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다고 무시하면 큰코 다쳐요

▲ 유준택 남해수산연구소 자원환경과 해양수산연구사

멸치는 우리나라 바다에서 매년 가장 많이 어획되는 생선이다. 연간 생산량은 약 20만톤이고, 전남과 경남지역 생산량이 전체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한다. 이중에서 기선권현망에 의한 어획량이 약 70%를 차지하고, 정치망, 근해안강망 등에서도 많이 어획된다. 남해안에서는 죽방렴에 의한 죽방멸치도 유명하다. 죽방렴 어법은 조수간만의 차이를 이용해 제 스스로 들어온 멸치를 어획하기 때문에 멸치에 상처가 적고 신선도가 높아 비싼 가격에 팔린다.
멸치는 크기별로 요리법이 다양하다. 2cm 이하 크기인 세멸은 주먹밥용으로 사용되고, 3cm 내외 크기인 자멸은 볶음용으로, 6cm 이상 크기인 대멸은 뻐째 구워 먹거나 젓갈용으로 사용된다. 
특히 부산 대변항과 남해 등에서는 갓 잡은 대멸을 회로 먹거나 쌈밥으로 먹는데, 맛이 훌륭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또한 최근에는 대형마트에서 소포장된 멸치가 안주나 간식용으로도 많이 팔리고 있다.
멸치는 육식성 어류의 먹이가 될 운명을 헤쳐나가기 위해 새끼를 많이 낳고, 빨리 자란다. 태어나서 1년이 되면 어른고기가 돼 한 마리가 여러 번에 걸쳐 수천 개의 알을 낳고, 그 기간도 4월부터 8월까지 장기간 지속된다. 멸치는 복잡하게 얽혀 있는 바다 속 먹이사슬에서 낮은 단계에 속해 있으나, 강한 자손번식력을 바탕으로 한 엄청난 숫자로 당당히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멸치에는 칼슘, 인, 철분 등 무기질이 풍부해 성장기의 어린이, 노약자, 임산부는 물론 여성의 골다공증 예방에도 적극 권장할만하다. 특히 단백질의 합성, 성장촉진, 에너지 생산을 조절하는 핵산함량이 많아 건강생활을 지향하는 현대인에게는 매우 좋은 건강식품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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