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수산비즈니스의 중심, 브뤼셀 수산물엑스포
중국관 비중 대폭 늘어
MSC·ASC 인증 업체도 증가

[농수축산신문 브뤼셀=김동호 기자] 

보스턴, 칭다오와 함께 세계 3대 수산박람회로 손꼽히는 브뤼셀 수산물엑스포가 지난 7~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됐다.

매년 5월경 개최되는 브뤼셀 수산물엑스포는 유럽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주요 수산물 생산자와 공급자의 거래가 이뤄지는 비즈니스의 장인 동시에 국제 수산물 트레이더들의 만남의 장이다.

‘2019 브뤼셀 수산물엑스포’를 찾아 현장의 분위기와 최근의 국제 수산물 상품 동향에 대해 살펴봤다.
 

(上) 브뤼셀 수산물엑스포
(下) 수출지원사업, 새로운 전략 필요
 

# 88개국 2007업체 참관

SEP(씨푸드 엑스포 프로세싱) 주최로 마련된 브뤼셀 수산물엑스포는 세계 3대 수산박람회로 손꼽히는 박람회로 규모나 질적인 측면에서 최고의 박람회로 인정받고 있다. 총 10개홀 4만559㎡에 88개국 2007개 업체가 참관, 수산비즈니스 중심으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브뤼셀 수산물엑스포의 특징은 원물이 중심을 이룬다는 것이다. 세계 각국에서 생산되는 수산물 원물들이 거래되는 만큼 참관업체와 바이어 모두 거래 규모가 매우 큰 편이다. 특히 올해에는 기존에 비해 1개 홀을 늘려 수산물 가공을 위한 설비 등에 대한 전시도 늘었다.

브뤼셀 수산물엑스포와 우리나라 국내 박람회와의 차이점은 개막식이 없다는 점이다. 국내 박람회의 경우 주요 내외빈이 참석하는 개막식과 개막식에 이은 내외빈의 현장 투어가 이뤄진다. 때로는 내외빈의 개막식과 현장투어가 메인 행사인 것처럼 인식되기도 한다. 하지만 브뤼셀 수산물엑스포에는 별도의 개막식도, 내외빈을 위한 별도의 행사도 마련되지 않았다. 오롯이 수산비즈니스만을 위한 엑스포인셈이다.

브뤼셀 수산물엑스포의 면모를 볼 수 있는 또다른 지표는 참관업체의 재참관 비율이다. 브뤼셀 수산물엑스포는 한해 전시회가 마감되기전에 다음해 전시회 부스의 99%가 마감된다. 오랜 기간 참관한 국가를 중심으로 우선권이 부여되며 특정 국가가 한해라도 참관하지 않을 경우 해당 부스의 자리는 다른 국가로 우선권이 넘어간다.

수산물엑스포 참관객에 대한 관리 역시 철저하다. 수산물엑스포 장소에 입장할 수 있는 뱃지는 참관업체에도 제한적으로 지급되며, 행사에 VIP로 초청되지 않은 바이어의 경우 1인당 60유로를 내야한다.

브뤼셀 수산물엑스포의 한국관 시설을 담당한 웍스아이의 장전복 부장은 “브뤼셀 수산물엑스포는 민간기업이 운영하는 수산물엑스포로 행사의 성과나 질적인 측면에서 매년 성장하고 있다”며 “운영성과를 볼 때 이같은 성장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박람회장 메인 출입구 인근에 위치한 중국관.

# 약진하는 중국

올해 박람회장에서 느껴진 점은 중국 수산업이 매우 빠른 속도로 전 세계에서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다는 점이었다.

중국관의 경우 메인 출입구에 가장 근접한 5~7홀에 집중적으로 배치돼있는데, 그 숫자나 규모면에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분산돼있는 부스를 한데 모으면 중국관이 하나의 홀 전체를 모두 채우고도 남을 만큼의 부스를 채우고 있었으며 취급하는 수산물의 품목 역시 다양했다.

