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하품 제값 받고 소비지가격 안정화 '일석이조'

[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上>어떻게 추진되나
<下>향후 과제는


'클릭 한번'으로
농산물 도매거래 OK

출하처 규모화·상품 규격화로
소비자 만족도 올리고
거래 안정화 도모 

 

농협경제지주가 다음달 18일부터 양파 ‘온라인농산물거래소’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농협은 온라인농산물거래소를 통해 출하자는 출하품을 제값 받고 판매하고 소비지 가격도 안정화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협의 온라인농산물거래소 시범사업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온라인 거래소 ‘가격 발견’ 기능할 것

농협 온라인농산물거래소는 기존에 농산물 거래를 위해 출하자와 구매자가 직접 공판장에서 상품을 거래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온라인 이미지와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다수의 생산자가 다수의 구매자와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온라인 도매시장의 개념이다.

정부의 농산물 수급관리, 가격시스템 선진화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사업으로, 가격안정 기능 강화와 물류 등 유통 효율성 제고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황규환 농협 온라인농산물거래소추진 TF(태스크포스) 팀장은 “일부 거대 도매업자로 인해 농산물 가격과 시장이 왜곡됐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온라인농산물거래소가 개설됨에 따라 새로운 가격 형성 구조가 만들어지는 등 ‘가격 발견’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규격화·표준화된 농산물 거래로 만족도 UP

그동안에도 일부 농협공판장에서는 기존의 공판장 인터넷 전자거래시스템을 활용한 농산물 온라인 거래는 있었지만 거래 품목과 구매자가 한정적이어서 온라인 거래 활성화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온라인농산물거래소 구축 과정에서는 이 같은 한계를 보완해 계통마트뿐만 아니라 공공급식, 중소유통업체, 중도매인, 창고업자 등 다양한 구매자가 참여하고 향후 거래 안정화 정도에 따라 품목도 다양화할 수 있도록 했다.

직접 상품을 보고 거래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상품 품질에 대한 우려를 감안해 출하처는 상품의 규격화·품질표준화가 가능한 광역연합사업단, 조합공동사업법인,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등을 중심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농협은 이 중 계약재배실적과 공급실적이 상위에 있는 10개소 이내의 산지농협부터 우선 참여하도록 할 예정이다.

양파는 저장성이 있는 중·만생종 피양파 또는 깐양파를 중심으로 크기에 따라 특·대·중·소로 세분화해 출하 표준규격을 마련했다.

 

정가·입찰거래 모두 가능...상장수수료는 3%

거래 방식은 정가거래와 입찰거래 두 방식 모두 가능하다.

정가거래는 출하처가 거래희망가격과 배송을 위한 최소 주문물량을 등록하면 구매자가 희망가격으로 거래하는 방식이다.

입찰거래는 출하처가 입찰 최저가격을 기재하고 배송 가능 최소 주문물량을 제시하면 구매자가 최저가격·물량 이상으로 입찰을 하는 방식이다. 농협은 일단 입찰 거래에서 최고가를 제시한 구매자가 최종 낙찰자가 되는 최고가 입찰을 기본으로 하되, 향후 거래 진행 상황에 따라 낙찰자 제시가 중 최저가를 일괄적용하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상장수수료는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보다 낮은 3%로 책정했다.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 농산물을 출하시 4%의 상장수수료가 부과되며 0.5%의 출하장려금을 지급받는다. 온라인거래소를 이용할 시 0.5%의 수수료 할인 효과가 발생하는 셈이다.

 

산지주재원 통해 클레임 빠른 해결 가능토록

낙찰자가 정해지면 파레트 16개 적재가 가능한 5톤 차량 단위로 배송을 진행한다. 다만 동일권역 배송의 경우 2~3코스를 묶어 한 파레트를 만들어 배송할 수 있지만 3코스를 넘어가면 물류 효율성이 현저히 떨어져 최대 3코스 이내로 배송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다. 온라인 거래 물량과 공판장의 경매 물량을 함께 배송할 수도 있다.

또한 농협은 비대면 거래를 통한 클레임 발생에 대비해 산지주재원 2명을 두고 구매자와 출하처간의 분쟁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산지주재원은 클레임 발생시 구매자가 업로드한 근거 이미지를 바탕으로 요청사유와 내용을 확인해 사안의 적정성을 판단하고 중재안을 제시하는 등 구매자·출하자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농협은 올해 온라인거래소를 활성화해 양파 1만5000톤을 거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오는 8월에는 깐마늘로까지 시범사업을 확대하는 등 2022년 본사업 개시 전까지 사업 안정화 기반을 점진적으로 다져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동영 농협 공판사업분사장은 “구매자의 참여가 사업 성공의 관건”이라며 “구매자에 대한 신용보증료 지원 등 다양한 지원책 마련을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분사장은 “현재 온라인 거래소와 관련한 해외사례를 연구하고 있다”며 “우리의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는 적합한 모델을 발굴한다면 적극 벤치마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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