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화학농약이 환경오염의 주범처럼 인식되면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농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인축에 대한 독성을 비롯해 농산물내 농약잔류, 각종 병해충·잡초의 저항성 개체 출현 등으로 인해 농약의 위해성 및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는 제기되고 있어 미생물농약에 대한 활용방안이 적극 모색되고 있다.
미생물농약은 곰팡이, 세균, 바이러스 등과 살아있는 미생물이 생산하는 생리활성 물질을 원료로 한 것으로 인축이나 환경에 대한 안전성 및 독성 등에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화학농약이 오랫동안 병·해충·잡초 등으로부터 작물을 보호하며 식량안보에 일익을 담당해온 점을 감안해 볼 때 과연 미생물농약이 이같은 기능을 충족할 수 있느냐는데 있다.
미생물농약은 화학농약과는 다르게 살아있는 미생물 자체 또는 그 기능을 직·간접적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과학적인 해석이 부족한 경우가 많은게 사실이다.
이에따라 대부분의 미생물농약은 화학농약에 비해 효과가 나타나는 시간이 늦는데다 방제 효과가 낮고, 그 효과를 검증하는데 많은 시간과 경비가 소요되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더욱이 현재 사용되고 있는 미생물제 또는 토양미생물제는 식물의 병해충 방제에 대한 효과, 안전성 및 독성 등이 제대로 확인돼지 않아 일부가 미생물비료로 등록돼 유통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미생물농약은 인축독성이나 환경에 대한 영향이 적은 반면 효과적인 측면에서 농민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다가 현재 유통되고 있는 미생물제의 유통가격이 최고 3만원선에 거래되는 등 높은 가격 역시 미생물농약을 농민들의 손에서 멀어지게 하고 있다.
그러나 미생물농약이 널리 실용화되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대부분의 농민들이 관행농법에 너무 안주하고 있지 않느냐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재배작물에 병해충이 발생할 경우 농민들은 미생물농약에 비해 손쉽게 구할 수 있고, 효과도 빠른 화학농약쪽에 더 의존을 한다는 것이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농민들이 미생물농약을 기피하는 이유는 효과적인 측면보다는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농가의 의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안전한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종서 농림부 친환경농업과장도 “일반농법에서 친환경농업으로 전환하는 기간이 최소 1년에서 길게는 3년까지 걸리는 만큼 농가들의 인내를 필요로 한다”고 밝혔다.
미생물농약에 대한 이같은 농민들의 무관심은 관련업체의 투자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값싼 외국농산물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내 농약기업의 영세성으로 연구개발 투자비가 낮은 것도 있지만 선진외국의 연구개발 수준과 국내의 연구개발 수준을 비교해 볼때 실용화부문에서 현저하게 뒤떨어져 있는 것은 결국 농민의 관심과 비례한다는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물론 미생물농약이 화학농약에 비해 효과가 낮고 약효의 발현이 늦으며 적용병해의 제한 및 환경에 대한 불안전등 사용상에 제한이 많은게 사실이다.
또 제한된 장소, 소규모 시험에서는 방제효과와 수량증수 효과가 인정되나 이를 대면적에 적용하기 위한 대량생산, 제제화 및 사용기술 등 실용화 기술이 부족한 것도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농산물수입개방시대를 맞아 우리농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을 움직여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소비자의 요구(니즈)를 맞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기자명 길경민
- 입력 2002.01.21 10:00
- 수정 2015.06.20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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