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합? 진주담치? 알쏭달쏭한 그이름

▲ 안철민 국립수산과학원 생명공학과 해양수산연구관

  홍합은 저렴한 비용으로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먹거리로 쫄깃한 육질과 특유의 시원하고 담백한 맛 때문에 별미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그러나 이런 매력적인 홍합이 진짜 홍합일까? 답은 ‘아니다’이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홍합’은 사실 ‘진주담치(Mytilus edulis)’ 또는 ‘지중해 담치(Mytilus galloprovincialis)’가 진짜 이름이고, 예로부터 불러온 홍합의 정확한 이름은 ‘참담치(Mytilus coruscus)’이다.
  홍합(참담치)은 ‘섭조개’, ‘열합’이라고도 불리며, 조간대나 수심 20m 내외의 암초지대에 서식한다. 패각 모양은 오각형에 가깝고 각질이 매우 두껍고 단단하며, 표면은 흑색으로 광택이 나며, 크기가 12~17cm 내외로 진주담치에 비해 2배 가까이 큰 것이 특징이다. 참담치는 한국, 중국, 일본에서만 서식하고, 양식이 되지 않아 해녀나 잠수부에 의한 채취로 구할 수 있어 예부터 귀한 손님을 대접하거나 제사상에만 올리는 귀한 수산물이었다.
  진주담치나 홍합의 영양성분은 유사하지만 홍합에는 감칠맛을 내는 글루탐산, 시원하고 달짝한 맛을 내는 글리신과 아스파르트산, 깊은 맛을 내는 아르기닌 등의 정미성분이 많아 특유의 감칠맛과 시원한 맛을 낸다.
  또한 다량 함유하고 있는 타우린 성분은 간의 해독작용을 촉진하고, 피로회복, 시력회복, 혈중 콜레스테롤 저하 등의 효능이 있으며, 칼슘과 철분 등의 무기질 함량이 높아 뼈 건강 유지와 빈혈을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다. 그리고 지방함량이 적고 단백질이 풍부해 여름철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한의학적으로도 뛰어난 효능이 알려져 있는데, 성질이 따뜻해 오장을 보호하고 허약체질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또한 식품으로 뿐만 아니라 산업적 활용을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에 있다. 조간대의 거친파도와 강렬한 햇빛을 견디고 서식환경이 나빠져도 한자리에서 부착해 무리를 지어 살아가는 강인한 생존 특성에 주목, 이를 이용해 홍합에 존재하는 항균물질과 다양한 기능성 물질을 찾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에 있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