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용 노동집약적 생산구조, 한계에 직면하다

[기획] 대형선망어업 구조재편, 어떻게 추진해야하나
금융지원은 도산 막기 위한 임시방편…근본적 해법 안돼
김동호 기자l승인2018.05.15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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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근해어업의 대표주자인 대형선망업계가 위기를 맞고 있다.

‘수산업계의 삼성’이라고 불리우던 대형선망업계의 수산물 생산액은 2016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대형기선저인망업종에 뒤처졌다.

또한 지난 3월에는 누적된 어획부진으로 대형선망선사 1개소가 도산을 맞이했고 남은 선사 역시 경영난에 직면해있다.

대형선망업계가 처한 상황과 선망업계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구조재편방안에 대해 짚어본다.

  <上> 한계에 직면한 고투입 생산구조
  <中> 일본 대형선망어업, 어떻게 달라졌나
  <下> 대형선망업계 구조재편 방안은

# 어장축소와 어족자원감소에 ‘휘청’
대형선망업계가 어려움에 처한 것은 수산자원감소에 따른 어획부진과 한·일 어업협정 지연에 따른 어장축소가 가장 직접적인 이유로 손꼽힌다.

수산정보포탈에 따르면 지난해 대형선망선사의 수산물 생산량은 14만8664톤을 기록했으며 생산금액은 2098억1412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수산물 생산량이 6만톤, 생산금액이 600억원 이상 줄어든 수치이며 생산금액이 최고점을 기록했던 2011년에 비하면 절반 정도의 수준이다.

이처럼 생산액과 생산금액이 줄어드는 것은 한·일어업협정이 지연되면서 출어할 어장이 축소된데다 연근해수산자원이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대형선망업계는 봄어기에 일본 EEZ(배타적경제수역) 일대에서 주로 조업을 해왔다. 하지만 한·일어업협정이 장기간 지연되면서 봄 어기에 출어할 어장이 크게 줄었다.

어장이 축소됐지만 제주도 일대나 서해 일대의 어장으로는 출어하는 것도 어렵다.

부산공동어시장을 제외하고는 대형선망업계가 생산한 수산물을 유통할 수 있는 시장이 전무하다시피한터라 선망업계에서 장거리 조업에 나서는데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마일도 대형선망수협 지도과장은 “일본 EEZ 해역에서의 생산량은 10% 수준에 불과해 영향이 적다고 하는 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것”이라며 “고등어는 성장이 빠른 어종인터라 국내 선사들이 일본 EEZ해역에서 조업하는 시기 동안 어군의 성장이 가능한데다 선사에서는 치어가 잡히는 해구에서의 조업을 회피할 수 있어 한·일어업협정을 통한 입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 불황에 취약한 고비용 생산구조
대형선망어업은 연근해어업에서 가장 규모화된 선단으로 조업에 소요되는 비용이 매우 많은 업종인만큼 어획이 부진할 경우 선사가 입는 타격도 크다.

대형선망선단은 129톤급 본선 1척과 80~100톤급 등선 2척, 250~300톤급의 운반선 3척으로 구성되며 승선하는 어선원은 총 73명이다.

통상적인 근해어선의 본선이 50톤급 수준이고 선단조업을 하는 어선의 운반선도 100톤 내외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규모가 월등히 큰 것이다.

이처럼 선단의 규모가 큰 만큼 투입되는 비용 역시 많다.

대형선망수협에 따르면 대형선망선단당 평균 경영비는 120억원 가량으로 인건비와 유류비가 전체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이 가운데 올해부터 최저임금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선사의 인건비 부담이 증가했다. 또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국제유가는 상승세에 있어 향후 선사의 경영비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이란, 베네수엘라 등 주요 산유국의 지정학적인 위험이 커지면서 미국 원유제품의 재고감소 등의 영향으로 국내 유류가격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올해 고등어의 TAC(총허용어획량)가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선망업계의 구조재편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 언발에 오줌누는 자금지원
해양수산부에서는 한·일어업협정 지연에 대응해 긴급영어자금을 한도를 상향조정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자금지원만으로는 언발에 오줌누는 격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해수부는 지난 3월 기존에 어선 척당 5000만원으로 제한했던 긴급영어자금의 한도규정에서 동일인당 5000만원이라는 대출제한 조건을 삭제, 시행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한·일어업협정 지연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대형선망선사에서는 선단당 최대 4억원까지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경영악화가 장기화되며 4억원까지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는 선사도 3개소 밖에 안되는 실정이다.

문제는 이같은 금융지원이 대형선망선사의 도산을 막기 위한 임시방편일뿐 대형선망업계가 처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향후 수산자원관리가 한층 강화될 수밖에 없어 수산자원감소세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터라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구조재편방안을 마련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류정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빠른 경제성장을 이뤘지만 대형선망어업은 과거 저임금 노동에 기반한 고투입 노동집약적 생산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며 “향후 수산자원관리는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고 세계적인 추세 역시 어업과 관련한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선망업계의 경쟁력확보를 위한 구조재편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kdh0529@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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