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MSC, 경쟁을 넘어 공생으로 13. 첫발 내딛은 지속가능 수산물
유럽시장, 지속가능성 인증은 프리미엄 아닌 기본
어업개선·새로운 판로확보 위해 지속·반복적 어업인 교육 필요

[농수축산신문=김동호 기자] 

세계 최초 ASC(양식관리협의회)·MSC(해양관리협의회) 해조류인증 미역이 탄생을 앞두고 있다.

MSC한국사무소는 지난 18일 서울역 프리미엄라운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세계 최초로 미역에 대한 ASC·MSC해조류인증을 취득한 기장물산의 사례 등을 설명했다. 이는 세계 최초의 해조류인증일 뿐만 아니라 국내 연근해에서 처음으로 인증을 받은 터라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이에 기장물산의 사례와 성과, 그리고 해조류인증을 위한 선결요건 등에 대해 짚어봤다.

 

# 지속가능 수산물 공급 첫발 내딛은 기장물산

기장물산이 ASC·MSC해조류인증을 받게 된 것은 연근해 최초의 사례로 지속가능 수산물을 공급하는 첫발을 내딛었다는데 의미가 있다.

해조류 ASC·MSC인증은 환경에 미치는 영향, 효율적인 관리, 사회적 책임, 지역공동체와의 소통 등을 주요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인증절차는 매우 까다롭게 진행된다. 특히 MSC는 수산자원의 양이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지, 해양에 미치는 영향 역시 지속가능성을 해치지 않는지를 보게 된다.

기장물산이 해조류 인증을 취득함에 따라 국내 연근해에서도 지속가능 수산물이 공급될 수 있게 됐다. 또한 동원산업이 참치어업분야에서 MSC인증을 취득하면서 향후 국내에서 MSC인증이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김민수 기장물산 대표는 “기장산 미역은 전남산 미역에 밀려 생산량이 감소해도 오히려 가격이 하락하는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ASC·MSC해조류인증을 통해 우리 바다를 보호하는 어업을 하는 동시에 수출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인증 취득으로 수출 본격화 ‘기대’

기장물산이 ASC·MSC해조류 인증을 취득하면서 기장산 미역의 유럽시장 공략이 본격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장물산은 지난 5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수산박람회에서 네덜란드 수산물 유통기업인 씨플래버(Seaflavors), 씨즈(Seads) 등과 국내산 미역의 수출을 위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는 해조류에 대한 서구 소비자들의 관심증대와도 맞물려있다. 유럽에서는 채식주의자와 새로운 식재료에 관심을 보이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해조류 수요가 늘고 있다. 뿐만아니라 일본의 이온그룹 등도 해조류 인증을 취득한 미역 등을 찾고 있어 일본시장에서의 수요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의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해조류를 공급하는 주요 국가중 MSC 또는 ASC인증을 받은 곳이 없는 터라 기장물산이 해조류 인증을 취득한 것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기장물산의 해조류 인증을 함께 준비한 김도훈 부경대 교수는 “이미 유럽시장에서는 MSC나 ASC와 같은 지속가능성 인증이 유통업체의 구매단계에서 프리미엄이 부여되는 인증이 아니라 구매를 위한 기본 인증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기장물산이 취득한 해조류 인증은 수출확대 뿐만 아니라 수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고 설명했다.

 

# MSC인증 확산, 인식개선에서 시작돼야

MSC인증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어업인의 인식개선을 선행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청산바다의 ASC인증 취득과 기장물산의 해조류 인증 취득 등이 이어지며 전남 완도군을 비롯한 지자체와 CJ, 풀무원 등 대기업에서도 MSC인증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MSC인증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수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어업인의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민수 대표는 “MSC인증을 획득하는 것은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다 관행적으로 이뤄져온것들을 전부 바꿔야 하는 것이 많다”며 “최근 지자체 등에서 인증에 동참하려는 곳이 나타나고 있는데 어업현장에서 MSC가 확산되기 위해서는 참여의지가 없는 어업인들은 과감하게 배제하고 의지가 있는 사람으로 구성해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업인들의 인식이 달라지는 것이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MSC를 통해 어업을 개선하고 새로운 판로를 확보하려면 어업인에 대한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패트리샤 비안키 MSC해조류 규격매니저는 “유럽에 위치한 대부분의 리테일러들은 모두 MSC인증수산물을 사용하고 있으며 지속가능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역시 매우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며 “한국의 어업인들이 수출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수산업이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바다를 잘 가꿔나간다는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MSC인증을 위해서는 수협, 영어조합법인 등 어업인의 자조조직이 나서는 게 더욱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서종석 MSC한국사무소 대표는 “어업인 개개인이 인증을 받으려고 할 경우 인증에 소요되는 비용이 클 뿐만 아니라 인증에 필요한 정보를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다”며 “일선 수협이나 영어조합법인 등 어업인들이 구성한 조직 차원에서 인증에 나설 경우 비용부담도 줄이고 관련 정보의 확보, 전문가 고용을 통한 어업개선 등이 훨씬 쉽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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