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체 지원 강화 초점 맞춘 사업 개편 필요
수출액 증대 기여 '긍정적'
수출 대상국과의 검역 문제 등
다양한 문제 안고 있는 만큼 다기간 실적 확대 '무리수'
시장경쟁력 있는 종자 집중 지원

[농수축산신문=서정학 기자] 

‘농업의 반도체’라 불리는 종자 산업 육성을 위해 추진된 골드시드프로젝트(Golden Seed Project, GSP)가 사업 종료 1년여를 앞두고 있다. 그동안 국내매출액과 브랜드 출원, 특허출원 등에서 높은 실적을 보이며 적지 않은 성과를 보였지만 수출 실적은 목표치를 하회하며 해결해야 할 과제를 남기고 있다.

 

# 수출 목표 72% 달성 그쳐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에 따르며 GSP사업을 통한 지난해 종자 국내 매출액은 229억5000만 원이다. 목표인 175억 원 대비 131%의 달성률을 기록한 수치다. 품종 브랜드 출원 실적도 145건으로 목표 111건 대비 131%, 특허출원도 37건으로 목표 34건 대비 109%의 달성률을 나타냈다. SCI급 논문 역시 77건으로 목표 64건 대비 20%나 초과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들 목표는 사업 1단계가 시작된 2013년부터 단 한 차례도 성과지표인 목표를 달성하지 못 한 적이 없다. 반면 수출부문 실적은 지난해 4833만 달러로 전년 3873만 달러 대비 1000만 달러 가량 증가했지만, 목표 6711만 달러와 비교해서는 72%를 달성하는데 그쳤다.

올해 수출 목표는 지난해 보다 61% 가량 오른 1억779만 달러로, 이의 달성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 과도한 목표치 설정 원인

GSP사업의 이러한 실적에 대해 업계에서는 과도한 목표치 설정이 원인이라고 보고 그러나 수출액이 지속적으로 늘어났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하고 있다.

종자업계는 GSP사업 목표 설정 당시 2단계 3년차 수출 목표가 전년 3868만 달러 대비 73% 가량 급격하게 늘어 달성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놨었다. 특히 종자 수출은 수출지 환경에 적합한 품종 개발은 물론 수출 대상국과의 검역 문제, 수출지에서의 원종 유출 등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는 만큼 단기간에 실적을 확대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임용표 GSP채소사업단장은 “애초에 달성하기 어려운 GSP사업의 수출액 목표치의 달성률 보다 실제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수출액 자체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국내 종자업계의 채소종자 수출액이 수년간 5000만 달러 수준에 멈춰있는데, 수출시장을 늘리지 않고 GSP사업의 수출액만 급격히 늘어나길 기대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 올해도 수출여건은 녹록치 않아

올해 사업 역시도 수출부문에 대한 어두운 전망이 드리운 상태다. GSP사업의 올해 종자수출액 목표치는 지난해 대비 61% 가량이 오른 1억779만 달러다. 지난해 GSP사업 종자수출액은 4833만 달러이었으며, 한국종자협회 회원사의 채소종자 수출액 규모가 5111만 달러인 걸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달성이 어려운 목표라는 것이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까지 더해져 종자업계가 고전을 면하지 못 하고 있다는 것이다.

10년간 총 사업비 4911억원을 투입해 글로벌 시장개척형 종자, 품종보호 전략 종자를 개발함으로 글로벌 종자 강국을 실현시키겠다는 GSP사업이 2020년 종자수출 2억 달러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로 달렸왔지만 사업 종료 1년 여를 앞둔 시점에서의 현주소이다.

 

# 기술지향적으로 사업 이어가야

종자업계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종자산업의 수출 동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GSP사업의 후속사업을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그 방향에 대해서는 수출 등 성과지표 중심의 목표지향적 사업 추진이 아닌 기술지향적 사업으로의 평가와 개편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김용권 전 신경대 생명공학과 교수는 “목표지향적이 아닌 기술지향적으로 GSP사업의 성과를 평가하고 추후 산업체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 개편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GSP사업을 통해 지난 10여년간 실질적인 종자 수출액 증대를 이룬 것은 확실하기 때문에 이러한 동력을 이어갈 후속사업에서는 지원 품목수를 늘리기보다 시장경쟁력 있는 종자를 집중 지원하는 방향으로 개편하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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