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홍보강화…‘온라인’에서 해답찾다
코로나19로 신제품 홍보 발 묶이고
PLS·GLP 시행…등록비용 부담 증가
유튜브·카카오톡 채널 등
비대면 홍보 강세…제품흥행 ‘견인’

드론을 활용한 작물보호제(농약) 방제 시연
드론을 활용한 작물보호제(농약) 방제 시연

작물보호제(농약) 업계가 코로나19, 낮은 수익성, 증가한 생산비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 새로운 해법으로 온라인 마케팅에 집중하면서 악전고투하고 있다.

작물보호제 업계의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는 위기와 반전을 기대하고 있는 기회를 살펴봤다.

# 위기1 : 코로나19로 멈춰버린 홍보활동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세계 경기가 얼어붙었다. 농업계 역시 그 여파로 원자재 등의 유동성에 문제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농업인, 시판 등을 모아 펼치던 신제품·방제기술 등에 대해서 제대로 된 홍보활동을 전개하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다.

신제품 홍보가 중요한 이유는 수익성에 있다. 작물보호제 업계는 매년 신제품을 출시한다. 새로운 병해충이나 저항성 등에 대해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기 위함도 있지만 신제품 출시로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이유가 가장 크다. 특히 제품 가격은 해를 거듭하면서 낮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경쟁사들의 연이은 신제품 출시는 기존 제품의 시장점유율마저 빼앗는다. 때문에 신제품 판매는 한해 성적표의 명암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실제로 지속적인 가격인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계의 판매여건 속에서 경농의 최근 선전은 신제품들의 흥행성공에 크게 기인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각 제조사들은 야심차게 준비했던 신제품 홍보의 중요한 골든타임에 이렇다 할 오프라인 홍보활동을 펼치지 못하고 마무리하는 상황이 됐다.

국내 한 작물보호제 제조사의 마케팅 담당자는 “코로나19로 집체교육 자체를 자제하면서 한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반기가 끝나버렸다”며 “카카오톡, 유튜브 등을 통한 비대면 홍보활동에 매진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 위기2 : 한번 내린 가격은 쉽게 오르지 않는다

작물보호제 업계를 위협하는 또 다른 요인은 가격이다. 최근 농협 계통공급가격을 중심으로 작물보호제 가격은 동결 내지 인하의 수순을 밟아왔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이어진 것이다. 국내 8개 메이저 제조사들의 시장 점유율은 줄고 있으며 한 제조사의 경우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적자 경영으로 비상경영에 돌입하기도 했다.

이러한 악재 속에서 가격을 올리기도 쉽지 않다. 일례로 농협케미컬은 올 상반기 대표적인 비선택성 제초제 ‘바스타’에 대한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하지만 판매 비중이 높은 경북지역의 일선 농협에서 500㎖ 기준 농협 계통공급단가인 8750원 보다 낮은 7000원선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등 한번 내린 가격은 오르긴 커녕 오히려 낮게 유통되고 있다. 특히 이렇게 인하된 가격에 판매가 이뤄질 경우 조합에서 손실분을 지도사업비로 충당하기도 하지만 장려금 등으로 제조사에 부담을 전가시키는 경우도 있어 업계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 위기3 : 비싼 등록비에 생산비 증가

PLS(농약허용기준강화제도) 전면시행에 이어 잔류에 대한 GLP(우수실험실운영기준) 적용으로 약제의 적용등록은 필수가 됐지만 등록비용은 2~4배나 급증했다. 이에 많은 제조사들이 등록비에 대한 부담으로 등록을 줄이고 있다. PLS 전면시행으로 등록이 많이 된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이지만 등록에 따른 생산비 증가로 예상되는 수익에 맞춰 등록수를 줄이는 것이다.

이는 제조사가 신제품의 다양한 등록에 소극적이게 만들어 농업인의 제품 선택의 폭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소규모 재배작물 등은 새로운 적용약제를 구하기 어려워지는 상황까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다른 제조사의 등록 관련 업무 담당자는 “PLS와 GLP로 증가한 등록비 이상의 수익이 기대되는 품목이 아니면 등록을 하지 않는 등 업계는 수익성에 따라 등록을 크게 줄이고 있는 추세다”며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이러한 분위기가 계속되면 결국 피해는 농업인에게 돌아갈 것이다”고 말했다.

# 기회1 :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비대면 홍보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일상 가운데 하나는 ‘비대면’의 강화다. 작물보호제 업계 역시 오프라인 홍보가 원활해지지 않자 비대면 홍보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카카오톡 채널, 유튜브 등을 통해 시기별 주의해야 할 병해충을 소개하고, 방제약제를 추천한다. 나아가 스마트폰 터치 몇 번만으로 병해충 상담도 가능해진 시대가 되고 있다. 특히 유튜브는 제품 흥행의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

다만 누구나 얘기하고, 볼 수 있다는 유튜브의 특징으로 정확하지 않은 정보도 범람해 주의가 요구되는 경우도 많다. 실제 최근에는 유튜브에서 황 성분의 비료가 각종 병해충 방제가 가능한 만능 방제약제인 것처럼 소개되면서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또한 농사관련 유튜버들이 늘면서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퍼져 이미 판매가 중단된 제품에 대한 구매문의전화가 제조사에 걸려오기도 했다.

다수의 업계 마케팅 담당자는 “올해 오프라인에서 유튜브, 카카오톡 채널 등 다양한 비대면으로 홍보활동의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며 “이러한 추세는 향후 새로운 변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지만 무분별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구독자가 양질의 정보를 선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과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 기회2 : 이상기상과 외래 병해충의 유입

올해만 해도 냉해, 화상병, 매미나방 등 전국적으로 여러 차례 병해충 비상령이 내려졌다. 지난해 따뜻했던 겨울 날씨의 영향으로 해충의 월동량이 증가하고, 이에 따른 해충 피해와 2차 병해의 확산 위험이 증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나방, 진딧물 등의 대발생 위협이 커지면서 이들 해충에 대한 방제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한 이상기상으로 냉해, 폭염, 가뭄 등의 피해가 빈번해짐에 따라 환경 스트레스 저항성이 뛰어난 약제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 제조사 PM은 “예견됐던 대로 올해 화상병, 나방 등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기후변화와 이상기상, 새로운 병해충에 대해 얼마나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대응할 수 있는가가 농업인뿐만 아니라 제조사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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