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계, 내수시장 침체·수출감소 '내우외환'
작물보호제, 매출 소폭신장·재고적체 해소·제네릭업체 성장
비료, 황산암모늄 고품질화 전략·신시장 개척·자정운동 전개
종자, 국세정 위탁채종 도매활동

농업을 둘러싼 대내외적인 파고에도 농산업은 농기계 파트를 제외한 작물보호제나, 비료, 종자 분야에서 나름대로 선방한 한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농업분야를 둘러싼 어두운 그림자에 대한 대항논리로 올 한해는 농산업분야 M&A(인수합병)가 다각도로 이뤄지기도 했다. 캠차이나의 신젠타 인수, 바이엘의 몬산토 인수 까지 거대 글로벌 업체 중심의 활발한 M&A가 이뤄졌으며 국내 농기계업계에도 동양물산기업이 국제종합기계를 인수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지는 등 농산업 분야의 M&A가 줄을 이었다.

2016년 농산업 현장을 뒤돌아봤다. <편집자 주>


  # 농기계

올해 농기계산업은 농업 전반을 감싸고 있는 불안감으로 내수시장이 침체된데 이어 수출부문도 지난해에 비해 줄어든 내우외환의 모양세를 보였다.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2016년 전체 농업기계 사업규모는 내수와 수출을 포함, 전년대비 8.5%가량 줄어든 3조2000억원선에 머물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시장은 약 2조3000억원선으로 지난해보다 4%이상 감소한 수치를 보였다. 수출역시 국내 정세불안과 해외 보호무역 확대 여파로 10%이상 감소, 8억달러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여 안팎으로 비상등이 켜졌다.

세부적으로 보면 정부융자지원을 통해 공급된 농기계판매 규모는 다시 1조원을 하회한 99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지방자치단체 지원분과 축산, 시설농업, 부품 등이 약 1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기종별로는 트랙터와 콤바인의 감소폭이 가장 커 각각 5%, 15% 줄어든 4900억원, 1770억원에 머물렀다. 관리기와 곡물건조기, 농산물건조기 등 주요기종도 5%에서 많게는 30%가량 줄어든 모양세를 보이고 있으며 중소형농기계업체가 주로 생산하는 트랙터 부속작업기도 본체 판매 부진에 따른 영향으로 5%대 감소가 반영된 78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해부터 밭농업기계화 촉진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농촌진흥청 농업공학부 내에 밭농업기계연구팀이 신설돼 인력과 예산이 크게 늘었으며 경북대 밭농업기계 개발센터에는 10년간 245억원이 투입돼 밭농업기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에는 사상 초유의 업계 구조개편도 이뤄졌다. 동양물산기업이 국제종합기계를 인수합병, 업계 1위로 등극하면서 향후 국제종합기계의 엔진라인과 수출네트워크 시너지를 통한 국내외 경쟁력 제고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내년부터는 제8차 5개년 농업기계화기본계획에 따른 로드맵이 추진된다. 중점 추진 사업으로는 스마트농업 구현을 위한 법령, 제도정비와 기술개발, 전문가 양성사업, 농업인 안전사고 10% 감소 계획, 밭농업기계화율 65%이상 실현, 수출 12억달러 조기달성 등 산업경쟁력 강화가 추진된다.
  
  # 작물보호제

올해 작물보호제업계는 전반적으로 지난해 실적대비 소폭의 매출 신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돌발해충을 제외하고는 대대적인 병해충 발생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해 업계는 선방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또한 하반기에 팜한농이 정도경영의 기치를 내걸고 비수기 할인판매에 동참하지 않은 것이 경쟁사들의 매출이 증가하는 기회적 요인이 됐다는 평가도 있다.

이같은 매출 실적은 업계가 기대했던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그동안 가장 큰 문제로 작용했던 재고적체 문제가 일부 해소됐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업계는 이를 위해 올해 작물보호제 생산을 줄이기도 했는데 지난 10월 기준 생산된 작물보호제는 1만4326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7700톤대비 80.9% 수준에 불과했다.

이러한 가운데 업계는 새로운 원제 등 신규 물질에 대한 갈증을 호소하고 있다. 내성·저항성 등에 대한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지만 최근 신규 원제 등록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업체는 신규 물질 개발에 주력한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아울러 올해는 작물보호제업계의 M&A가 활발하게 진행된 한해였다. 지난해 12월 듀폰과 다우케미컬이 대등합병을 결정, 다우듀폰으로 출범을 준비하고 있으며 캠차이나(CNCC, China National Chemical Corporation; 중국화공집단공사)의 신젠타 인수, LG화학의 동부팜한농 인수, 최근에는 바이엘의 몬산토 인수작업까지 거대 글로벌 업체를 중심으로 활발한 M&A가 이뤄졌거나 진행 중이다.

