이하의 개체는 하면을 하지 않으며, 체중 5~30g은 약 50%, 그 이상은 약 75%가 하면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해삼이 하면에서 깨어나는 것은 보통 서리가 내린 다는 상강(霜降, 10월 말) 전후이다. 하면기간동안 먹이를 먹지 않아 내장은 퇴화돼 내장이 없는 것으로 보이며, 육질은 단단하여 먹기가 힘들다. 
  하면기간 동안 체중은 약 40~50%가 줄어들지만 하면이 끝난 시점부터 다음 하면까지 성장은 약 350%의 빠른 성장을 한다. 하지만 하면은 해삼양식에 있어서는 생산성에 큰 변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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