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아주는 수협 구현…어업인은 생산에만 집중하게 도울 것
‘잡는 어업’ 위기 타개…어획강도 저감노력 ‘절실’
언택트·포스트코로나 시대 대비해 디지털 기술·빅데이터 결합…어업생산성 증대·인명피해 저감 노력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 요구에 부합…경제사업 경쟁력 갖추기 위해 가정간편식 위주 가공상품개발 ‘중점’

 

어업인이 생산하면 그 이후는 걱정이 없도록 하는 경제사업구조를 확립하겠습니다. 지난해 이같은 사업구조를 구축했다면 올해에는 이를 구체화하고 비대면이라는 요소를 가미해 시장에 적응해 나가겠습니다.”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은 어업인이 생산하면 수협이 팔아주는 수협을 구현하겠다는 점을 강조한다.

임 회장으로부터 지난해 사업성과와 올해 사업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올해 수산업 여건은 어떻게 보고 있나

“2019년 연근해 어업생산량이 또다시 90만 톤대로 주저앉으면서 최근 3개년 평균 어획량이 100만 톤을 넘기지 못하는 심각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어획량 감소가 고착화되고 고급양식 수산물의 소비 정체, 코로나19로 인한 전체적인 소비위축 등 어업 경영수지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8월 발표된 ‘2020년 연근해 어업생산량을 봐도 369000톤으로 2019년 상반기 대비 4.6% 감소한 상황이다. 바다환경 파괴와 중국어선의 불법조업 북한수역 싹쓸이 조업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수산자원 감소세가 심각하기 때문에 어획량으로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연근해 어업생산기반은 악화되고 수입 수산물 소비는 급증하는 등 수산업이 매우 좋지 않은 흐름에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로 인해 한정된 자원을 두고 어업인들끼리 더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어자원 고갈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주로 행해지는 잡는 어업에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바다가 가지고 있는 자원복원능력을 극대화시키고 휴어제 확대와 어선 감척 등 어획강도를 저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지난해 사업 성과는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약속했던 경제사업 혁신을 비롯해 침체된 수산물 소비증가를 위해 노력해왔다. 무엇보다 임직원들이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도 하나된 모습으로 소임을 다해준 덕분에 지난해 좋은 경영성과로 돌아왔다고 생각한다.

경제사업 혁신을 위해 수산식품연구실을 신설하는 등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혁신 시스템이 점차 궤도를 잡아가며 취임 전 적자를 기록했던 경제사업은 지난해 흑자로 반등했고 올해도 수익이 증가해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연초 코로나19로 인해 사업목표 달성이 어렵지 않을까 많은 우려가 있었지만 임직원들이 최선을 다해 노력해준 결과 목표를 무난하게 달성하는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금운용 수익률이 양호한 가운데 경제사업은 수매와 직판사업 매익률 개선 등으로 수익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2019년에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던 양식보험의 경우 올해 손해율이 감소함에 따라 수지 개선 효과가 예상된다. 코로나19라는 변수 속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거양하는 성과를 앞으로도 계속 이어 나간다면 공적자금 상환 속도 역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 디지털 혁신을 위한 수협의 전략은

디지털과 어업이라는 주제가 매치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시대의 도래와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위해서라도 디지털은 수협에도 중요한 화두다. 디지털기술과 빅데이터를 결합해 어업생산성을 높이고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지속 추진중이다.

수협에서 운영하는 어선안전조업본부는 1962년부터 아날로그 무전설비를 통해 제공하던 기상변화, 어황, 각종 안전관련 정보 등을 최근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전파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어업인들에게 디지털 장비 보급을 통해 안전과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2017년 첫 선을 보인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조업정보알리미를 통해 어업인이 필요로 하는 각종정보를 집약해 제공하고 있다. 조업정보알리미에는 긴급사고 발생시 즉시 사고사실을 알리고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기능도 포함돼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에 서면이나 음성을 통해 신고해야 했던 연근해 어획량 보고절차 역시 간단하게 처리가능하다. 더불어 긴급상황신고를 통해 안전사고 예방을 도모하는 한편 전자어획실적 보고를 통해 어업생산성을 높이고 어업관련 통계자료의 신뢰성을 제고하는 효과도 있다.

