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 생산부터 제조가공 ·체험까지 …전통을 입힌 한과 매력 입소문

안서영 세종한과 실장이 세종 한과 대표 제품인 울금한과를 들고 있다.
안서영 세종한과 실장이 세종 한과 대표 제품인 울금한과를 들고 있다.

구절초와 울금을 품은 한과.
 

명절이면 입을 바쁘게 움직이게 하는 한과를 만드는 이가 있다. 쌀과 울금, 구절초 농사를 짓던 젊은 농부에서 전통식품제조업 대표로 거듭난 안서영 세종한과 실장이 그 주인공이다.
   

세종한과는 ‘우리의 것 그대로, 전통의 가치를 담아내는-세종한과’라는 캐치프레이즈아래 2010년 설립 이후 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공유가치의 창출을 위해 매년 재능기부와 소외된 이웃을 위한 나눔 활동을 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혼자 꾸면 꿈이지만, 같이 꾸면 현실이 된다’는 좌우명으로 지역 농업인들의 권익향상에도 앞장서고 있는 안서영 실장을 만나러 세종으로 가보자.

 

#전통을 디자인하다
 

“쌀 농사꾼 집의 딸로 태어나서 어려서부터 농사일을 접했어요. 10년 전 부모님께서 쌀 가공 사업에 관심을 갖고 한과사업에 뛰어드셨는데 디자인 전공을 한 저한테 패키징, 팸플릿 디자인을 부탁하셨어요.”
 

그 일이 계기가 돼 안서영 대표는 한과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손으로 하는 작업을 좋아해 디자인을 전공했던 안 실장은 오방색, 태극 무늬 등으로 디자인의 기본을 잡았던 터라 한과를 공부하면서 그 매력에 더욱 빠지기 시작했다. 
 

“부모님 일을 도와주는 것에서 시작해 지금은 세종한과의 실장을 맡아 원재료 생산에서부터 제조가공, 체험까지 사업의 전반적인 부분을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맛있는 음식은 좋은 재료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생각으로 이제는 ‘단순히 한과를 판매하는 것이 아닌 문화를 알리는 사람이 돼야 한다’는 마음으로 전통 고유의 한과 맛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과를 만들면서 원재료에 대한 중요성을 더욱 느끼게 된 안 실장은 세종한과에 합류하면서 낮에는 세종시농업기술센터에서 기초농업교육을 받고 저녁에는 집에서 한과공부를 했다. 한과사업을 업으로 삼겠다는 안 실장의 말에 반대했던 부모님도 안 실장의 노력에 마음을 열었다. 
 

안 실장은 한과를 빚는 것은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게 아니라 하나의 ‘문화’라고 생각한다. 세종한과에서 만드는 울금한과는 국내유일하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안 실장이 한과에 대해 이 소중한 문화를 어떻게 오래 유지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탄생됐다.
 

“아이 때 길들여진 입맛은 평생을 가잖아요. 그런데 아이들이 한과를 별로 안 좋아하더라구요. 궁리를 해보니 한과에 주로 쓰이는 생강의 향이 아이들이 좋아하는 향과 맛이 아니더라구요. 그런데 울금을 넣어서 한과를 만드니 한과의 잡내를 잡아 찹쌀의 풍미가 올라가고 달고 무거운 조청의 단맛을 깔끔하게 잡아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한과가 탄생 됐습니다.”

 

세종한과의 대표 제품들
세종한과의 대표 제품들

 

