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간편식' 수요 국내·외 꾸준히 증가
즉석섭취·즉석조리·신선편의식품 順… 편의점 중심 상품개발 매진
니즈에 따른 제품 개발… 수출유망 품목으로 자리매김 가능성 높아
맞벌이 가구·1인 가구 증가에 따라 라이프스타일이 달라지고 편의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HMR(가정간편식)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유통업계, 학계 전문가들도 HMR 시장은 무궁무진하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HMR 시장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우수 상품들의 수출 가능성은 눈여겨볼만하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HMR의 국내시장 규모는 2015년 출하액 기준 1조6720억원으로 2011년 1조1067억원 대비 51.1% 증가했다. 이에 따라 농협이나 조합공동사업법인 등에서 기존 단순 가공식품 생산, 판매에서 HMR 시장에 맞춘 다양한 상품들을 개발해야 농업인들의 수취가격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HMR 시장의 현재와 해외시장을 살펴보고 농산물 산지 농업인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짚어봤다. <편집자주> |
# HMR 시장 급증
농식품부에 따르면 전체 HMR 시장에서의 즉석섭취식품 비중은 59.3%로 가장 높았으며 즉석조리식품(34.9%), 신선편의식품(5.7%)순으로 나타났다.
즉석섭취식품의 국내 시장 규모는 2015년 출하액 기준 9922억원으로 2011년 6652억원 대비 49.2% 증가했다.
즉석섭취식품의 주된 품목은 도시락으로 2015년 출하액의 4446억원으로 44.8%를 차지했다.
도시락은 국내 출하비중이 84%이며, 항공기 기내식 등 수출이 16%를 차지한다. 국내 도시락은 편의점(40%), 도시락 전문점(30%), 외식업체(20%), 온라인(10%) 등으로 유통된다.
즉석조리식품은 국내시장 규모가 2011년 3815억원에서 2015년 5843억원으로 53.2% 증가했다. 최근 식품가공·포장, 보관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국·탕·찌개류, 스프류, 미트류 등의 간편식 레토르트 제품 출시가 늘어난 것도 시장 규모 증가의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즉석식품에 포함된 간편식 레토르트 제품을 중심으로 한 유통구조는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와 기업간거래(B2B) 비중이 약 8대2정도이다.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는 대형할인점(39.9%), 체인슈퍼(19.5%), 편의점(7.0%)순으로 나타났다.
즉석조리식품 중 간편식레토르트 식품의 소비시장 규모는 2015년 기준 1287억원으로 2013년 1052억원에서 22.3% 늘었다.
또한 신선편의식품의 국내 시장 규모는 출하액 기준 2015년 956억원으로 2011년 601억원에 비해 59.1% 증가했다.
신선편의식품은 시장 형성 초기에는 단순 세척 샐러드류 제품 위주였으나 최근에는 치즈, 건과류, 닭가슴살 등 구성재료가 다양해지면서 출하 규모가 늘어났다.
