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사례]

정익환 토종다래팜핑 대표

토종다래 농장과 캠핑의 만남

명품주산지 일구고 6차 산업화 이루고파

▲ 정익환 대표

“한우하면 횡성, 인삼하면 금산이 떠오르듯 ‘다래’하면 원주를 떠올릴 수 있도록 원주를 토종다래의 대표 주산지로 만들고 싶습니다.”

강원 원주시에서 토종다래 재배(farm)와 캠핑(camping)이라는 이색적인 조합으로 토종다래팜핑(farmping)을 운영하고 있는 정익환 토종다래팜핑 대표의 꿈은 토종다래를 널리 알리고, 원주를 토종다래의 대표 주산지로 만드는 것이다.

 

# 쌀나무 세대에서 농업 6차산업화 대표로

도시에 살던 정 대표와 부모님은 6년여 전 원주시 호저면으로 터전을 옮겼다. 농업으로 도시에서의 생활 부럽지 않은 미래를 만들겠다는 각오와 함께였다. 농업과 관련한 경험이 없었던 정 대표는 우선 강원도 농업기술원과 원주시 농업기술센터 등 농업관련 교육을 진행하는 곳이면 어디고 빼놓지 않고 참석했다.

“소위 말하는 ‘쌀나무 세대’입니다. 쌀이 나무에서 난다고 생각했었죠. 그런 제가 공부만 하다가 농사를 지을 생각을 했으니 당연히 닥치는 대로 배우는 게 먼저였죠. 때마침 팜핑이 농업의 6차산업화 가운데 하나로 소개되던 시기였습니다. 교육을 다니면서 이를 알게 됐고, 토종다래의 6차 산업화를 팜핑으로 이루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정 대표는 토종다래팜핑이 만들어지게 된 과정을 이같이 밝혔다. 작목 선택에 대해 고심하며 관련 교육을 듣던 중 토종다래와 팜핑에 대해 알게 됐고, 이를 결합해 그만의 미래를 설계하게 된 것이다.

 

# 체험 프로그램·팜핑…토종다래 인식 확대

“산촌 출신이거나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 일부를 제외하고는 토종다래를 잘 모릅니다. 다래라고 하면 참다래라 불리는 키위를 떠올리죠. 토종다래에 대해 알리는 게 급선무로 판단됐습니다. 반면 희소성이 높아 아직까지 수요에 대한 걱정은 없다는 점은 장점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정 대표는 토종다래가 맛과 기능성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점에 팜핑을 통해 소비자와 일대일로 만나는 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농장에서 토종다래를 활용한 빵 만들기, 비누 만들기를 비롯해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토종다래 재배지 아래에서 캠핑을 함으로써 토종다래에 대한 인식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토종다래는 숙기에 30브릭스에 달할 정도로 당도가 높으며 알레르기 케어, 항암효과, 면역증진 등 다양한 기능성이 있는 만큼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온·오프라인 홍보를 지속하고 있다. 입소문을 타고 매년 방문객과 토종다래 생과 및 가공제품에 대한 구매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매년 각종 농산물 소비촉진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이유다.

▲ 토종다래 넝쿨 아래 마련된 캠핑 장소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 재배농가 늘리고, 명품 주산지 만들 것

재배농가가 많지 않은 작목을 재배하는데 따른 어려움과 6차산업화에 대한 부담도 있다. 토종다래는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다래임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으로 재배된 지 얼마되지 않아 관련 자료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특히 저장과 관련한 수확후관리기술은 가장 큰 아쉬움이라고 밝혔다.

“재배나 방제방법에 대해 20년 정도의 자료는 쌓여야 하는데, 이게 없으니 직접 부딪혀 익혀야죠. 수확 이후가 더 아쉽습니다. 숙기를 어느 정도 감안해 수확하고 배송하고 있지만 짧은 시간에 갑자기 확 익는 토종다래의 특성상 수확후처리기술을 통한 저장기간 연장은 중요한 과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배농가수가 적다보니 관련 연구가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정 대표는 토종다래 재배농가수가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토종다래를 지역 특화작목으로 육성하겠다는 원주시와 함께 토종다래 품목농업인연구회 활동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으며 지역 토종다래 재배농가들과 함께 원주 치악산토종다래 영농조합법인을 설립, 지역 토종다래 재배농가의 소득증대와 명품 주산지 육성에도 땀흘리고 있다.

 

# 소규모 농가 ‘독박 6차 산업화’ 벗어나야

아울러 6차 산업화와 관련해서는 농업인이 모든 일을 혼자서 다 해결해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전했다.

