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대형선망어업 구조재편, 어떻게 추진해야하나
생산제한·시장분산…각 어시장서 품질관리 강화해 어가 유지

▲ 일본 대형선망업계는 수산 인력 감소와 어획부진을 극복키 위해 다양한 조업경비 절감사업들을 추진중이다. 사진은 일본 카라츠 어시장에 정박중인 운반선.

일본 대형선망업계도 어획부진을 겪고 있지만 상황은 우리나라와 사뭇 다르다.

일본은 2008년 이후 수산업 기반을 재건하기 위해 정부와 어업인, 학계, 연구자 등이 모두 어업구조개혁프로젝트를 수립, 관련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일본 어업인들은 어업구조개혁 프로젝트를 통해 생산비를 절감, 어획부진속에서도 채산성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지난 16~18일 일본 후쿠오카시와 나가사카시를 찾아 일본 원양선망어협 관계자들로부터 일본 대형선망업계의 현황과 경쟁력 강화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上> 한계에 직면한 고투입 생산구조
  <中> 일본 대형선망어업, 어떻게 달라졌나
  <下> 대형선망업계 구조재편 방안은

# 조업경비 절감으로 수익성↑
일본 대형선망업계는 어업구조개혁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생산비를 절감해 나가고 있다.

일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어업구조개혁프로젝트는 수산업계가 개혁적인 어업모델을 제시하면 어업구조개혁 프로젝트 위원회가 이를 심의, 생산성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될 경우 어선현대화 비용을 여러형태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기존의 일본 대형선망어업은 본선 1척, 등선 2척, 운반선 2척 등 5척의 선박이 하나의 선단을 이뤄 조업하는 형태로 조업을 위해서는 60여명의 어선원이 필요했다.

하지만 수산분야의 인력 감소와 어획부진으로 조업경비 절감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일본 원양선망어협에서는 전담 인력 4명을 두고 조합원들의 경쟁력 제고방안을 꾸준히 모색해 왔다.

그 결과 원양선망어협 조합원 선사에서는 어업구조개혁 프로젝트의 사업에 10건을 지원했고 이중 9건은 사업이 완료됐다.

형태는 다양하다.

통상적으로 본선의 선복량을 기존 135톤에서 199톤으로 늘리되 각각의 조업여건에 맞춰 개혁적인 모델들이 제시됐다.

사업 결과는 성공적이었고 어업인의 만족도도 높았다.

실제로 어업구조개혁프로젝트 사업을 실시한 동양어업회사법인은 본선의 선복량을 199톤으로 늘려 선원의 복지공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운반선이 등선의 역할을 함께 수행토록해 5척의 선단구조를 4척으로 감축했다.

그 결과 승선해야하는 어선원의 수는 기존 60명에서 50명으로 줄어 조업경비를 크게 줄였다. 또한 본선의 선복량이 커지면서 어선의 안전성이 크게 개선됐다. 이를 통해 어업경영시 발생하는 가장 큰 리스크인 어선사고에 대한 우려를 줄이고 어업경영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카네코 이와히사 동양어업회사법인 사장은 “어획고는 기존과 비슷한 수준이 유지되는데 조업경비가 많이 줄어들면서 선사의 수익성이 많이 개선됐다”면서 “또한 본선의 선복량이 커지면서 안전성이 크게 개선되는 등 어업구조개혁프로젝트가 선사경영에 많은 도움이 됐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 생산제한·시장분산으로 어가유지
일본의 대형선망업계는 어시장을 분산시키고 각각의 어시장에서 품질관리를 강화, 어가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 원양선망어협 조합원들은 후쿠오카, 카라츠, 나가사키, 마츠우라 등 4곳에 마련된 어시장으로 분산해서 어획물을 위판한다.

각 어시장에는 어획물을 유통할 수 있는 충분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적정량을 생산·유통해 채산성을 확보하고 있다.

더불어 시장이 나눠져 있는 터라 일부 선단에서 생산량이 늘어나도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지는 않으며 원양선망어협에서도 조합차원에서 생산량 조절을 위해 나서고 있다.

조합에서는 어획량의 급증으로 어획물의 가격이 급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선주들이 참여한 가운데 회의를 개최, 생산량을 자율적으로 감축하는 동시에 자율규제안을 마련하고 있다.

더불어 위생적인 어획물 전처리로 어획물의 가치를 높이는 일 병행하고 있다.

이같은 구조는 올림픽식 경쟁조업이 이뤄지고 대형선망어선이 생산한 모든 어획물이 부산공동어시장으로 집중되는 우리나라와 대조된다.

카토 히사오 일본 원양선망어업협동조합장은 “일본 역시 과거에는 선사간 경쟁으로 자율적인 생산량 감축이 쉽지 않았다”며 “어획량이 줄어들면서 각 선사에서 위기감을 느끼게 됐고, 안정적인 어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다양한 제도로 경영안정 ‘도모’
일본 대형선망업계가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갈 수 있는 배경에는 어업경영안정을 위한 다양한 제도가 있다.

먼저 손꼽히는 것이 어획공제다. 어획공제는 평상시에 어획물 위판대금의 일부를 기금의 형태로 적립하되 일정기간동안의 평균어획금액에 미치지 못할 경우 기금에서 부족한 어획금액의 일부를 보전해주는 제도다.

이 제도를 통해 원양선망어협 조합원 선사에서는 한·일어업협정 지연에 따른 어획금액 감소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두 번째는 어업연료 가격 등 급등 대책의 일환인 어업경영안전망 구축사업이다. 유류기금은 평상시에 기금을 적립해두었다가 국제유가가 급등할 시 상승한 유류비의 일부를 기금에서 지원하는 제도다.

이같은 제도들을 통해 어획부진시에도 선사의 안정적인 경영을 도모하고 있다.

마코토 호타이 원양선망어협 부장은 “어업인들의 경영안정은 국민들에게 안정적으로 수산물을 공급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일본 정부에서는 어업경영안정을 위한 각종 제도들을 마련해 다양한 형태로 지원함으로써 수산업계의 안정적인 조업이 이뤄지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카토 히사오 일본 원양선망어업협동조합장

  "조합원 경영안정망 확보가 중요"

  “수산자원의 관리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어업인들의 경영안정입니다. 자원관리가 제대로 이뤄져 수산자원이 증가한다해도 어업생산기반이 붕괴될 경우 국민들에게 안정적으로 수산물을 공급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 16일 일본 나가사키시에서 만난 카토 히사오 일본 원양선망어협 조합장은 어업인 경영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카토 히사오 조합장은 “일본은 수산물 소비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일본 내에서 소비되는 수산물의 절반 가량을 수입수산물이 차지하고 있다”며 “또한 수산자원이 감소하고 있어 조합원들의 경영안전망을 확보하는 것이 원양선망어협의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조합원들이 어업구조개혁프로젝트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일본 국민들에게 전갱이를 비롯한 다양한 수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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