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홍정민·박현렬 기자] 

바나나·망고 등 열대과일 수입량
지난해 52만톤 30% 증가
체리·키위 등 온대과일 59% 증가
레몬·깔라만시 등 '디톡스 열풍'
건조칩·과일원액 수요 증가

돼지고기 수입량 지난해 사상 최대
스페인산 이베리코 인기몰이에
검증 안된 '4대 진미' 마케팅도

허위 광고·원산지 둔갑 판매 등
수입 냉동·냉장육 관리 필요
국내 축산업 경쟁력 제고해야

과일수입량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시장 개방 확대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들의 기호가 다양해지면서 수입품목과 수입국도 다변화되는 중이다.

주요 신선 과일 수입량은 2000년 32만톤에서 연평균 5%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1% 많은 82만톤이었다. 
 

# 열대과일 30%·감귤류 47% 수입량 증가해

▲ 2016년 이후 체리, 망고, 아보카도 등의 수입 농산물이 연간 1000톤 이상씩 수입되고 있다.

부류별 수입량을 살펴보면 바나나, 파인애플, 망고를 포함한 주요 열대과일 수입량은 2010년 40만톤에서 지난해 52만톤으로 30% 증가했다. 망고의 경우 국내 수요 증가로 수입 대상국이 다변화되면서 2010년 1000톤에서 2018년 1만7000톤으로 13배 정도 늘었다.

오렌지, 자몽, 레몬을 포함한 주요 감귤류 수입량은 2010년 12만톤에서 지난해 18만톤으로 47% 증가했으며 포도, 체리, 키위, 석류 등 주요 온대과일 수입량은 2010년 7만5000톤에서 지난해 11만8000톤으로 늘어 열대과일(30%), 감귤류(47%)보다 증가폭(59%)이 컸다. 특히 체리는 국내 수요 증가로 수입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2016년부터는 칠레산이 수입되면서 하반기 수입량이 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수입과일의 구매를 늘리는 이유로 '국산과일보다 수입과일의 품목이 다양해서'가 가장 많았고 '수입과일의 가격이 국내 과일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해서'가 뒤를 이었다.

1990년 연간 1000톤 이상 수입된 과일은 바나나와 자몽뿐이었고 1991년에는 파인애플의 수입이 개시됐다. 2000년에는 바나나, 오렌지, 파인애플, 포도, 키위의 수입량이 늘었으며 2016년에는 체리, 망고, 석류, 아보카도, 블루베리, 멜론이 추가돼 연간 1000톤 이상 수입되는 대표 신선과일 수는 13종으로 증가했다.


# 수입 과일 거부감 없어져

소비자들이 새로운 과일에 대해 낯설게 느끼지 않고 거부감이 없어지면서 가격이 너무 비싸지 않다면 새로운 종류의 과일을 구입하고 있다. 수입포도의 경우 과거에는 포도알은 크지만 씨가 있는 레드글로브가 주로 수입됐으나 최근에는 씨가 없고 당도가 높은 청포도와 적포도의 수입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또한 매스컴에서 기능성 성분이나 다이어트 식단, 요리법 등으로 소개되면서 해당 과일 소비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보카도에 함유된 불포화지방산이 매스컴과 SNS(사회적관계망서비스)에서 자주 소개되면서 아보카도 수입이 급격하게 늘었다.

디톡스 열풍으로 바나나와 자몽, 레몬, 깔라만시 등 생과와 건조칩, 과일원액 등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바나나의 경우 다른 과일에 비해 오래 보관할 수 있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인기몰이 중이다. 지난해 대형마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수입과일은 바나나로 최근 몇 년 동안 굳건하게 1위를 지키고 있다. 


# 포장·배달·건강 트렌드 변화 주도

이에 이마트는 ‘하루 하나 바나나’를 출시했다. ‘하루 하나 바나나’는 6개의 바나나가 들어 있는데 바로 먹을 수 있는 바나나부터 며칠 동안 보관했다가 먹어야 하는 바나나까지 포함돼 있다.

잘 익은 바나나를 묶음으로 사면 숙성도가 같아 곧 상하는 단점을 해결한 것이다.

한국야쿠르트도 바나나 1개를 포장한 ‘돌 바나나’를 선보이고 있다. 야쿠르트 아줌마가 매일 아침 바나나를 집까지 배달해주는 방식이다. 하루에 1200원이며 1인 가구에서 아침 대용으로 주문하는 횟수가 늘고 있다.

스타벅스에서는 2009년 6월부터 바나나를 팔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스타벅스의 바나나 판매량은 70만개가 넘어섰으며 바나나가 함유된 음료도 스테디셀러로 손꼽힐 만큼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최근 건강을 중시하는 트렌드를 토대로 아보카도 인기가 고공행진 중이며 명절 선물세트에서도 대표 주자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아보카도는 롯데마트의 수입과일 매출순위에서 2015년과 2016년 매출 10위에 들지 못했지만 2017년 처음으로 7위에 등극했다. 또한 다른 대형유통업체의 매출도 전년대비 2배 가량 늘었다.

이와 관련 아보카도에 함유된 지방의 80%가량은 불포화지방산으로 이 중 리놀산이 콜레스테롤의 산화와 분해를 막아 뇌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사들이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에게 추천하고 있다.
 

# 수입돼지고기 4월 중순까지 15만톤 넘어서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수입 돼지고기는 지난달 중순까지 검역기준으로 수입량이 15만1057톤을 나타냈다. 미국산 6만988톤, 독일산 2만6787톤, 스페인산 2만4403톤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약 10% 감소한 상태다.

그러나 ‘이베리코 흑돼지’에 대한 관심이 최근 수년간 이어지면서 스페인산 돼지고기는 국내 시장을 본격 공략 중이며, 수입 돼지고기가 가격과 품질측면에서 국내산 못지 않은 경쟁력을 갖춰나가고 있는 형국이다. 

업계의 모 교수는 “흑돈, 백돈 얘기하는데 소비자들이 섭취하는 것은 백색돈”이라며 “백색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흑돈은 차별화된 전략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 시중에 유통 중인 가짜 이베리코 흑돼지 사진.

이베리코로 대변되는 수입의 역습은 수입량 증가는 물론 확인되지 않은 ‘4대 진미’라는 차별화 마케팅까지 나오면서 소비자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이선우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국장은 “지난해 돼지고기 수입물량은 2010년도에 비해 2.5배 가량 늘어나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며 “하지만 이베리코 물량은 조사에 의하면 2000톤 이내로 적은 물량인데 차별화 마케팅으로 나름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고 말했다.


# 수입육 전반적인 관리가 필요해 

중국, 베트남 등에서 ASF(아프리카돼지열병)가 발병하면서 앞으로 국내 수입량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지만 수입 돼지고기가 물밀 듯 국내로 쏟아져 들어오면서 허위·과장 광고나 원산지 둔갑 판매 등에 대한 소비자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3월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백대용 소비자시민모임 부회장은 “소시모는 이베리코 흑돼지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지만 수입육 전반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어 수입되는 냉동, 냉장육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자혜 소비자시민모임 회장은 “이베리코를 통해 소비자들의 축산물에 대한 기대가 달라지고 있다”면서 “방목이나 도토리를 사료로 먹였다는 마케팅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는데 이젠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져 국내 축산업도 이에 부응해 위생, 안전 등을 고려하는 등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앞으로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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