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박유신 기자]

올해는 (사)대한잠사회가 창립(10월 15일)된지 10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1920년 조선잠사회로 출발, 1946년 지금의 대한잠사회로 재창립해 오늘에 이르기까지 100년의 역사 속에서 양잠산업은 해방이후 국가경제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었다. 이후 대체섬유의 개발과 생사수입자유화 등으로 인해 사양산업으로 평가 받기도 했지만 최근 양잠산물이 가진 다양한 기능들이 재조명 받으며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그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 있는 임석종 대한잠사회장으로부터 양잠산업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청사진을 들어봤다.

 

# 국가경제에 있어서 양잠산업의 위치와 역할은 어떠했는가
 

“우리 양잠산업은 농가에서 생산한 누에고치를 제사업체에서 생사로 가공해 견연사, 견직물 등으로 재가공, 1960~1970년대 어려운 국가경제를 견인해 온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큰 업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1967년에는 2600만 달러의 양잠산물을 수출해 단일품목으로 우리나라 총 수출액 3억6000만 달러의 7.2%를 차지했으며, 1993년에는 양잠산물 수출액이 5억9000만 달러를 이룬 적도 있었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국가경제의 발전은 양잠산업의 여건을 어렵게 했다. 그 예로 농촌 노임의 상승, 대체섬유의 개발로 인한 섬유산업의 발달, 생사의 수입자유화, 논·밭작물 생산성 향상을 위한 농약사용 등은 우리 양잠산업을 더욱 어렵게 했다.
  붕괴직전의 양잠산업을 살기기 위한 양잠산업인의 노력으로 1990년대 중반 ‘의상양

잠’에서 ‘식품양잠’으로 전환한 것은 또 다른 분야에서의 발전을 뜻하는 것이었다.”

 

# 향후 100년을 위해 양잠산업이 나아가야할 모습은
 

“대한잠사회는 명실공히 우리나라 양잠산업의 허브가 돼 양잠산업의 선진기술 보급과 시설현대화, 규모화를 통한 경쟁력 향상, 양잠산물의 수급균형조절, 품질관리, 제품개발, 소비확대, 수출시장 개척 등을 주도하고 양잠산업의 대북지원과 전통문화 가치보전의 구심점이 되고자 한다.
  또 정부와 양잠농가간의 가교역할을 충실히 해 양잠농가, 정부, 대한잠사회 간의 양잠산업 발전을 위한 유기적 협력체제를 구축할 것이다. 
  앞으로의 우리나라 양잠산업은 후퇴 없이 전진만 하는 세계일류로 도약하는 산업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 앞으로 추구하고픈 대한잠사회의 비전과 역할은
 

“앞으로 정부의 제도적인 밑바탕 위에 양잠산업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양잠산물유통연구소 설립을 통해 양잠산물에 대한 품질인증제, 품질등급제 등을 실시, 국민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인삼의 ‘정관장’ 같은 대표 브랜드를 개발해 국내소비시장 확대는 물론 수출시장 개척에도 힘쓸 예정이다. 더불어 누에, 뽕잎, 오디 등을 활용한 복합식품을 개발해 보다 소비자들에게 친숙하고 선택의 폭이 넓은 제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새로운 양잠농가에 대한 지원 등도 확대해 양잠산업 종사자도 늘려나갈 예정이다. 기존 양잠농가들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ICT(정보통신기술)를 융합한 스마트팜 시설 지원에도 적극 나서겠다.
 

특히 국내시장은 소비확대에 한계가 있으므로 양잠산물의 해외수출을 확대하겠다. 지난해 11월 이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대일 수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바 있다. 미주, 유럽 등으로 수출시장을 다변화하는 노력도 기울여 나가겠다. 그 일환으로 각종 식품분야 행사 등에 참여해 해외바이어를 초청하는 프로모션을 추진하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를 활용해 시장동향 파악과 해외 선진기술 협약을 체결하고 해외박람회에 적극 참여, 우리 양잠산물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 꾸준히 해외시장을 개척해 나가겠다.
 

한편 양잠산업의 쇠퇴와 더불어 우리와 함께해온 양잠산업의 전통문화 가치가 무너지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불과 30년 후면 양잠산업 부흥을 이끌어온 모든 이들이 떠나고 말 것이다.

우리의 우수한 전통 양잠문화 가치가 이제 나라밖에서도 볼 수 있도록 해야 영원히 보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 세계중요농업문화유산(FDO-GIHAS)으로 등록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상묘의 식재, 잠종의 생산, 누에사육·고치의 생산, 전통 비단 제조의 일관된 생산공정과 친잠례, 잠령제 등이 함께 등록되도록 노력하겠다.

아울러 그동안 산재돼 사라져가는 잠업관련 서적과 사료 등은 조속히 디지털화해 잠사문화와 사료(史料)보전에 최선을 다하겠다.”

 

# 양잠산업계에 전하고픈 말씀이 있다면
 

“양잠산업은 당당한 농식품산업부문의 일원으로 1990년대 중반부터 생사제조용 누에고치 생산을 중단하고 누에를 사육한 후 고치를 짓기 전의 누에를 동결건조해 건강기능보조식품의 원료로 공급했다.
 

또 제약회사와 제휴해 새로운 기능성양잠식품을 개발, 면역력 증강과 항피로 효과가 있는 누에동충하초, 간암예방과 치매예방에 효과를 볼 수 있는 홍잠 등 15여 가지의 제품을 생산해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앞으로 대한잠사회는 농식품업계의 일원으로 그 권리와 의무를 다하겠다.
 

모든 산업이 그렇듯이 정부가 산업을 이끌어가고 지원을 하는 시대는 지났다. 양잠산업인이 한마음이 돼 산업을 발전시키는 노력으로 그 결과물이 나올 때 정부도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돼 줄 것으로 본다. 이제 모든 양잠산업인이 한마음으로 양잠산업의 100년 시작의 큰 걸음을 내디뎌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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