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이 후보자 성향·공약 등 충분히 이해 못해

[농수축산신문=이남종 기자]

오는 14일 치러지는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선거가 눈앞에 다가온 가운데, 조합원들이 후보자들의 성향이나 공약 등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가운데 치르는 ‘깜깜이 선거’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농기계조합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사장 선거 접수마감인 지난달 31일까지 접수된 후보자는 기호 1번 강창용 두루기계(주) 대표, 기호 2번 후보 김신길 (주)에스에이치 대표, 기호 3번 후보 이광원 (주)미래하이테크 대표 등 3인으로 압축됐다.

선거는 무기명 비밀투표로 이뤄지며 후보자는 등록일로부터 선거전날인 오는 13일까지 선고공보와 인쇄물, 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규정됐다. 하지만 이번선거의 경우 선거운동가능 기간동안 설 연휴가 끼어 있어 실질적인 선거운동 가능기간은 1주일에 미치지 못 한다. 따라서 통상 2월 말경 있어왔던 정기총회를 앞당겨 치루는 것은 후발주자들의 선거운동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득권 측의 의도적인 행태가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선관위는 선거당일 후보자합동연설회를 개최키로 하고 최초 20분에서 11분으로 축소하기로 합의를 했지만 중소기업중앙회의 권고에 따라 아예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선거당일 홍보물 400부를 비치해 조합원들의 투표결정에 이해를 돕기로 합의했지만 이 역시 취소돼 선거 당일 조합원들은 후보자들의 공약과 비전을 전달할 기획가 박탈됐다는 비판적인 여론이다.

조합원들의 핸드폰 번호 등 정보를 파악하기 힘든 후발주자들은 실질적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조건이라는 것이다.

한편 기호 2번 후보 김신길 에스에이치 대표는 최근까지 농기계조합 이사장을 역임했으며 지난 1일부로 사임했다. 김신길 후보는 아세아텍 대표 자격으로 이사장에 당선됐지만 이후 아세아텍이 중견기업으로 분류되면서 ‘중견기업 대표는 이사장을 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이사장 자격 여부에 대한 논란이 있어왔다.

농기계업계 관계자는 “선거는 공정한 경쟁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 후발주자들이 충분히 자신들의 공약이나 능력 등을 조합원에게 알지지 못한 가운데 선거가 치러지게 돼 선거 이후에도 이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농기계조합 이사장은 단순히 농기계조합에 대한 운영을 넘어 농기계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자리인 만큼 조합원들이 충분히 후보를 검토하고 투표를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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