경제사업 혁신에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추진될 (동영상)’을 활용한 온라인 수산물 구매시스템(캠마켓) 지원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면 수산물 소비를 한단계 더 확대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캠마켓 사업은 생산자가 당일 생산된 수산물을 당일 가공하고 포장하는 과정을 동영상으로 정보를 제공하면서 소비자의 신뢰성 확보를 제고하는 생산자 중심의 온라인 수산물 직거래 시스템이다.

최근 주목받는 네이버의 쇼핑라이브 등 최근 언택트 소비가 중심이 되면서 과거 글과 사진으로 정보가 제공되던 것과 달리 영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일상화됐다. 소비자들은 카메라를 통해 촬영된 동영상을 확인하며 구매 과정에서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시장에 나가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듯 한 경험을 집에서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올해 중점 추진사업은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비대면 문화가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새로운 소비문화에 걸맞은 경제사업 혁신을 지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다. 연근해어획량과 어업총생산액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수산업은 그 어느 때 보다 어려움에 처해 있는 실정이다. 수협의 경제사업이 경쟁력을 갖춰 가공과 수출분야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줘야 어업인들이 바다에서 목숨을 담보로 걷어 올린 수산물이 제값을 받을 수 있다.

가공분야에 있어 수협은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합할 수 있는 가정간편식(HMR) 위주의 가공상품 개발에 중점을 두고 상품개발을 지속 추진해왔는데 지난해 초 수산식품연구실을 신설해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게 한 것도 그 이유다. 또한 바이어와 비대면 소통을 통해 국내 회원조합을 비롯한 우리 수협의 제품을 세계 각국의 유명 온라인몰과 연계해 판매하는 등 경제사업 쇄신을 통한 성과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 일본 원전오염수 방류에 대한 의견은

일본정부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유출사고로 발생된 오염수의 저장용량 한계도달이 임박해 해상방류를 계획하고 있는 상황이다. 계획이 알려진 직후 일본내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이해관계자의 의견수렴과 국내외 방출반대 여론에 직면해 결정을 유보했다. 이후 일본대사관 측에서도 자국 원전 오염수 처리 계획에 대한 양해를 구하기 위해 수협중앙회를 방문하기도 했다.

오염수 문제는 일본이 독단적으로 정해서도 안되고 국제사회의 충분한 과학적 검증을 거쳐야 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한국 수산업을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수협중앙회는 원전오염수 해양방출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 또한 해양방출 강행시 정부 등 관계기관뿐만 아니라 국제협동조합연맹(ICA) 수산위원회 회원국과 모두 연계해 강력히 일본에 대응해 나갈 예정이다. 해양이 방사능에 오염된다면 일본연안뿐만 아니라 한국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지사며 방사능 물질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가 아니더라도 수산물 소비급감 등으로 수산업계의 궤멸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 앞으로의 경영방향은

수협은 어업인들을 위해 존재해야한다는 점을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게 만들 것이다. 수협은 과거 객주의 횡포로부터 어업인을 보호하기 위해 태동한 조직으로 어업인들이 어획한 수산물을 제값을 받도록 지원하는 점이 본질적 역할이다. 이런 본질적 역할을 어떻게 강화하고 확대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

특히 취임이후부터 계속 강조해온 것처럼 경제사업 혁신을 통해 어업인이 잡기만 하면 수협이 책임지고 제값 받아 팔아주는 유통환경을 조성하고 공고하게 유지해 나가겠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이 가중되는 만큼 더욱 큰 사명감을 갖고 어업인을 위해 혼신을 다하는 수협을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한 어업인들이 안전하게 조업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도 힘을 쏟아 바다는 위험한 곳이라는 인식을 지워내는 일에도 최선을 다해 안심하고 조업에 나설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더불어 조직문화 개선도 이루겠다. 누구나 망설임 없이 소통할 수 있도록 회장실의 문을 항상 열어두는 것은 수협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임직원과 허심탄회하게 소통하고 함께 고민해야만이 취임하면서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임직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함께 뛰어줘야만 성과 창출이 가능한 것이며 이를 위해 직원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소통하는 열린 경영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근무복을 제작해 함께 착용하는 것도 일체감을 조성해서 역량을 극대화하자는 구상에서 시행한 것이다.

취임 당시에도 밝혔듯이 직원들 스스로 어업인과 조직을 위해 일할 수 있는 문화가 조성돼야 하고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고 열심히 일해서 성과를 내면 상응하게 보답해주는 조직문화를 정착시켜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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