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나 국립축산과학원 가축개량평가과 농업연구사
성공적 개량의 조건 유전·환경적 요인 반반 작용
무조건 좋은 정책 선호하기 보다 농가 환경에 맞춰 선택해야

[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가축개량평가과는 가축의 국가 단위 유전능력 평가를 담당한다. 쉽게 말해 전국의 한우·젖소 농가에 정액을 공급할 우량한 씨수소를 평가·선발하는 것이다.

“한우 산업이 성장하고 발전하려면 한우 농가의 소득 향상도 함께 가야합니다. 결국 좋은 소를 만들고 잘 키울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죠. 그 핵심은 개량에 있습니다.”

박미나 연구사는 가축개량평가과에서 한우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1960년대 출하체중이 400kg 전후이던 한우를 현재 800kg, 소위 슈퍼소라고 불리는 소의 경우 1톤에 가깝게 키울 수 있게 된 데에는 개량의 역할이 컸다고 말한다. 국가 주도 하에 이어져 온 계획적인 개량이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이란 것이다.

하지만 박 연구사는 효과적인 개량을 위해선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 더 훌륭한 소를 선발하려는 연구자들의 노력 외에도 농가의 노력이 더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좋은 정액을 쓴다고 다 좋은 결과가 나오는 건 아니에요. 농가들은 흔히 좋은 정액을 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가축 개량 방법이라 여기죠. 하지만 좋은 정액을 구하지 못했더라도 여러 방법으로 좋은 소를 생산해낼 수 있어요.”

좋은 정액을 쓰는 것에만 집중하다보니 농가들 사이에선 늘 평가 순위 상위권에 있는 정액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 하지만 연간 생산 가능한 정액량이 정해져 있다보니 원하는 정액을 구하는 일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박 연구사는 성공적인 개량을 위해 정액 선택만큼 중요한 것이 환경 요인이라고 말한다. 무조건 좋은 정액을 쓰기보다 각각의 농가 환경에 적합한 정액을 쓰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이다.

“같은 부모에서 태어난 자식들도 키, 체중 등이 모두 다르듯 동일한 씨수소의 정액을 쓴다고 해도 다양한 결과가 나올 수 있거든요. 개량의 효과는 유전적 능력이 절반, 환경 요인이 절반을 차지해요. 농가들이 이 점을 고려하며 장기적인 개량 계획을 세워나갔으면 좋겠어요.”

그는 씨수소 평가 순위는 평균적인 수치일 뿐 무조건 좋은 결과를 보장하는 지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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