“청년농업인, 특히 6차 산업화를 통한 농업의 고부가가치화를 목표로 하는 농업인들은 재배·생산부터 가공·유통, 소비·홍보 등 만능이 돼야 하는 게 현실입니다. ‘슈퍼맨’이 돼야만 하는 농업의 현실은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소규모 농가에서도 아이디어만으로 성공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면 젊은 농업인들의 육성과 신규인력 유입이 이뤄지고, 활발한 창농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조정치 더착한농장 대표

고구마 말랭이·잼 '입소문'

지역 고구마농가와 손잡고 가공제품 개발·판매도

▲ 조정치 대표

# 농촌의 따뜻함이 그리워 선택한 귀농

“도시의 편안함에 젖어 농촌은 불편하다는 인식을 바꾸는 농사꾼이 되고 싶어요.”

조정치 더착한농장 대표는 외부에서 바라보는 농업에 대한 시선에 변화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원래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첫째 아이를 낳고 여러 가지 환경에 의해 귀농을 하게 됐습니다.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귀농을 했는데 생각했던 것 보다 농사가 많이 힘들더라고요.”

8년 전 서울에서 살며 건축회사를 다니다 3개월 만에 부모님이 농사를 짓는 강원 원주시 신림면으로 돌아간 조 대표는 “도시 생활에 각박함을 느껴 가족을 데리고 부모님 농장으로 들어갔다”며 “처음 귀농했을 때는 20여가지 작물을 기르다가 주력 상품을 정해서 기르기로 마음먹고 4년 전 부터는 고구마를 주력 상품으로 기르고 있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친환경 재배를 원칙으로 고구마를 재배하며 직접 재배한 고구마로 가공제품을 생산한다.

 

# 노력한 만큼 제 값을 받아야죠

“귀농 초기 농산물 유통에 대해 크게 고민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농사를 잘 지어서 아무리 좋은 농산물을 수확했다 하더라도, 제 때 판매를 하지 못한다면 상품 가치를 잃어 제 값을 받지 못하고 최악의 경우 아예 판매를 하지 못하게 되거든요. 실제로 지역 고구마 농가 중에도 저장시설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농가들이 있는데 판매시기를 놓쳐 발을 동동 구르는 농가들을 볼 때면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조 대표는 농업인들은 농산물이 제 값을 받지 못할 때 가장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에 조 대표는 지역 농가들과 함께 소득 증대에 고민을 하다 농업회사법인을 설립키로 마음먹고 현재 진행 중이다.

지역에서 고구마 농사를 짓는 농가들과 연합해 새로운 판매처 확보를 노리겠다는 것이다.이를 통해 자신이 직접 재배한 고구마로만 가공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에서 벗어나 다른 농가들이 재배한 고구마도 가공해 지역 농가들의 소득 증대에 기여하고 싶다는 게 조 대표의 포부다.

이와 관련 조 대표는 “꾸준히 판매되고 있는 고구마말랭이에 이어 최근 고구마잼을 출시했다”며 “소비자 반응을 살펴보고 있는데 친환경 고구마로 만든 잼이라는 점 때문에 제품의 우수성을 보고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조 대표 역시 귀농 초기 판로 개척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인터넷 직거래 판매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고 지역 로컬푸드 매장에 내놓는 고구마도 꾸준히 판매되고 있는 등 점차 판로가 확대되고 있다.

▲ 더착한농장에서 생산되는 고구마 말랭이.

# 농업의 불편함이 아닌 가능성을 봐주세요

조 대표는 “최근 청년농업인연합회가 조직돼 활발한 교류가 이뤄지고 있어 다행이다”고 전했다.

사실 조 대표가 처음 농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궁금한 게 있어도 문의할 곳이 없었지만 최근에는 청년 농업인들이 어느 정도 늘어나면서 처음 농사일에 뛰어드는 청년들도 시작하기가 수월해졌다.

이에 대해 그는 “최근 협업 농장으로 시작하는 청년농업인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사실 농업은 혼자서 시작하기 너무나도 힘들다”고 고충을 토로하며 “아무 학습과 경험 없이 농업에 뛰어드는 것 보다 협업 농장으로 시작해 경험을 쌓은 뒤 나중에 독립해 자기만의 농업을 꾸려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고 말했다.

그 예로 조 대표는 “농업은 내 의지와는 상관없는 일들이 많이 발생하는데 예를 들면 가뭄이 발생했을 때 말라가는 농작물에 걱정이 생기고 비가 너무 많이 오면 농작물이 썩을까 걱정이 된다”며 “아무리 1년 농사계획을 계획해도 그대로 되는 경우는 절대 없다”고 귀농후의 경험을 전했다.

그럼에도 조 대표는 “이 같은 어려움을 해결하는 재미도 있는 게 농업”이라며 “흙을 직접 만지고 땅 위에 서서 직접 농사를 짓는 일은 너무나도 축복 받은 일이니 농업에서 재미를 찾는 청년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도시는 빠른 것이 장점이지만 농촌은 천천히 흘러가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하는 조 대표. 그는 지금도 농업·농촌의 잠재력을 활용해 미래의 성공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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