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나간 며느리도 부르는 고소한 유혹

▲ 이정훈 국립수산과학원 연근해자원과 해양수산연구사

  유난히 더웠던 여름도 이제는 한풀 꺾이는 기세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기시작하고 고소한 생선 굽는 냄새가 가을이 다가 왔음을 알린다. 그 고

소함 알리는 주인공은 바로 전어다.
  전어는 청어목 전어과 어류로 몸은 옆으로 납작하고, 아가미 뚜껑 뒤편에 검은 점이 있으며, 등지느러미의 마지막 부분이 길게 실처럼 늘어져 있는 형태적 특징을 가지고 있어, 누구나 말로만 들어도 이 생선이 전어인지 쉽게 구분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주변해역에 넓게 분포하는 전어는 4~8월 사이 산란을 위해 연안으로 몰려들고, 산란 후 몸을 추스르기 위해 풍부한 먹이를 섭취하면서 수온이 떨어질 때까지 연안에 계속 머무르게 되는데 이 시기가 가을이다. 이때는 1년 중 지방질이 가장 많고, 뼈가 부드러우며 고소한 맛이 가장 강해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시기가 된다. 가을 전어의 고소함에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말이 생겨난 이유이기도 하다.
  전어는 고소함뿐만 아니라 영양학적으로도 가치가 높은 생선이다. DHA, EPA 등의 불포화 지방산이 풍부해서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동맥경화, 고혈압 등 성인병에도 좋으며, 각종 비타민 및 미네랄 성분이 풍부해 피로회복 및 피부미용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한방에서는 소변기능을 돕고, 장을 깨끗하게 하는데 효과가 있어 아침 기상 때 온몸이 잘 붓고, 소화가 잘 되지 않는 50대 이후 장노년 층에게 가장 좋은 약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영향학적으로도 가치가 높은 전어는 어떻게 먹는 것이 좋을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전어회’일 것이다. 전어회는 다른 회와 달리 포를 뜨지 않고 뼈째 썰어서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뼈째 썬 전어회에 된장양념을 찍어 깻잎에 싸서 고추와 마늘을 곁들어 먹으면 그 고소함이 최고에 이른다. 칼집을 넣은 전어에 소금을 뿌려 석쇠에 구워먹는 ‘전어구이’도 고소함을 느끼기에 제격인데, 잘 구운 전어를 머리에서 꼬리까지 뼈째 씹어 먹는 것이 고소함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이다. 그 외 새콤달콤 초고추장에 버무린 ‘전어무침’, 내장으로 만든 ‘속젓’, ‘밤젓’, 새끼 전어로 만든 ‘엽삭젓’과 ‘전어 깍두기’는 환절기에 식욕을 돋우기에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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