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이 가장 많이 쓰고 있는 농기계인 경운기에 가상과 현실이 결합한 혼합현실(MR)기술이 만나 농기계 사고를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16년 기준 국내 경운기 보유대수는 58만여 대로 전체 농기계의 3분의1을 차지하고 있으며, 55%의 농가가 운반·방제 등 다양한 농작업에 사용하고 있다. 

반면 경운기는 전체 농기계 안전사고의 50%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도로주행시 안전에 취약해 치사율 또한 자동차 교통사고의 6배나 돼 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농촌진흥청은 농기계 사고 중 치사율이 가장 높은 경운기 사고예방을 위해 가상의 공간에서 경운기 안전운전과 사고를 체험할 수 있는 ‘경운기 안전교육용 시뮬레이터’를 개발했다.

그동안 농기계 교통사고의 사망자는 도로주행에 취약한 경운기에서 대부분 발생, 도로주행시 안전운전에 대한 교육 강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그러나 실제 경운기를 이용한 차도에서의 교육은 사고발생 위험과 이에 대한 책임부담 등으로 이론 위주의 교육과 일부 구내 실습교육 중심으로 수행해 왔다.

이번에 개발한 경운기 시뮬레이터는 운전자가 VR기기(HMD)를 착용하고 핸들, 변속레버, 브레이크 등 운전조작 장치를 보면서 실제 경운기와 같이 조작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혼합현실 방식으로 구현했다.

혼합현실 방식은 실제 경운기 운전조작 장치와 조작하는 손의 움직임을 3D 이미지화하고 가상현실과 결합해 운전자가 착용하고 있는 VR기기에 출력된다.

체험자는 수준에 따라 S코스, T코스 및 차도, 농로 등 도로주행 연습과 안전사고가 많은 내리막길 조향클러치 조작, 오르막길 기어조작, 야간 등화장치 미작동, 방향지시기 미사용 등에 의해 발생되는 사고체험을 할 수 있게 설계됐다.

이번에 개발한 경운기 안전교육용 시뮬레이터는 산업체 기술이전을 완료했으며, 올해 시·군농업기술센터 등 농업인 교육기관에서 사용자 체험교육과 효율성 등을 검증한 후 내년 이후 보급을 추진할 계획이다.

덥거나 추운 농한기에 주로 이루어지는 농업인 교육에 이번에 개발된 시뮬레이터를 활용하면 폭염이나 혹한 등의 기상조건에 관계없이 실내에서 상시 체험교육이 가능해 경운기 안전사고를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유용 농진청 재해예방공학과 연구사는 “앞으로 농기계 교육현장에서 실효성을 높이고 다양한 체험교육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현장감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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