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지속가능한 수산업, 무엇이 필요한가

수산자원 감소…어가고령화…어선노후화…양식어장환경악화
고투입 구조 개선…안전하고 위생적 수산물 공급 초점
환경악화에 양식어업 생산성↓…어장환경 관리 필요
김동호 기자l승인2018.01.12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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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업이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연근해 수산자원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어가의 고령화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와 함께 근해어선을 중심으로 어선이 빠르게 노후화되고 있으며 수산물 산지시장과 소비지시장은 변화하는 소비자의 수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수산업이 처한 여건과 이를 개선키 위한 대응방안을 모색해본다. <편집자 주>

# 수산자원 감소 ‘뚜렷’

수산업이 처한 가장 심각한 위기는 수산자원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근해어업생산량은 1990년대에 접어들며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하향안정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 어업생산동향에 따르면 1990년 147만1810톤을 기록했던 연근해어업 생산량은 2002년 109만5812톤으로 감소한 이후 100만톤 수준을 이어가다 2016년에는 92만9814톤까지 줄었다.

문제는 이같은 연근해어업 생산량 감소가 계단식 감소 추세를 보인다는 점이다.

실제로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이 지난해 12월 1일까지 집계한 TAC(총허용어획량) 대상어종의 생산량을 살펴보면 고등어 어획량이 5만7730톤으로 전년동기 9만4926톤에 비해 43.1%가량 감소했고 오징어는 전년동기 대비 32.5% 줄어든 4만1625톤에 그쳤다.

따라서 지난해 연근해어업 생산량 역시 100만톤 수준을 회복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 연근해어업 생산량이 90만톤대에서 고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연근해 수산자원은 어류양식업에서도 어분이나 생사료 등의 형태로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큰 실정이다.

이정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어업자원연구실장은 “과거의 어획량 감소추세를 보면 어획량이 감소한 후 점차 하향안정화추세를 그리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항인 국정과제 '우리바다 되살리기를 통한 연근해어업 생산량 110만톤'을 이루기 위해서는 수산자원회복을 위한 정부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늙어가는 어촌, 노후화되는 인프라

“바다위의 모든 것이 늙고, 낡아가는 실정이다.” 황춘옥 전국선망선원노조 위원장은 현재 수산업이 처한 상황을 이같이 지적한다.

실제로 선원통계연보에 따르면 국내 연근해어선원은 총 1만4692명으로 20~49세의 선원은 3252명에 그치는 반면 50대 이상인 선원은 1만1440명에 달한다.

수산업 종사자 역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수산업 종사자는 67만1840명으로 이중 50대가 24만4605명이고 60대가 22만6654명으로 전체 수산업 종사자의 3분의 2 이상이 50대 이상이었다.

수산인의 고령화와 함께 어선의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연근해어선은 2013년 4만7493척에서 2016년말 4만3806척으로 줄었다.

이중 선령 21년 이상의 노후어선 비율은 연안어선이 2013년 11.44%에서 2016년 17.53%로 늘었으며, 근해어선은 2013년 21.99%에서 2016년 33.74%로 증가했다.

수산물 유통을 위한 인프라 역시 노후화가 진행, 갈수록 높아지는 소비자의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를 앞두고 박완주 의원(더불어민주, 천안을)이 해수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위판장 189개소 중 냉동기를 갖춘 곳은 26.5%에 불과했으며 냉장기를 갖춘 곳은 26.5%에 불과했다.

또한 단 하나의 저온설비조차 갖추지 못한 위판장은 전체의 64.9%에 달하는 실정이다.

# 악화된 어장 환경

양식어업 역시 지속가능성에 적색등이 켜졌다.

통계상으로 양식수산물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00년대 이전까지 일반해면어업의 생산량이 수산물 전체 생산량의 증가세나 감소세를 견인했다면 2000년 이후부터는 양식어업 생산량이 전체 수산물의 생산량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2001년 광어류를 제외하고 63만9401톤이던 양식수산물 생산량은 2016년 179만5988톤으로 15여년간 3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이중 대부분의 물량이 해조류로 양식어업의 성장세는 과대평가되는 측면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001년 이후 증가한 수산물 생산량 중 해조류가 차지하는 물량이 전체 양식 수산물 생산량 증가분의 84.5%인 97만7894톤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해조류가 성장한 반면 어류와 패류는 어장환경 악화의 영향으로 생산성이 하락하는 동시에 생산량은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어류 생산량은 10만톤 미만에서 정체된 가운데 폐사율이 급증하고 있는데 특히 제주지역 광어양식장은 폐사율이 40%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또한 대표적인 패류양식품목인 전복 역시 주산지인 완도지역에서 폐사율이 40~50%에 달하는 실정이다.

문제는 이같은 어장환경 악화가 개선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마창모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양식산업연구실장은 “양식어장의 환경문제는 양식산업에 있어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제 단기적인 처방으로는 이 문제를 극복하기 어려운 만큼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재투자 막는 양식관련 제도

양식업과 관련한 제도 역시 지속가능한 양식산업을 위한 재투자를 가로 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

문제로 지목되는 대표적인 제도가 양식면허 제도다.

