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농업정책이 소비자중심의 고품질농산물 생산체제로 전환되고 있는 시점에 걸맞게 농기계를 비롯한 종자, 농약 등 농자재업계도 새로운 시장의 트렌드인 `소비자만족''이라는 키워드에 걸맞는 마케팅전략 수립에 여념이 없다.
`고객만족에서 고객감동까지''
최근 변화하고 있는 농자재 시장의 마케팅 트렌드를 재조명해본다. 〈편집자 주〉
■농기계
신제품보다 중고
소형보다는 중·대형, 수동보다 자동
지난해부터 국내농기계 시장이 줄면서 신제품보다는 중고농기계가 잘팔리고 중·소형보다는 중·대형쪽으로 농기계 구매패턴이 양극화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소형농기계시장은 전년대비 3분의 1수준으로 매출이 크게 감소한 반면 대형농기계시장은 22% 감소에 그쳤다.
농협중앙회의 농기계구입자금 융자현황에 따르면 대동공업(주), 국제종합기계(주), 동양물산기업(주), LG전선, 아세아농업기계(주) 등의 종합형업체의 지난해 농기계시장은 7150억원으로 전년보다 32% 감소됐다.
이중 트랙터는 지난해 3118억원어치가 판매되 전년보다 54%가 감소됐다.
기종별로는 30마력이하인 소형트랙터는 지난해 242대가 판매돼 전년보다 250% 감소된 반면 30~55마력대에 달하는 중형트랙터는 지난해 1만2023대가 판매돼 전년보다 42% 감소되는데 그쳐 이같은 중대형 선호도를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대형기종 중 가장 마력수가 높은 60마력이상의 대형트랙터는 지난해 불황속에서도 2239대가 판매됐다.
이와 함께 좀 값이 비싸더라도 이용이 편리한 기종을 선호하는 추세이다.
이앙기의 경우 손이 많이 가는 보행이앙기가 전년보다 42%가 감소한 반면 이용이 편리한 승용이앙기의 경우 전년보다 3%만 감소하는 데 그쳤다.
업계관계자들은 트랙터보다 가격이 저렴한 이앙기의 경우 고급사양을 찾는 반면 가격부담이 비교적 높은 트랙터의 경우 구매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황차하 대동공업 영업본부 본부장은 “최근 농가의 경영적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농가들은 농업에 대해 장기적으로 투자를 꺼리고 있다”며 “이 결과 소규모 수도작 농가들의 농기계 구매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하나의 구매패턴의 변화는 중고농기계시장의 불륨이 커졌다는 것이다.
지난달 15일까지 농협중앙회의 중고농기계 융자신청에 따르면 8억4000만원어치로 지난해보다 16% 증가됐다.
특히 중고농기계의 경우 가격이 저렴해 주로 현찰 판매로 이뤄지고 있어 현재 농협중앙회의 중고농기계 융자신청금액보다 실제 구매규모는 더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중고농기계 거래가 활발해 지면서 이미 단종기종의 사용설명서와 부품리스트 책자를 요구하는 농가들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문 동양물산 국내영업팀 과장은 “지난해 인터넷을 통해 농기계 사용설명서를 요구했던 소비자는 연간 한두명에 달할 정도로 드물었지만 올해 들어 한달동안 설명서를 요구한 소비자는 10여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길운생 여주대동대리점 사장은 “지난해 중고농기계를 구입하는 농가가 차츰 늘어난데 이어 올해 중고 농기계 판매가 늘면서 올초 100여대의 중고농기계는 현재 30여대 밖에 남지 않았다”며 “올해 신규 시장이 40% 가량 감소된반면 중고농기계 시장은 40% 이상 증가됐다”고 밝혔다.
■ 종자
다수확보다 맛·튀는 모양
핵가족 겨냥 대과보다 중·소형과
종자업체의 신제품 개발 트랜드가 바뀌고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종자업체는 농민의 니드(Needs)에 맞춘 다수확품종 위주로 상품을 개발해왔으나 최근 종자의 최종 산물 구매자인 소비자의 니드(Needs)에 맞추기 위한 고품질 종자개발로 포커스를 옮기고 있다.
재배가 다소 까다롭더라도 소비자들의 구미에 맞아야 팔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종자업체는 병에 강하고 재배하기 쉬우며 다수확이고 크기가 큰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종자보다는 맛과 모양이 좋으면서 핵가족시대에 알맞는 사이즈의 중·소형과 중심으로 품종을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농우바이오 `청대무''(봄무), 신젠타 종묘 `태청무''(여름무) 등이 이같은 맛과 외형을 강조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소비자들의 구매선호도가 길죽한 무보다는 초록무 형태의 통통한 무쪽으로 변화한 것을 간파해 봄무와 여름무의 형태도 `통통한 형''으로 바꿔버린 것이다.
고추도 과거와 같이 바이러스 내병계 품종에 주력하는 데서 벗어나 매운맛은 줄이고 단맛을 보강한 품종개발에 혈안이 되고 있다.
세미니스 코리아의 `조양고추'', 신젠타종묘의 `포청천'' 등이 그것이다.
기존 종자와 차별화기하기 위해 모양과 색깔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