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오 우상목장 2세

[농수축산신문=안희경 기자]

"내 소를 만들어야 진짜 내 목장"
자가 TMR급여… 젖소 경제성 올려

▲ 유현오 우상목장 2세

낙농목장은 최근 2세의 유입이 늘어나는 축종 중 하나다.

특히 장치산업으로 초창기 자본이 많이 드는데다 납유권으로 통용되는 기준원유량, 즉 쿼터가 있어야 납유가 가능하기 때문에 신규농의 진입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도시생활자로 직장생활을 하던 2세들이 녹록지 않은 도시생활에 후계를 결심하는 경우도 많고 처음부터 목장 승계를 목적으로 관련학과를 진학해 후계수업을 받는 2세들도 많다.

우상목장은 도시생활을 하던 2세가 아버지의 병환으로 목장에 들어온 케이스다.

흔히들 낙농목장은 승계이후 탄탄대로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강한 노동강도와 까다로운 생산체계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상목장의 2세인 유현오 씨는 규모확대와 생산성 증대를 목표로 후계 이후 목장의 생산량을 늘리며 우상목장의 2막을 열고 있다.

가족과 함께하는 행복한 목장을 운영하고 싶다는 유현오 씨를 만나러 경남 함양으로 가보자.


# 후계농 진입 후 생산량 25% 늘어

1989년 후계자 자금을 받아 송아지 7마리로 목장을 시작한 부친은 여러 위기를 겪으며 목장을 키워왔다. 2012년 약한 뇌졸중으로 자리에 누운 아버지가 걱정돼 유 씨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목장으로 들어왔다.

“그렇게 목장에 들어오면서 두 가지 목표를 세웠습니다. 목장의 규모를 늘리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이었습니다. 낙농에도 경영 개념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 씨는 평균유량을 늘려 목장의 생산성을 증대시키고 쿼터를 늘려 목장 규모를 확대시키기로 하고 그 때부터 ‘전쟁’이 시작됐다. 자기소를 만들어야 진짜 자기 목장이 된다고 말한 아버지는 차근차근 알려주는 것보다는 직접 경험하기를 원했다. 

“소가 엄청 죽어나갔습니다. 수의사를 불러 배를 가르고 기록을 하면서 공부를 했습니다. 그렇게 문제를 찾아내다 보니 저의 소를 만든다는게 뭔지 어렴풋이 알겠더라구요.”

낮은 유량을 고민하던 유 씨는 결국 자가 TMR 급여를 시작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젖소의 경제성이라는 생각에 산차를 늘려 경제수명을 늘리는 방식을 선택했다. 실제로 우상목장의 평균 산차는 3.4산으로 평균 목장보다 높다. 

“무조건적인 원유생산량 증가에만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젖소의 생리를 고려해 풀을 많이 먹고 건강하게 키워 산차를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유 씨가 목장에 들어온 지 6년만에 쿼터는 25% 정도 늘어나 현재 1600리터를 납유하고 있다. 
 

# 즐기면서 일하고 싶어

유 씨가 들어온 뒤 우상목장의 젖소들은 덩치가 작게 개량됐다. 큰 체구의 젖소에서 원유를 최대한 뽑아내는 것보다는 자기가 관리하기 쉬운 체구로 개량했다.

“소가 크니까 관리도 어렵고 수정을 할 때도 어려워 일부러 작게 개량을 했습니다. 소가 편하면 저도 편하고 그게 최상의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이러한 생각은 목장 곳곳에서 드러난다. 착유실은 공기의 흐름을 위해 아래와 위쪽에 모두 창문을 내줬다. 착유기의 콤프 진공탱크도 별도로 격리해 먼지와 소음을 줄였다. 소는 물론 작업자에게도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그의 아내 이현정 씨는 함양 시내에서 목장형 유가공 제품을 판매하는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세 딸인 가은이, 다은이, 수현이의 이름 앞자를 딴 ‘가다수 밀크맘’은 현오 씨가 꿈꾸는 미래와 맞닿아 있다. 

“우유생산량을 3톤까지 늘려 애엄마가 하는 카페에서 파는 제품공급에 무리가 없도록 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아이들 이름을 걸고 제품을 파는 만큼 제품을 만들어 맛이 다르면 버릴 정도로 초심을 지키고 있죠. 아이들과 아내와 함께 목장을 행복하게 꾸려나가는 것이 가장 큰 꿈입니다.”
 

[이것만은 개선해 주세요!]

① 기존 목장 경영방식의 개선과정에서 부모세대와의 마찰이 힘들어요

② 생산현장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요

③후계농들을 위한 전문교육의 부재로 오로지 아버지 세대에 의지해야 해요

관련기사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