또한 제네릭업체의 성장세도 눈에 띄는 대목 중 하나다. 제네릭 제품이 여전히 제조과정이나 밀봉, 포장 등에서 오리지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품질은 오리지널의 95%에 가까운 수준까지 향상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규모도 과거 작물보호제시장규모의 2%대에서 현재 10%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제네릭업체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은 제조사들을 위협하는 수준이 되고 있다는 현장의 전언도 있다.

  # 비료

- 무기질비료
올해 무기질비료 생산량은 지난해(198만2216톤)에 비해 2~3%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수출은 지난해 69만2729톤에서 17%가량 늘어난 반면 내수는 지난해 118만3573톤에서 22%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시황이 지난해에 비해 다소 나아진 것처럼 보이나, 이는 카프로락탐과 그 부산물인 황산암모늄 수출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내수시장 등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황산암모늄 생산량은 지난해 15만2447톤에 그쳤는데 올해는 136% 가량 증가했으며 수출도 지난해 8만9425톤에서 180% 가량 늘어났다. 황산암모늄의 경우 중국이 저가공세를 통해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시장 등을 장악하자 고품질화 전략을 통해 멕시코, 터키, 인도 등 신 시장을 개척하며 수요를 확보했다. 반면 요소 생산량은 지난해 16만톤에서 올해 10만톤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업계는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원예용비료는 지난해 35만톤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 유기질비료
올해 정부가 1600억원을 지원하는 유기질비료(혼합유박, 혼합유기질, 유기복합비료)와 부숙유기질비료(가축분퇴비, 퇴비)의 320만톤 공급은 순조롭게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유기질비료업계는 농협중앙회가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유기질비료 계통공급계약 단가를 등급구분 없이 인하에 나섰다고 밝히고, 공급계약을 전면 거부키로 결의하는 등 진통을 겪기도 했다.

이 논란은 농협중앙회가 일률적인 인하를 적용키로 한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진화에 나서 일단락됐으며, 한국유기질비료산업협동조합 소속 400여 회원사는 자정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유기질비료업계는 자정운동을 통해 스스로 불량원료는 배격하고 좋은 원료만을 사용하고, 충분한 발효와 후숙을 거쳐서 양질의 비료를 공급함과 동시에 과잉경쟁이나 부조리를 지양할 것을 결의했다. 아울러 유기질비료조합 자체 품질관리위원회를 구성해 품질관리활동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 종자

올해 종자업계에서 가장 이목이 집중된 이슈는 국세청이 종자업에 대해 위탁채종은 농업소득이 아닌 도매활동의 일부로 판단해 종자회사에 법인세를 부과하고 농업회사법인들에 대한 감면도 불인정한 것이다. (사)한국종자협회와 종자업체들은 위탁채종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정상적인 업무로 인정했음에도 국세청이 위탁생산을 도매업으로 규정하고 소급과세에 나서 피해가 막심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사)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와 전국농민회총연맹 등의 농민단체도 즉각 성명을 내고 국세청의 잘못된 판단을 지적했다.

올 하반기에도 어김없이 M&A 소식이 이어졌다. 바이엘이 몬산토를 인수하게 된 것이다. 몬산토는 세계 종자시장의 4분의1정도를 차지하는 거대 종자회사였지만 바이엘에 인수돼 바이엘은 작물보호제, 비료, 종자 부분을 아우르는 거대 농업회사가 됐다.

신젠타코리아가 우리나라에서 종자분야 고객의 요구와 유통기반에 집중하기 위해 지난 10월4일 독립된 채소종자 사업부를 출범했다.

국립종자원은 1품종 이명칭 사용을 개선하기 위해 관련업계에 홍보·교육 등의 지속적인 계도에도 하나의 유통형태로 고착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어 이를 근절코자 의심품종에 대한 유전자분석과 재배시험을 실시했다. 총 625품종에 대한 분석과 시험이 이뤄졌으며 고추의 경우 3개 작물 167품종의 재배시험을 100% 완료했다.

우리나라 종자산업 육성정책과 우수 종자 전시·홍보를 통해 국내 종자와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2016 APSA 한국총회가 지난달 7일부터 11일까지 열렸다.

종자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 할 민간육종단지가 지난달 23일 준공식을 가졌다. 민간육종연구단지 조성사업은 글로벌 종자를 개발하고 수출을 확대, 종자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농식품부의 핵심사업으로 육종단지를 조성, 종자기업의 품종개발에 필요한 첨단시설제공, 육종기술지원과 육종포장 등 연구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이다. 민간육종연구단지는 김제시 백산면 상정리 일원 54.2ha로 총 사업비 681억원이 투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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