신선편의식품은 가공, 포장, 유통 시 물리적 상해를 받기 쉽고 저장 및 유통단계에서 품질이 저하되기 때문에 대부분 제조업체에서 소매채널로 바로 유통되는 특징이 있다. 기업 간 거래(B2B)와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시장은 약 3:7이다. 신선편의식품 중 간편과일과 샐러드의 대형할인점·체인슈퍼 판매액은 2013년 208억원에서 2015년 309억원으로 최근 3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대형할인점의 샐러드 판매액은 2013~2015년간 연평균 17.1% 증가율을 보였는데 이는 소포장, 요리용 손질 채소 등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제품 출시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김성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HMR시장은 지금보다 앞으로의 성장이 더 기대되는 만큼 대기업을 비롯한 유통업체들은 편의점을 중심으로 한 상품개발에 매진할 것”이라며 “미국과 일본, 중국 등도 식품시장에서 HMR이 차지하는 부분이 과거에 비해 훨씬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 HMR, 세계적인 추세
일본, 미국에서도 가정간편식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이들의 니즈에 따른 제품이 개발될 경우 수출유망 품목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일본에서는 우리나라의 HMR의 개념을 나카쇼쿠(내식:자택에서 먹는 것을 전제로 직접 만든 가정 요리)라고 표현한다. 또한 조리가 완료된 테이크아웃 식품으로 구입 후 며칠 내에 소비되는 식품을 뜻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16년 일본 내 나카쇼쿠 시장규모는 출하액 기준 8조5758억엔(조리냉동식품·냉장식품·레토르트식품 등 비교적 보존성이 높은 식품은 제외)으로 전년대비 101.3%를 기록했다. 간편식은 소비자에게 일상 생활을 보조하는 식품으로 여겨지며 2012년도 이후 꾸준히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나카쇼쿠 시장은 안정적인 성장을 통해 2020년 시장규모가 8조9873억엔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일본 소비자들은 비빔밥 상품 형태에 대해 해동 또는 가열 후 바로 먹을 수 있는 냉동식품을 가장 선호(54.7%)했으며 다음으로는 전자레인지로 가열해 먹을 수 있는 상온식품(35.9%)을 꼽았다.
또한 향후 이용하고 싶은 찌개류 상품은 물을 붓거나 냄비에 데워 바로 먹을 수 있는 레토르트식품(42.2%)이었다. 잡채는 해동 또는 가열 후 바로 먹을 수 있는 냉동식품이 56%로 가장 높았다.
aT는 일본 소비자들의 니즈를 맞춘 제품 개발을 위해서는 일본인들이 선호하는 감칠맛, 깊은 맛 등 육수의 풍미를 강조한 상품의 장점을 부각해야 한다고 밝혔으며 채소를 다량 함유해 1일 섭취 채소량을 섭취할 수 있다는 점 등으로 소비자의 건강의식을 자극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가정간편식 시장규모는 2016년 302억2570만달러로 전년보다 1.1% 증가했다. 냉동 간편식 부문은 전체 매출의 42.7%를 보이며 가장 큰 점유율을 차지했다. 이어 포장 샐러드(17.1%), 식사 대용식(11.1%), 냉장 간편식(10.5%)순이었다.
미국 가정간편식 시장은 상온 간편식과 건조 간편식, 냉장 간편식, 냉동 간편식, 포장 샐러드 식사 대용식, 밀 키트 총 7개 시장으로 세분화된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1년 가정간편식 시장규모는 385억4680만달러로 2016년보다 27.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식품 시장은 편리하면서 양질의 음식을 원하는 트렌드가 대세다. 특히 이동하면서 즐길 수 있거나 최소한의 준비로 짧은 시간 내 조리 가능한 가정간편식 제품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HMR 식품 중 미국 내에서 소비가 유망되는 품목은 장아찌와 김치, 된장, 두부, 냉동·냉장 간편식, 분말 제품 등이다.
발효식품은 미국에서 기능성 효능으로 인지도가 탄탄하다. 두부는 채식주의자들에게 단백질 공급원이며 체중 감량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포만감을 주는 저칼로리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지도가 높다. 냉동·냉장 간편식은 한식에 국한된 제품이 아니라 라자냐, 스파게티, 볶음면류 등 미국에서 잘 알려진 일품요리가 좋다는 게 aT 관계자의 전언이다.
미국은 20년 전부터 분말 제품의 식사 대용식 시장이 탄탄하게 형성돼 있기 때문에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가장 먼저 시급하다. 수출 유망 품목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수출시 포장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서원상 퍼시픽 자이언트 부사장은 “미국에 도전하는 업체는 식품포장에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영철 플레어 대표는 “포장이 유통의 기능을 갖추고 소비자들에게 어필될 수 있는 형태여야 한다”며 “맛과 향, 제품의 형태, 유통기한 등 모든 요소가 처음 출시 그대로 유지되는 게 가장 좋은 포장”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