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취않던 감태가 고부가가치 수산물로
가공 전단계 품질·안전관리 강화···프리미엄 해조류로 자리매김

 

수산업은 생산금액에 비해 부가가치가 낮다.

이 때문에 수산업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수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수산가공식품 개발이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에 다양한 상품으로 새로운 수산물 시장을 열어가고 있는 업체들을 찾아 소개한다. <편집자 주>

(1) 송원식품 - 채취 않던 감태가 고부가가치 수산물로

# 수산물 가공업에 뛰어든 엔지니어

송원식품은 국내에서 유일한 감태 가공명인인 송철수 씨가 창업, 현재 ‘바다숲’이라는 브랜드로 감태 가공품과 뱅어가공품을 주로 생산하는 기업으로 현재 송철수 명인의 딸인 송주현 대표가 경영을 전담하고 있다.

아버지인 송철수 명인이 품질 좋은 원초를 골라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해 왔다면 그의 딸인 송주현 대표는 체계적이고 위생적인 생산공정을 확립하고 판로개척과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송 대표의 이력은 흥미롭다.

다국적 기업인 모토로라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던 송 대표는 감태 명인인 아버지가 생산한 감태가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 모토로라에 근무하면서 틈틈이 ‘바다숲’이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사업 다각화 방안을 구상했다.

이를 바탕으로 회사를 퇴직하고 구상했던 사업을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수산물 가공업에 뛰어든 송 대표가 가장 먼저 한 것은 위생적인 생산과 안정적인 판매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후된 가공장을 HACCP(안전관리인증기준)이 가능한 시설로 재건립하는 일이었다.

2014년 사업자 등록과 함께 가공장을 건립하고 30년 넘게 감태에 매달려온 아버지의 이야기를 상품의 스토리로 구성했다.

송 대표는 “엔지니어로서 생활을 더 할까 고민하다가 30대에는 사업에 실패하더라도 재기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으로 수산물 가공업에 뛰어들게 됐다”며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하기 보다는 제대로 된 상품을 만들어 제값 받고 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지천에 널린 감태, 미슐랭이 선호하는 식재료로

감태는 충남 가로림만과 전북일대의 갯벌에서 주로 생산되는 해조류로 오염된 해역에서는 자라지 않는다.

성장조건도 까다로워 아직까지 양식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터라 채취에서 세척, 건조, 가공까지 모든 작업은 수작업으로 진행된다.

이같은 어려움 때문에 식재료가 가진 감태의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어업인들이 굳이 채취하려 들지 않았다.

송원식품은 이같은 구조를 깼다.

감태 원초의 채취부터 가공까지 위생, 안전, 품질의 관리를 강화, 감태를 프리미엄 해조류로 자리매김 시켰다.

품질 고급화를 바탕으로 국내외의 고급 식당과 프리미엄 슈퍼의 판로 개척을 위해 꾸준히 문을 두드린 결과 오는 7월부터 홍콩 시티슈퍼에 감태를 공급키로 계약을 체결했으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미슐랭 3스타 식당인 베누(Benu)에 구운 감태를 공급하고 있다.

또한 워커힐 호텔의 포시즌뷔페에는 볶은 감태를 납품하고 있으며 국내 유명 한정식 식당에도 감태를 공급하고 있다.

송 대표는 “국내외의 저명한 식당에 샘플을 보내고 상품을 소개하는 메일을 보낸 결과 외국인들도 ‘향도 있고 독특하며 생김새도 아름답다’라는 피드백을 받는다”며 “판로가 없어 지천에 널렸어도 채취조차 하지 않으려했던 감태가 국내외의 저명한 쉐프들로부터 우수한 식재료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지역어업인과 ‘상생’

송원식품에서 생산하는 감태와 뱅어 상품들은 국내 어업인들이 직접 생산한 국내산만을 사용한다.

감태는 송원식품이 위치한 충남 서산시에 위치한 어업인들로부터 공급받고 있으며 뱅어포 역시 충남일대의 어업인이 생산한 뱅어만을 이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송원식품의 매출액이 늘어날수록 지역 어업인들의 소득 역시 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송원식품이 구매한 감태는 모두 충남 서산시 내 어촌계원들이 채취한 감태로 지난해 연간 구매금액은 2억원을 훌쩍 넘었다.

송 대표는 “또한 송원식품에서 가공하는 감태는 전량 국내산으로 어업인들이 소량씩 채취해오더라도 이를 전량 매입하고 있다”며 “저 역시 귀어해 어촌계의 일원이 돼서 지역의 어촌계가 송원식품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니 인터뷰]  송주현 대표

“감태 가공·판매업에 뛰어든 이후 가장 좋았던 순간은 세계의 저명한 쉐프들이 우리 회사에서 생산한 감태제품의 우수성을 인정해준 순간이었습니다. 감태뿐만 아니라 다른 수산물도 아직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품목이 많은 만큼 제대로 가공한 수산물이 늘어나면 가공품 시장도 급격히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송주현 송원식품 대표는 수산물 가공업의 성장잠재력이 크다는 점을 강조한다.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품군이 많은 만큼 젊은 사람이 새롭게 진입해서 개척할 시장도 넓다는 것이다.

그는 “감태의 경우 특색 있고 귀한 먹을거리이지만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못해 저평가 된 측면이 있다”며 “감태뿐만 아니라 다양한 수산물들이 소비자들에게 아직 제대로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측면이 있는 만큼 제대로 만든 수산물 가공식품은 수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앞으로 감태와 뱅어포의 판로확대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매출액이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아직도 가공장을 100% 가동하기에는 부족합니다. 감태와 뱅어포가 주로 50~60대에서 주로 소비하는 데 앞으로는 젊은 계층에서도 활발한 소비가 이뤄질 수 있도록 다양한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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