#미래를 빚는 청년 농부
 

“부모님 세대에 취약한 온라인 판매시장 확대는 물론 최근의 소비패턴에 맞춘 디자인개발과 포장 용량에 변화를 주어 전통식품인 한과의 소비자층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안 실장은 중장년세대의 고유물로 인식된 농업과 전통음식에 청년세대가 뛰어 들어 미래직업으로의 희망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까지 내려온 전통적인 것에 현대화를 접목시켜 ‘오래된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일환으로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농업을 미래직업군의 하나로 여길 수 있도록 학교와 연계한 재능기부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앳된 외모의 안 실장을 그저 젊은 여성 농업인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지역 농업인들 사이에서는 신망 두터운 청년농업인 리더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세종시4-H연합회 회장을 맡아 지역 청년농업인의 기수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2017년부터 청년농업인연합회와 청년여성농업인CEO연합회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올해는 특히 전공을 살려 청년농업인연합회의 디자인국 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부에서 진행하는 농업인교육사업에 선정돼 청년농업인들의 자기계발을 위한 농업조직을 운영하고 지역 내외에서 청년농업인들의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 거주 중인 세종시 전동면의 주민자치위원회 청년위원으로도 참여 중입니다.”
 

안 실장의 이러한 대외 활동은 좌우명인 ‘혼자 꾸면 꿈이지만 함께 꾸면 현실이 된다’와 맞닿아 있다.
 

“새로운 제품을 개발할 때 이왕이면 지역농산물을 이용해서 제품을 개발하려고 합니다. 지역과 함께 상생하는 것, 나 혼자가 아니라 함께 잘사는 것이 참된 길이라고 보고 울금한과, 구절초한과, 머루포도한과, 우리밀약과 등 모든 제품에 지역농산물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나보다 남을 생각하는 안 실장의 모습에 청년농업인의 미래가 기대된다.
 

“한과 체험을 진행하는데 한 번은 시각장애인 분들이 한과 체험을 하고 싶다고 연락을 주셨어요. 명절 전이라 바빠서 거절하려고 했는데 그럴 수가 없어 ‘어떻게 되든지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체험을 진행했는데 참가하신 분들이 열심히 참여하며 정말 즐거워하셨어요. 저도 모르게 갖고 있던 편견을 반성했습니다.”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한과 만들기 체험을 진행한 후 사회가 무의식적으로 비장애인의 기준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걸 깨달은 안 실장은 앞으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체험할 수 있는 한과 체험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체험을 나가면 저를 보고 놀랄 때가 있어요. ‘한과는 할머니들이 만드는 것 아니었어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저도 한과 만들어요’라고 대답해줘요. 그러면 어린이들이 한과를 만드는 일도 직업이 될 수 있고 젊은 사람도 한과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되는 거예요.”
 

안 실장은 훗날 세종시에 한과 박물관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 아이들이 한과와 우리 전통 문화를 재미있게 접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한과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꿈꾸는 안 실장의 희망이 이뤄지길 바라 본다.

 

[인터뷰] 김은수 세종시농업기술센터 인적개발팀장

“세종시는 젊은 도농복합도시로서 가업승계농은 물론 다양한 경험을 가진 청년창업농들이 급속도로 유입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소득작물은 물론 과수, 축산, 가공 창업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를 아우르고 있으며 세종한과 역시 지역 내 농촌 융복합산업의 성공케이스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김은수 세종시 농업기술센터 인적개발팀장은 안서영 세종한과 실장이 세종시 4-H연합회장으로도 활동하며 지역 청년농업인들의 발굴과 육성에 큰 역할을 함께해 주고 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세종시의 청년농업인들의 이러한 노력과 발맞춰 세종시농업기술센터는 세종농업 영리더 아카데미, 세종농업인대학 청년농업인반 등 청년농업인들을 위한 특화된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안정적인 영농정착을 돕기 위한 영리더 사업과 청년 후계농 영농정착 지원사업을 통해 영농 초기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안 실장이 김 팀장을 멘토로 꼽으며 청년농업인들의 숨은 조력자로 함께하고 있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세종시 농업기술센터는 멘토·멘티 현장실습교육을 실시해 새롭게 진입한 농가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는 것으로 청년농업인들의 칭찬을 듣고 있다.
 

“세종시농업기술센터는 4-H연합회 등과의 연계활동 지원을 통해 청년농업인 간 네트워크 구축에도 크게 힘쓰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안서영 대표와 같은 훌륭한 청년농업인들과 도농복합 세종형 청년농업 모델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다함께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며 농업·농촌의 혁신적 패러다임을 만들어나가기를 기대해봅니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