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료, 영업이익 '최악'…종자, 수출실적 '미진'
무기질비료업계, 원자재 가격 상승세
부산물비료업계, 지원사업 예산↓ 매출액·수요 감소
종자 수급 불안·검역 문제 애로

[농수축산신문=서정학 기자] 

비료·종자업계에 그늘이 드리우고 있다. 무기질비료업계는 연속된 농협 계통구매가격 인하 등으로 지난해 최악의 영업이익 실적을 기록했다. 부산물비료업계도 지원사업 예산 축소로 농가 수요가 감소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종자업계는 정체된 내수시장을 벗어나고자 수출 확대를 모색하고 있으나 종자 수급 불안, 검역 문제 등으로 애로를 겪고 있다. 

[비료] 

# 무기질비료업계 지난해 영업이익 700억원↓

무기질비료업계는 지난해 최악의 영업이익 실적을 보인데다 지난 1분기 원자재 가격도 상승세를 보여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한국비료협회에 따르면 6개 회원사의 지난해 비료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94억원 가량 낮아졌다. 2017년에는 전년 대비 279억원, 2016년에는 576억원이 각각 감소했다.

무기질비료업계는 이에 대한 원인으로 농협의 연속된 계통구매가격 인하와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 운송비·인건비 등의 경영비 상승, 비료 수요량 감소 등을 꼽고 있다.

이와 관련 농협은 지난 2월 올해 무기질비료 계통구매가격을 평균 0.2% 낮춘 바 있다. 농협은 농업인의 경영비 부담 경감을 이유로 무기질비료 계통구매가격을 올해까지 4년 연속 낮췄다. 이로써 현재 무기질비료는 2015년 대비 약 25% 인하된 가격으로 농협을 통해 공급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무기질비료의 주요 수입 원자재 가격은 지난 1분기까지 상승세를 보였다. 관세청에 따르면 무기질비료의 주요 수입 원자재인 요소 평균가격은 지난 1분기 톤당 320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 298달러 대비 약 6.8% 상승한 수치다. 이에 따라 비료업계는 계통으로 공급을 하면 할수록 적자가 커지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조규용 한국비료협회 이사는 “업계는 현재의 계통구매가격으론 생산비도 건지기 어려운 상황이다”며 “그럼에도 농협의 계통 물량이 시장의 95% 가량을 차지해 계통 계약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매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 부산물비료 업계, 매출·신청 감소 

부산물비료(유기질·부숙유기질비료)업계는 지원사업 예산 축소의 여파로 매출액과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국내 부산물비료는 대부분 ‘유기질비료 지원사업’의 보조를 통해 공급된다. 지원사업 예산 내에서 농업인은 지원을 신청한 물량의 부산물비료 구매 비용을 일정 부분 지원 받는다.

그러나 유기질비료 지원사업 예산은 올해 1341억원으로 지난해 1490억원 대비 10% 줄었다. 2017년 예산은 1600억원이었다.

이처럼 지원사업이 축소되면 농업인이 지원받을 수 있는 부산물비료의 양도 줄게 돼 업계의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유기질비료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유기질비료 지원사업에 참여한 업체들의 매출액은 약 6400억원으로 전년 약 6643억원 대비 3.6% 정도 감소했다.

김은혜 유기질비료협동조합 국장은 “유기질비료 지원사업의 예산 감소는 곧바로 농가 신청 감소와 업체의 매출액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 1분기 실적은 집계되지 않았으나 회원사들로부터 지난해보다 어렵다는 얘기를 심심치 않게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김 국장은 “농가의 부산물비료 지원 신청량이 매해 400만톤 정도인데 반해 지원되는 비료량은 2016년 이후 280만톤 정도를 나타내고 있어 농업인의 수요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종자]

# 해외채종 의존도 높아 채종 수급·검역 애로

지난해 종자업계는 수출액이 감소하는 가운데서도 매출액이 소폭 상승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6년부터 매년 감소하고 있는 수출액으로 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한국종자협회에 따르면 46개 회원사의 지난해 채소종자 총 매출액은 약 2872억3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약 0.6% 늘었다. 하지만 채소종자 수출액은 약 501억8200만원으로 전년 576억원 보다 약 13%나 줄었다. 

이와 관련 종자업계에선 지난해 해외채종 수급 불안, 검역 문제 등으로 주요 업체들의 수출실적이 미진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현재 국내 종자업계는 전체 채종량 중 90% 가량을 해외에서 채종하고 있다. 때문에 해외채종지의 기상이 좋지 않거나 병해충이 발생하면 채종량이 줄고 발아율이 낮아져 상품화가 어려운 종자가 늘어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이는 업체의 수급 문제와 직결된다.

또한 검역비용도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해외채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현실을 감안할 때 해외채종 종자를 국내에서 가공해 다시 해외로 수출하더라도 이중의 검역 비용이 발생하고, 검역이 까다로워 이를 통과하지 못할 시 반송에 따른 비용도 고려 대상이 된다.

한 종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주요 해외 채종지인 중국 등에서 이상기온이 발생해 전체적인 채종량이 줄었고, 일부 업체는 검역을 통과하지 못해 아예 물량을 반송한 사례도 있었다”며 “내수시장에선 한 업체가 종자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업체가 비슷한 종자를 공급해 파이를 뺏는 땅따먹기 경쟁이 수년 째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수출도 검역 문제와 수출용 종자개발의 어려움 등으로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지난 1분기에는 주요업체의 국내 고추 종자 판매 실적이 회복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끝>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