중국관에서는 수산물 원물에서부터 다양한 저차가공품까지 모두 선보이고 있었으며 세계의 바이어들 역시 세계수산물의 주요 공급자 중 하나인 중국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중국 국가관 뿐만 아니라 중국의 지자체관 역시 다양했다. 이번 수산물엑스포에서는 중국 푸젠성과 베이징에서도 별도로 참관, 해당 지역에 적을 둔 다양한 기업들의 상품을 전시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국제인증에서도 발전을 보여주고 있었다. 중국의 기업들은 MSC(해양관리협의회)·ASC(양식관리협의회) 인증, BRC(영국도소매협회 식품안전규격) 인증, FSSC(식품안전인증재단) 등 다양한 인증을 획득한 상품을 무기로 세계 시장을 두드리고 있었다.

▲ 브뤼셀 수산물엑스포에는 파란색의 MSC 인증 마크를 받은 수산물을 전면에 내세우는 업체가 많았다.

#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잡은 MSC

브뤼셀 수산물엑스포에서는 MSC와 ASC인증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업체의 비율이 매우 높았다.

유럽과 캐나다, 미국 등 주요 서구국가는 물론 동남아시아 국가를 비롯한 개도국에서도 MSC와 ASC인증을 획득한 곳이 많았다.

눈에 띄는 곳은 중국과 베트남이었다. 중국은 불법어업 등으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MSC인증을 받는 어업이 꾸준히 늘고 있다. 실제로 이번 박람회에 참관한 기업중 10개 이상의 기업이 MSC또는 ASC인증을 부착한 가운데 홍보를 진행하고 있었다.

베트남 역시 MSC와 ASC인증의 확산속도를 보여주고 있었다. 베트남은 수산물 생산량이 많은 축에 속하는 국가 중 하나이지만 수출시장에서 각광 받지는 못하는 나라 중 하나다. 하지만 이번 박람회에서는 참관업체의 대부분이 수입국이 요구하는 MSC와 ASC 인증을 취득, 이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방글라데시 국가관에도 MSC와 ASC, BRC인증을 전면에 내세우며 적극적으로 판촉에 나서고 있었다.

변성민 수협 LA수출지원센터장은 “유럽과 미국에서는 MSC와 ASC인증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매우 일반적인 일이 되고 있다”며 “방글라데시, 베트남 등 개발도상국에서도 MSC인증을 받은 곳이 많은 것은 수입국인 유럽과 북미지역 국가에서 인증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상품을 전시하지 않은 부스에 참관객들이 모여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 상품을 전시하지 않는 부스

브뤼셀 수산물엑스포에서는 상품자체를 전시하지 않고 상담을 진행하는 부스도 많았다.

주로 오랜기간 브뤼셀 수산물엑스포에 참관한 기업들이다. 기업들은 그들이 확보한 부스를 상품전시공간이 아닌 카페테리아로 구성, 부스에서는 주로 상담만을 진행하고 있었다.

기존의 거래업체를 비롯한 바이어들과 사전에 일정을 잡아 박람회장소를 오로지 만남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업체는 와인, 맥주 등 간단한 주류와 함께 수산물로 만든 식사를 거래업체 측에 제공하고 있었다.

반면 가공상품은 높은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수산물은 원물 또는 전처리가 이뤄지는 냉동·냉장 수산물이었으며 가공상품은 캔 또는 커틀렛 형태의 수산물이 주류를 이뤘다.

장전복 부장은 “박람회 참관기업들이 샘플상품을 선보이지 않은채 부스를 카페테리어 형태로 활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오랫동안 참관해온 업체들은 굳이 상품에 대해 소개를 할 필요가 없는 경우가 많은 터라 박람회 장소를 상품소개를 위한 공간보다는 비즈니스를 위한 만남의 장으로 구성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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