양식장 면허는 개인이 소유할 수 있는 일부 면허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면허가 어촌계와 계약을 체결하고 입어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어촌계와 계약을 체결하는 양식장은 전체 양식면허 칸수 중 개인이 이용할 수 있는 면적이 좁은 터라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국내 양식장이 노동집약적인 형태를 띠고 있으며 어가의 고령화나 인건비 상승 등이 맞물릴 경우 소규모 경영체는 더욱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또한 다수의 인원이 이용하는 양식장 면적에서 특정 주체만 어장청소나 사료변경 등을 통한 생산성 개선을 시도한다 해도 부정적인 외부효과 때문에 투입된 비용에 상응하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어업인들은 재투자에 소극적으로 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 연근해어업, 엄격한 관리·과감한 지원 이뤄져야

연근해어업의 문제를 해소키 위해서는 수산자원 문제에 있어 엄격한 관리와 함께 어업생산기반 유지와 생산성 제고를 위한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나라는 ‘수산자원 관리를 위한 규제의 백화점’으로 불릴 정도로 다양한 조업규제가 존재한다.

하지만 이를 실제로 관리하는 것은 미흡한 실정이다.

실제로 수산업계 내부에서도 ‘어업인들은 합법과 불법의 경계선상에서 조업을 한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따라서 무조건 다양한 규제를 만들어 낼 것이 아니라 실효성 있는 규제를 만들 필요성이 제기된다.

불필요하게 다양한 종류의 규제는 관리감독에 소요되는 행정비용을 급증시키는 요인이 되는데다 어업인들이 정부의 규제에 따르지 않아도 제재가 제대로 가해지지 않을 경우 제도 자체가 무력화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위한 과감한 지원이 병행될 필요성도 제기된다.

수산업을 영위하기 위한 생산수단과 인프라가 모두 낙후된 상황이지만 정부의 지원은 현재의 문제점을 개선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 양식어업, 환경관리·제도개선 필요

양식어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어장환경관리 대책마련과 기술혁신, 양식업 관련 제도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현행 어장관리법 12조에는 어업면허나 어업허가를 받은 자는 어장환경을 보전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어장청소를 실시토록 규정하고 있으나 정부와 지자체에서 이를 관리·감독하지 않고 있는 터라 사실상 사문화됐다.

정부가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어장환경은 극도로 악화됐으며 그 결과 고수온이나 적조 등 환경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해상가두리양식은 물론 육상수조식 양식장들마저 어장환경 악화에 따른 영향을 받고 있다.

따라서 우선 어장환경 개선을 위해 어업인에게 어장청소를 실시토록 하고 미이행시 어장재배치나 면허박탈 등 강력한 수단을 동원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더불어 양식어업 관련 제도를 개선, 신규인력 유입과 자본유입을 유도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수산업계의 한 전문가는 “양식장 10칸이 있다고 할 때 1명이 주인일 경우 파격적인 재투자를 통해 생산성을 개선할 수 있지만 이를 10명이 나눠서 소유할 경우 부정적 외부효과 문제 때문에 재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뤄지기 어렵다”며 “양식업도 하나의 비즈니스인데 지금처럼 양식장 10칸을 10명이 나눠서 운영하는 시스템으로는 생산성의 개선을 위한 투자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양식과 관련한 제도가 가진 문제점은 해방이후부터 지속적으로 누적된 문제로 다양한 현안들이 얽히고 설켜있다는 것”이라며 “단순히 자본유입을 위한 규제완화로 해결될 문제가 아닌 만큼 자본과 신규인력유입을 촉진할 수 있도록 획기적인 제도개선방안을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 ‘고투입 구조’ 개선책 마련돼야

수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우리 수산업의 고투입 구조를 개선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WTO는 지난해 열린 각료회의에서 과잉어획과 IUU어업에 기여하는 수산보조금을 규제해야한다는 데 뜻을 같이 하고 내년에 열릴 각료회의까지 수산보조금 금지협상을 이어가는 것을 골자로 한 각료결정을 채택했다.

수산보조금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면세유가 과잉어획에 기여하는 수산보조금으로 분류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산보조금 폐지로 면세유제도가 폐지될 경우 국내 수산업계에 미칠 파급효과는 엄청난 수준이다.

더불어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상승과 유가 상승 역시 부담으로 생산비 증가요인으로 작용, 어업인의 채산성을 악화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수산업은 연근해어업과 양식어업 모두 노동집약적인 고투입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일본 ‘어업구조개혁 프로젝트’의 사례처럼 비용절감이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혁신적인 생산구조를 제시한 어업인들에게 파격적인 지원을 이어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엄선희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부연구위원은 “어업인이 어려운 여건에서 힘들게 조업하기 때문에 어업인을 지원해야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들에게 안전하고 위생적인 수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한다는 측면에서 지원해야한다”며 “수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정부에서도 파격적으로 지원해야하며 어업인 역시 모든 것을 정부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비용절감과 생산성 제고를 위해 혁신적으로 접근해야한다”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kdh0529@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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