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규격 개정 적극 참여…후발주자 입장 피력을
정부는 어업인이 MSC인증 취득할 수 있도록 수산자원·해양환경조사 적극 수행해야

[농수축산신문=김동호 기자] 

▲ MSC어업규격검토가 시작되면서 개정되는 MSC어업규격에 우리나라의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국내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5월 브뤼셀 수산박람회장에서 열린 MSC컨퍼런스 전경.

MSC(해양관리협의회)가 2022년 3월 MSC규격 개정판 공표를 목표로 어업규격검토(FSR, Fisheries Standard Review)에 들어갔다.

MSC는 국제적인 어업규격으로 급변하는 상황과 각 국가간 차이를 반영하기 위해 5년 주기로 FSR을 통해 어업규격을 검토하고 새로운 과학적 정보나 수산자원관리 모범사례, 이해관계자의 의견 등을 수집, 이를 논의한다. 최근의 MSC 확산세 등을 감안할 때 이번 어업규격검토에는 국내 전문가들이 적극 참여, 후발주자인 국내 수산업계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피력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 멸종위기종 보호·어구유실 방지 주요 안건으로

이번 어업규격 개정시 논의될 주요안건 중 우리나라에서도 주의가 필요한 것은 멸종위기종 보호와 어구유실방지다.

국내 연근해어업에서도 해양포유류의 포획이 이뤄지고 있는데다 통발어업이나 자망어업 등에서 어구유실이 꾸준히 발생, 유령어업문제가 심각한 경우가 많다. 특히 멸종위기종 보호문제는 미국의 전문가들와 환경단체들이 주도적으로 논의를 끌고나갈 공산이 크다. 미국은 해양포유류보호법을 바탕으로 자국에 수입되는 어업에 혼획방지대책을 마련하도록 하는 등 강도 높은 대책을 촉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어업이 서식지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평가, 복수종을 잡는 어업을 위한 관리방안 개발, 수산자원관리 관행 평가 검토, 어업자료가 부족한 어업의 평가와 심사를 위한 방안 도 함께 논의된다.

허요원 MSC한국사무소 어업매니저는 “FSR은 어업규격을 명확하게 하고 이해하기 쉽게하며 데이터 수집과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더욱 합리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수산물 생산량으로 전세계 14번째를 차지하는 수산업 강국으로 국내 수산전문가들도 FSR의 이해관계자로 참여, 우리나라의 의견도 어업규격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 국내 유통업체 관심 ‘확산’

최근 MSC인증 수산물에 대한 국내 온·오프라인 유통업체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FSR에 수산업계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되고 있다.

마켓컬리는 친환경상품과 지속가능한 상품을 우선입점시키고 있으며 이달에는 지구의 달을 맞아 ‘지속가능한 식탁’ 테마관을 통해 은하수산의 홍어상품과 ASC(양식관리협의회) 인증을 받은 연어와 새우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는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전국 이마트 28개 매장에서 덕화명란 시식행사와 MSC기념품 증정행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또한 29일에는 MSC와 지속가능한 수산물의 구매 확대와 장려, 지속가능수산물 소비문화 프로그램 개발 등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홈플러스는 MSC CoC(유통인증) 취득을 준비중이며 올가홀푸드는 2017년부터 자사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MSC인증수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유통기업들의 MSC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도 확산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기업 등은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이행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SDGs의 14에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대양, 바다, 해양자원의 보존과 지속가능한 사용이 천명돼 있다. 이를 감안하면 기업이미지나 자본시장에서의 영향 등을 감안할 때 국내 유통대기업들이 MSC인증수산물 판매에 적극 나서게 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 한국형 MSC 아닌 MSC규격검토 참여가 필요

지속가능한 어업을 위해서는 한국형 지속가능어업 규격을 만들 것이 아니라 국내 전문가들이 MSC의 규격검토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내에는 최근 일부 연구자 등이 우리 여건에 맞는 ‘한국형 MSC’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이 MEL(Marine Eco Label Japan)을 만들어 MSC에 대응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MSC가 아닌 독자적인 규격을 제정해야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수산업계의 전문가들은 MSC가 20여년간 수많은 전문가들과 환경단체 등이 참여해 만들어온 규격이라는 점을 들며 독자적인 규격의 제정이 아니라 MSC규격의 개정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김도훈 부경대 교수는 “MSC는 20여년의 시간동안 국제적인 전문가들과 환경단체들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발전시켜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수산물의 15% 이상이 인증을 받을 만큼 국제적인 동의를 확보한 상황”이라며 “우리나라에서 별도의 인증제도를 만들려고 해도 누가, 언제, 어떻게 만들것인지 방안이 없으며 만들어진 인증제도를 국제적으로 홍보하는 일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수산물 지속가능성 인증은 난립돼있던 인증이 MSC를 중심으로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에서는 우리나라가 중심이 된 인증을 만들려고 할 것이 아니라 어업인들이 원할 경우 MSC인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수산자원조사와 해양환경조사 등을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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