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MSC, 경쟁을 넘어 공생으로
수산자원, 관리만 잘해도 연간 생산액 4조원
MSC인증 확산되면 수산자원관리에 긍정적
비용 최소화하고 수산업계 부가가치 높이는 정책 병행돼야

[농수축산신문=김동호 기자] 

 

“연근해어업의 연간 생산액은 4조원이 넘습니다. 자원을 잘 관리한다면 매년 4조원이 넘는 생산이 발생한다는 뜻이죠. MSC(해양관리협의회) 인증을 비롯한 에코라벨은 우리 바다의 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인증이라고 생각해야합니다.”

류정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MSC인증을 비롯한 에코라벨 인증이 수산자원을 보호하기 위한 인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류 선임연구위원이 생각하는 MSC에 대해 들어봤다.

# MSC를 어떻게 생각하나

“당대만을 생각하는지 후대까지 생각을 할 것인지의 문제다. 플라스틱 제품들이 것은 우리에게 편리함을 주는 것은 분명하다. 소비자들이 누리는 편리함은 결국 환경오염으로 이어지고 이는 곧 소비자들을 위협하는 문제로 다가온다.

수산자원 역시 마찬가지라고 봐야 한다. 바다의 자원을 우리 세대에서 다 써버릴 것인지, 아니면 잘 관리하고 보존해서 지속가능한 자원으로 후대에 넘겨줄 것인지의 문제다. MSC는 우리가 수산자원을 잘 관리해서 후대에 넘겨주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라고 생각해야한다.

지금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구매하는 수산물이 지속가능하게 생산된 것인지 남획으로 생산된 것인지를 알지 못한다. 남획으로 생산된 것은 거부하려 해도 알지 못하기 때문에 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MSC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좋은 수단이자 도구다. 전 세계의 수산업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수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기준인 MSC 규격을 제정했다. MSC규격에 부합하는 어업이라면 지속가능한 형태로 생산된 수산물이라는 것을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특히 MSC가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잡은 만큼 우리 수산업계도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 국내 MSC는 어떤 단계라고 보는지

“우리나라 수산업계와 수산물 수요자들에게는 이제 시작단계다. 생산자들은 이제 인지도가 생겨나고 있으며 수요 측면에서는 다국적 기업들이 MSC를 이끌고 있다. 실제로 다국적 호텔 프렌차이즈인 콘래드호텔의 총주방장이 밝힌 것처럼 다국적 기업의 본사에서는 국내에 위치한 계열 호텔 등에 MSC인증 수산물을 일정 비율이상 취급하지 않을 경우 페널티를 주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아젠다인 유엔 SDGs(지속가능발전목표)에도 수산자원의 지속가능성이 천명돼있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국내에 인증수산물의 비율이 낮을 경우 다국적 기업에서는 MSC인증을 받은 수입 수산물을 구매해야한다. 이건 우리 수산업계 입장에선 손실이다.

더불어 지금은 MSC가 시장에서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는 요소이지만 유럽 시장처럼 MSC가 보편화된다면 MSC는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필수요소가 될 수 있다. 이미 유럽이나 북미시장으로 수산물을 수출하는 기업에서는 인증에 대한 압박이 가해지고 있는 것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이제 시작단계이지만 인증이 확산된다면 수산자원관리에 긍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 MSC와 병행돼야 하는 정책이 있다면

“연근해어업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MSC가 아니더라도 최근 수산자원관리가 강화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어획량을 늘리는 것은 분명히 한계가 있다. 잡더라도 보다 상품성 있는 개체를 어획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은 100만톤에 4조원이 넘는 생산금액을 기록하고 있다면, 향후에는 80만톤을 어획해도 5조원을 넘길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소비자들이 지불해야하는 수산물 비용을 높이자는 의미가 아니다. 이제까지 버려지고 있는 것을 앞으로는 버려지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다. MSC를 통해 자원관리가 잘 된다면 적게 잡아도 가치는 더 올라갈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어선어업의 생산비를 줄여주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 노동집약적인 고투입 어업구조가 이어진다면 우리 수산업은 지속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들이 병행돼야 한다. 즉, 어업구조조정이 아닌 ‘어업정책’이 필요하다. 비용을 최소화하고 수산업계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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