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규제가 굴 패각 재활용 걸림돌

[기획] 버려지는 자원, 굴 패각
굴 패각, 예외규정 통해 자원으로 재활용해야
일본, 폐기물로 분류해도 예외규정 광범위 하게 허용
미국, 폐기물로 보지 않아
김동호 기자l승인2019.08.20 18:51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농수축산신문=김동호 기자] 

- 일본, 어장조성·생물상 개선 등에 활용

- 미국, 주 별로 건설·미화용 자재로 활용…수집시 세금환급 제도도 도입

 

굴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굴 패각이 굴 주산지의 골칫덩이가 되고 있다.

굴 주산지인 경남 통영시 등의 지역에서는 굴 주 생산시기인 매년 10월부터 다음해 5월까지면 굴 가공장에서 대량의 굴 패각이 발생,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는 동시에 지역 주민들의 민원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굴 패각 발생의 현황을 진단하고 향후 굴 패각의 자원화를 위한 정책대안을 살펴본다.

 

<上> 골칫덩이가 된 굴 패각

<下> [지상중계] ‘굴 패각자원화, 무엇이 필요한가’ 국회 토론회

 

# 방치되는 26%, 어업인의 생산비 증가로 이어져

우리나라의 연간 굴 패각 발생량은 28만톤에 달하는데 이중 26%는 연안의 공터에 야적되거나 방치되고 있다.

굴 패각 발생량은 알굴 평균 중량의 약 9배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를 국내 알굴 생산량에 적용했을 때 지난해 국내에 발생한 패각은 약 28만톤 수준이다. 발생되는 패각 중 절반 가량은 비료 또는 사료로 이용되고 나머지는 각굴 판매나 채묘용으로 활용된다.

문제는 2010년부터 굴 패각이 제대로 처리되거나 자원화되지 못하고 야적 또는 방치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통영시 내부자료에 따르면 처리방안이 마땅치 않아 야적되는 굴 패각이 2010년부터 발생해 최근에는 전체 굴 패각 발생량의 26% 가량이 적정하게 처리되지 못한채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에서 발생되는 굴 패각이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중국으로부터의 굴 패각 수입은 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김 종자생산용 굴 패각 수입량은 2016년부터 빠르게 증가, 이제 중국산 굴 패각 가격은 45.6%가 오른 포대당 2만6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굴 패각 처리방안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어업인들과 굴 가공업계의 생산비가 증가하고 있다. 굴 패각의 육상매립시에는 톤당 14만원이 필요하며 해상투기시에는 톤당 2만원이 들어간다. 또한 패화석으로 활용하는데에도 톤당 2만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 꽁꽁묶인 제도가 재활용 막는다

강한 규제가 굴 패각의 재활용을 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법령중 수산부산물과 관련한 법령은 폐기물관리법과 자원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을 비롯한 9개 법률이다.

이들 법령 중 폐기물관리법이 재활용을 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현행 폐기물관리법에 따르면 굴 패각은 사업장 폐기물로 분류된다. 또한 배출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사업장의 경우 굴 가공과정에서 1일 300kg이하의 굴 패각이 발생해도 생활폐기물로 분류되며 세척, 파쇄 또는 분쇄했다하더라도 폐기물로 분류된다.

이처럼 폐기물로 분류되다보니 굴 패각의 운송 등에 제약이 가해지며, 굴 패각의 재활용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다. 특히 식품 등의 원료가 되는 탄산칼슘 등으로 가공했을 경우 ‘쓰레기’를 원료로 했다는 리스크가 상존하기 때문에 굴 패각을 가공해 만든 원료를 선뜻 이용하기도 어렵다.

폐기물 관리법의 규제 방식 역시 문제점 중 하나다. 폐기물 관리법 시행규칙은 사전 확인이나 분석 없이 재활용할 수 있는 경우를 나열하고 이 외에는 모두 사전 확인과 분석을 요구하는 포지티브 방식으로 이뤄져 있다. 이 때문에 굴 패각을 재활용하는 방식이 매우 제한적이며 패각의 운반 역시 쉽지 않은 실정이다.

 

# 日, 예외규정으로 자원화 촉진

일본은 예외규정을 통해 굴 패각의 자원화를 촉진하고 있다.

일본에서 굴 패각은 ‘폐기물 처리 및 청소에 관한 법률’상 폐기물로 분류된다. 굴 생산과정에서 해역으로부터 양륙, 알굴가공과정에서 발생한 굴 패각은 폐기물처리법이 적용되고 어업활동에서 배출된 굴 패각은 일반폐기물로 분류된다. 또한 식료품제조업 등에서 발생한 굴 패각은 산업폐기물로 구분된다.

