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털처럼 보여도 자타공인 보양식

▲ 황일기 수산식물품종관리센터 해양수산연구사

미역은 한해살이 갈조류로 우리나라 전 연안에 생육한다. 몸은 잎(엽상부), 줄기 및 뿌리(부착기)의 구분이 비교적 뚜렷하다. 어린 개체는 감나무잎 모양이나 1개월 정도 자라면 잎이 깃털모양으로 갈라지면서 전형적인 미역의 형태를 갖추게 된다. 줄기는 납작한 원기둥 모양이며, 부착기로 바위나 양식로프에 부착한다. 생식기관인 포자엽(미역귀)은 어린 개체에는 없으나 4개월 정도 자라면 줄기의 아래쪽에서 만들어지는데 여기에서 미역의 씨앗인 포자가 만들어진다.

미역은 양식기술이 개발되기 이전에는 자연산에 의존해 왔으나, 1962년 국립수산과학원에서 인공종자 생산과 대량양식기술을 개발하면서부터 우리나라 전 연안에서 대량생산이 가능해졌다. 최근에는 양식기술의 발달로 대량으로 생산돼 가공미역으로 이용, 수출되고 있다.
미역은 여성들이 출산 후 가장 먼저 먹는 미역국의 재료이다. 이후 삼칠일(21일) 동안 삼신할머니께 출산에 대한 감사와 아이와 산모의 건강을 기원하면서 미역국을 먹었고 이로 인해 매해 생일날 아침이면 생명의 상징인 미역국을 먹는 풍속이 우리 민족의 전통이 됐다. 이러한 전통은 아마도 피를 맑게 하고 모유가 잘 나오게 하는 품질이 좋은 미역이 우리나라 각 지역에서 생산됐기 때문일 것이다.

‘자산어보(玆山魚譜)’에서는 미역의 길이는 열 자 정도로서 옥수수 잎과 비슷하며, 1~2월에 뿌리가 나고 6~7월에 따서 말리며, 뿌리의 맛은 달고 잎의 맛은 담담하고, 임산부의 여러 가지 병을 고치는데 이보다 나은 것이 없다고 기록하고 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는 성질이 차고 맛이 짜며 독이 없고, 답답하고 열을 내리게 하는 해열작용이 있으며, 이뇨작용을 원활하게 한다고 했다.

현대 과학에서도 미역에는 알긴산, 라미나란, 단백질, 비타민, 칼슘, 마그네슘, 요오드 등의 영양소와 기능성물질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심혈관질환 예방, 혈압조절, 항암, 비만 및 변비 예방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긴산은 동맥경화, 협심증, 심근경색 등을 유발하는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감소시키고, 비만 및 변비 예방 등의 다양한 생리활성이 보고돼 있다.

또한 필수 아미노산과 더불어 항암효과가 높은 비타민A, 노화를 억제하는 비타민C, 골다공증 예방에 좋은 칼슘, 체내 염분 조절에 관여하는 칼륨, 신진대사와 자궁수축에 관여하는 요오드, 심장병 예방에 좋은 마그네슘, 빈혈예방에 좋은 철분, 면역기능에 관여하는 아연 등의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색소물질인 푸코산틴(fucoxanthin)은 항암, 항염증, 항산화 및 항비만 작용 등이 알려져 있다.

특히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과도한 칼로리 섭취와 무기질을 비롯한 식이섬유 부족에 따른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 그리고 건강식품으로 주목 받고 있는 미역 등의 해조류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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