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부가가치 높이는 수산가공업체를 가다 3. 대일수산
굴 한 품목으로 1000만달러 수출탑…수출품목·시장다변화 추진

대일수산은 연간 3000~4000톤 가량의 알굴을 생산, 건굴과 훈제굴, 캔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해 내수판매와 수출을 병행하고 있는 기업이다.

특히 단일 기업으로는 가장 많은 물량의 굴을 취급하고 있으며, 다양한 제품에서 연매출은 300억~400억원에 이른다.

경남 거제시 하청면에 위치한 대일수산을 찾아 굴 가공 현황과 향후과제 등에 대해 들어봤다.

# 1992년, 가공식품 생산 본격화

대일수산은 1964년 굴 양식을 시작으로 사업을 이어오다 1987년 경남 거제시 하청면의 현 부지로 이전하고 ‘대일수산’을 이름으로 한 법인을 설립, 굴을 비롯한 다양한 가공식품을 생산하고 있다.

가공식품 생산에서 전환점을 맞이한 것은 1992년이다

당초 굴을 탈각하는 박신장과 굴 건조장만을 운영했지만 1992년 경남권역의 통조림 가공공장의 상당수가 도산하면서 판로가 크게 축소됐다.

대일수산은 이에 대응해 통조림 가공 설비를 마련, 동원, 펭귄 등 통조림 가공기업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현재는 3~6월까지는 굴, 바지락 등 패류통조림을 주로 생산하고 7~8월은 복숭아 통조림이나 반찬 통조림, 10월부터 익년 2월까지는 고등어나 꽁치 통조림을 생산하고 있다.

# 가공으로 안정적인 가격 확보

대일수산은 단일 기업으로 가장 많은 양의 굴을 취급하고 있다.

현재 대일수산에서 취급하고 있는 굴은 알굴을 기준으로 연간 3000~4000톤 수준으로 자체 소유 양식장 75ha 가량에서 연간 1500~2000톤 가량을 생산하고 2000여톤 가량은 거제와 통영지역 어업인과 계약을 체결해 가공·판매하고 있다.

굴을 가공하는 것은 안정적인 가격대를 형성하기 위한 측면이 크다.

통상적으로 굴은 늦가을부터 본격적으로 생산이 시작돼 김장철인 12월 초순 경까지는 알굴의 형태로 내수시장에 공급된다.

안정적인 가격이 유지되는 설 전후까지는 생굴을 판매하는 데 이때까지는 생굴의 가격이 높고 크기도 작다.

하지만 구정 이후부터는 수요가 줄어들면서 가격이 하락하는 반면 굴의 크기가 커지는데 이때부터는 본격적으로 굴 가공 성수기로 접어들게 된다.

이영만 대일수산 부사장은 “굴 업계는 생굴판매와 가공판매의 균형이 비교적 잘 맞춰져 있는 편”이라며 “생굴의 소비 성수기에는 직접 판매하거나 굴수하식수협을 통해 판매하고, 이후에는 적절한 품질의 굴을 선별해 가공·판매해 적정한 수준의 가격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품목·시장 다변화 추진

굴 한 품목으로 1000만달러 수출탑까지 수상한 대일수산은 최근 수출품목과 수출시장의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대일수산의 주력 수출상품은 자체 브랜드 ‘목단패’로 판매되는 건굴 상품이다.

건굴은 생굴이나 냉동굴과 달리 kg당 단가가 높은 편이며 회사의 수출 매출에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수출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데다 해외의 생산여건 변화 등으로 수출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며 새로운 수출품목 발굴에 나선 것이다.

먼저 수출대상국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 11월 1~3일 열린 중국국제어업박람회에 참관한데 이어 아세안 씨푸드 엑스포 등에도 참관하는 등 수출대상국을 확대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더불어 새로운 상품도 개발하고 있다.

현재 대일수산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굴로 향후 바지락, 피조개, 홍합 등 다른 품목의 가공식품개발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영만 부사장은 “일본으로의 수출을 많이 늘렸다가 최근 주춤해지면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새로운 시장을 알아보고 있다”며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상품군도 다양하게 구성하기 위해 피조개 통조림을 비롯한 다양한 상품군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이영만 대일수산 부사장

“수산업의 위상이 약해지면서 대학에서도 관련 학과가 많이 사라졌고, 이 때문에 수산업 전문인력도 새로 유입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장화’를 신으면 가장 안좋은 기업에 취직한 것으로 보는 인식 때문에 젊은층의 유입이 더욱 어려운 듯 합니다.”

이영만 대일수산 부사장은 수산전문인력 육성의 중요성과 수산식품산업에 대한 인식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아직까지는 과거에 공부했던 전문인력들이 수산업 현장에 많이 남아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인력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며 “산업의 안정성과 도약을 위해서는 다른 무엇보다 수산식품업계에 뛰어들 인재육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 부사장은 과거 여수 수산대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하고 경상대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한 수산식품전문가로 1999년 대학을 졸업하고 일본 거래업체에 연수비자로 1년여간 근무하기도 했다.

이처럼 일본에서 다양한 수산물 가공상품과 일본의 품질관리를 직접 경험한 그는 우리 수산업계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국내의 생산비는 증가세에 있고, 인건비 상승 등을 감안하면 단순가공품으로는 산업을 유지하는 것이 점차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번에 태국 방콕에 출장가서 백화점에 가보니 155g 크기의 토마토소스에 담은 정어리 캔 상품이 현지 화폐로 17바트, 우리 돈으로 600원 가량에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미국은 통조림을 생산하는 식품제조업이 완전자동화를 통해 상상도 못할 속도로 제조하고 있었으며, 일본은 도쿄 수퍼마켓 트레이드쇼에서 보니 굉장히 다양한 수산물 가공식품이 개발돼 있었습니다. 앞으로 시장개방이 더욱 빨라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특색있는 상품의 개발이 필요할 것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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