기본적인 규정은 우리와 유사하지만 예외규정을 통해 굴 패각을 자원화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일본은 지자체의 굴 패각 유효이용 관련 가이드라인에 따라 패각이 어장조성에 이용될 경우 폐기물 처리법률을 적용받지 않는다. 또한 해양오염방지법 및 해상재해 방지에 관한 법률 3조에서 폐기물은 ‘인간이 불요로 하는 물질(기름 및 유해 액체물질은 제외)을 의미한다’고 규정, 굴 패각은 폐기물에 해당되지 않는다.

즉 일본은 기본적으로 굴 패각을 폐기물로 보지만 예외규정을 광범위하게 허용해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열어놓은 것이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굴 패각을 어장조성 등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후쿠오카 현에서는 ‘굴 패각의 유효이용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수립해 현에서 정한 품질관리기준을 충족시키는 파쇄 굴 패각을 바다의 저질개선과 생물상 개선 등에 활용한다. 다만 어장 조성에 이용할 경우 굴 표면에 부착된 유기물이나 기타부착물을 제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 美, 폐기물 아닌 자원으로 접근

미국은 우리나라나 일본과 달리 재활용이 예정된 물질은 폐기물로 간주하지 않는다.

미국의 자원보전 및 재생법(RCRA)은 폐기물에 한정해 환경청의 규제대상으로 본다. 하지만 재활용이 예정된 물질에 대해서는 폐기물로 간주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물질이 생산과정상의 일부에 속하고 버려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할 경우 ‘비폐기물 결정(Nonwaste Determination)’이 적용된다. 이에 따르면 재활용 수요가 높은 굴 패각은 우리나라와 달리 폐기물의 범주를 벗어나 있다.

특히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는 주 법률에 따라 2007년부터 굴 패각의 육상직매립을 전면금지했다. 이는 굴 패각이 알루미늄캔이나 병처럼 굴 자원조성, 건설용자재, 미화용자재 등 다양한 사용용도가 있는 자원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미국 정부는 굴 패각을 연안어장을 조성하거나 어장환경개선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미국내 15개주, 75개 이상의 굴 복원 프로젝트에 대해 재정지원을 주도한 바 있다. 메릴랜드 주에서는 1993년 체사피크만의 굴 자원회복을 추진키로 한 이후 ‘메릴랜드 굴 회복 실시계획’을 수립·시행했다. 굴은 여과섭이기능을 수행, 하루에 50갤런의 해수를 정화함으로써 체사피크만의 신장 역할을 한다. 다른 주에서도 굴 패각이 갖는 굴 자원회복과 어장환경 개선의 가치를 높이 평가, 쓰레기처럼 매립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일부 주에서는 굴 패각 수집시 세금을 환급해주는 방안 등도 도입해 굴 패각을 경쟁적으로 수집, 연안에 살포하고 있다.

 

# 제도개선·연구개발로 굴 패각 자원화 길 열어야

우리나라도 제도개선과 연구개발을 통해 굴 패각을 자원화할 수 있는 길을 열 필요성이 제기된다.

일본과 미국의 사례로 볼 때 굴 패각은 사용하기에 따라 어장환경개선 등에 재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현행 제도로는 재활용의 길이 막혀 있는 만큼 제도를 개선하는 동시에 정부 주도로 굴 패각의 친환경적 이용가능성을 검증, 패각을 하나의 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경회 부경대 교수는 “국내에서 발생하는 굴 패각이 28만톤에 달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산업폐기물로 처리되고 일부만 농업용 저질개선제나 석회비료, 산업용 원료로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는 폐기물로 분류되는 현행 제도의 문제점에서 기인한 것으로 폐기물관리법을 비롯한 관계법령에서 예외규정을 통해 패각을 폐기물이 아닌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어업자원연구실장은 ‘수산부산물의 친환경 이용 및 산업화 전략연구’ 보고서에서 “일본과 미국의 사례 모두 굴 패각의 친환경 이용이라는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일본과 미국의 사례처럼 우리나라도 정부주도로 굴 패각의 친환경적인 이용가능성과 효과를 검증하고 환경부와 협의해 폐기물 최소화 및 재활용률 제고, 어장환경개선 등을 달성하기위해 노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동호 기자  kdh0529@aflnews.co.kr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동호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안내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주식회사 농수축산신문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08140  /  등록일자 : 2008.11.06  /  제호 : 농수축산신문
발행인·편집인 : 최기수  /   주소 : (06693)서울특별시 서초구 방배천로2길 12(방배동)  /  대표번호 : 02)585-0091
팩스번호 : 02)588-4905,490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상희
Copyright © 2019 농수축산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