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식산업>사막의 양식장...한계를 뛰어넘다

양식산업은 4차산업혁명의 용어가 등장하기도 전에 표본적인 모델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포르투갈의 아쿠아크리아(Aquacira)는 빌딩양식으로 2011년에 터봇 400여톤을 생산, 이탈리아로 수출해 65억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으며 노르웨이의 아크바(AKVA), 덴마크의 빌룬트(Bulind) 등의 기업들은 이미 지난 20여년에 걸쳐 연어양식분야의 최적운영소프트웨어와 양식기술을 개발했다.
특히 북유럽의 양식기업들은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동화시스템을 구현하고 있으며 소수 인원에 의한 양식장 운영으로 인건비 절감 등을 이뤄내고 있다.

사막에 양식장을 짓다
4차산업혁명 시대의 양식산업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는 사막에 지어진 양식장이다.
양식산업은 특성상 염수나 담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곳에 입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순환여과식 양식기술이 개발되면서 환경의 제약을 넘어섰으며 A.I(인공지능), 빅데이터분석 등의 기술이 융복합되면서 1차 산업인 양식산업이 3차 산업인 ICT(정보통신기술)산업과 융복합해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변모했다.
실제로 덴마크의 빌룬트아쿠아컬쳐시스템은 중국 서부지역인 고비사막에 연간 1000톤 가량의 연어를 생산할 수 있는 양식장을 건립했다.
이는 해상양식이 가지고 있는 자연재해의 위험과 제한된 양식적지, 양식업에 따른 환경오염 등을 모두 극복할 수 있는 첨단양식산업의 새로운 사례로 손꼽힌다.
순환여과식 양식기술이 양식산업의 환경적인 제약을 극복하게 만들었다면 A.I나 빅데이터분석 등의 기술은 무인화를 통한 비용절감과 체계적 사양관리를 통한 생산성 증대가 가능토록 했다.

IoT, 경험을 대체하다
양식산업에서 4차 산업혁명은 기존에 개인의 경험에 의존했던 양식산업을 IoT(사물인터넷)기술을 기반으로 한 지식산업으로 변모시킨다는 것에서 차이점을 보인다.
1차 산업에 머무르는 양식산업은 노동집약적인 형태로 양식업 경영주의 경험에 따라 사양관리와 질병관리 등에서 큰 편차를 보였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시대의 양식산업은 드론, IoT장치 등이 수집한 데이터와 이 데이터를 분석한 최적의 사양관리기술이 경영주의 경험을 대체하게 된다.
양식장을 유지·관리하기 위한 인력 수요 역시 줄어든다.
기존에는 양식장을 유지·관리하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의 저임금 노동에 의존했다면 향후에는 소수의 전문인력이 외국인 노동자가 제공했던 노동력의 상당수를 대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르웨이, 덴마크 등 양식산업 선진국의 경우 양식업의 생산성을 좌우하는 수온과 수질, 사료기술 등과 관련한 광범위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최적의 생산성을 기록할 수 있는 사양관리 기술을 확보했다.
우리나라 역시 생육환경을 자동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이미 확보한 상황이다.

▲ 수과원의 연구진이 센서를 이용해 양식장의 상황을 점검중이다.

태동단계의 4차산업혁명
국내에도 4차 산업혁명시대에 적합한 양식시스템 개발이 한창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바이오플락기술을 접목한 연구용 빌딩양식동에서 새우와 메기를 양식하고 있다.
해당 시설은 수질자동환경모니터링 시스템을 이용해 원격으로 양식장의 수질을 관리할 수 있으며 용존산소가 부족할 경우 자동산소공급시스템이 가동되면서 자동 산소공급시스템이 가동, 고밀도 사육시에도 대량폐사의 위험요소를 줄일 수 있다.
더불어 양식장의 수온, 산소, 염도, 탁도, pH 등 수질환경은 분단위로 컴퓨터에 저장되고 있으며 원거리에서 사육생물의 행동을 실시간으로 관측하면서 사료공급과 조명제어가 가능하다.
또한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미래양식포럼을 출범시키고 융복합된 양식기술개발에 착수했으며 빌딩양식과 관련해 순환여과식양식시스템과 바이오플락양식시스템 등 자동화, 수질관리, 수조 등 구조물 관련 기술특허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우수한 ICT기술을 갖추고 있는 만큼 이를 기반으로 무인화·자동화된 양식플랫폼을 개발할 경우 수산업과 ICT업계의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마창모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양식산업연구실장은 “첨단양식산업은 A.I, 빅데이터 분석기술, IoT기술, 자동화 공정 등이 융복합돼 이뤄지는 것으로 이미 상당부분 진척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양식생물의 특성에 따른 최적생육환경과 관련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양관리기술까지 자동으로 제어가 가능하게 될 경우 인력의 수요를 최소화하는 반면 생산성은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수과원이 건립한 빌딩양식장의 수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양식산업은 ICT와 결합한 지식산업으로 변모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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