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계
수출 소폭 상승전망·수출국 다변화 과제

작물보호제
생산비 부담...생물농약 시장성 확대 전망

사료
가격상승 요인 있어 '불안감' 고조

동물약품
백신 등 '수출 탄력' 예상

[농수축산신문=이남종·홍정민·안희경·이한태 기자]

올해는 코로나19라는 악재에 더해 고공행진 중인 원자재가격, 글로벌 물류대란 심화, 환율 불안 등 농산업계가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다.

이에 농업기계, 작물보호제, 비료, 종자, 사료, 동물약품 등 농산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돼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시되고 있다.

올해 농산업계를 전망했다.

올해 농업기계산업은 디지털 전환과 탄소저감이라는 중장기적인 연구개발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농업기계산업은 디지털 전환과 탄소저감이라는 중장기적인 연구개발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업기계

올해도 여전히 코로나19가 변수다. 국내보다는 해외시장에 더 영향을 미치겠지만 국내 농기계산업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도 매우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는 올해도 스마트팜과 미세먼지 저감대책 등에 정책적 지원을 확대하고 시대변화에 따른 신규 지원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주요 신규사업으로는 농산물 생육환경과 생채정보수집 처리·활용을 위한 데이터기반 스마트농업 확산사업(62억 원)’, 노지농업 생산기술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전주기 데이터 활용체계 선도모델 확립과 농기계 소재·부품·장비의 기반기술 고도화를 위한 노지 스마트농업기술 단기 고도화(120억 원)’, 내연기관 중심의 농업기계 동력원을 수소, 전기구동 등 친환경에너지 동력원으로 적용 대체하는 핵심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친환경 동력원 적용 농기계기술개발(73억원)’등이 있다.

다만 이러한 신규사업의 성패는 관련 기자재, 장비 등의 높은 기술 수준을 요구해 타산업의 인프라가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기존에 추진 중인 중요사업 중 예산이 증액된 사업도 있다. 첨단무인자동화농업생산시범사업(75억 원), 첨단농기계산업화 혁신기술개발사업(200억 원), 스마트팜 정보통신기술(ICT)기자재 국가표준확산지원사업(50억 원), 스마트팜다부처패키지혁신기술개발(200억 원) 등이다.

그외 노후농업기계 미세먼지 저감대책지원(120억 원), 주산지 일관기계화(135억 원)와 농기계 관련 다양한 기술 개발지원과 함께 밭작물기계화 촉진을 위해 지자체를 통한 임대사업도 지속 추진될 예정이다.

농기계 수출은 지난해와 거의 비슷하거나 약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숙제도 있다. 수출액이 특정국가와 기종에 치우쳐 있어 다변화를 꾀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시설기자재 등의 수출국가 확대는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스마트팜 추진, 밭작물기계화 촉진과 미세먼지 저감대책 지원 등을 추진하면서 업계의 기술개발을 요구하고 있다. 스마트팜, 인공지능(AI) 등 추진에 따른 관련 기자재와 장비의 개발 정도가 사업 성패를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

장길수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정책지원팀 이사는 이제는 농기계 생산업체와 센서·소프트웨어 등 자재·장비 생산업체가 서로 협력해 기술을 고도화하는 등 상생하며 동반자로서 같이 가야할 때라며 타 산업과 융합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밝혔다.

 

작물보호제

올해 작물보호제업계는 계속되는 원자재가격 고공행진과 해상운임, 환율 등의 상승으로 생산비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일정부분 제품가격 인상이 예상되고 있지만 업계가 안고 있는 현안들을 해소할 여력을 갖추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글루포세이트와 글루포시네이트 가격은 전년대비 3배나 오면서 6년만에 최고가를 경신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 오름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이들 원제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물량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부재나 중간체 생산의 상당량을 책임지고 있는 중국 공장 상황도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가격상승과 함께 환경 규제와 관련한 중국 공장의 이전이나 가동중단 등으로 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재고에 대한 부담도 우려된다. 과거 연초부터 진행되던 밀어내기가 몇 해 전부터 그 시기가 당겨지더니 최근에는 연말부터 밀어내기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주요 제조사들의 밀어내기가 과거 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지는 분위기가 연출되면서 시중의 재고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현장의 토로가 전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기후위기나 탄소중립 등과 관련한 변화도 두드러지고 있다. 지속가능성에 목표를 두고 환경·사회·조직(ESG) 경영이 강조되는 동시에 글로벌 기업들을 중심으로 탄소저감 활동이나 캠페인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국내에서도 이러한 부분에서의 역할이 강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생물농약 분야의 시장성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ICT, 사물인터넷(IoT) 등과 접목된 기술의 발전도 아그테크(Agtech)라 불리는 농산업분야의 디지털화를 가속시키고 있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스마트팜 육성과 탄소중립과 관련한 정밀농업분야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여서 이와 연계한 제품군의 개발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한 비대면 활동의 강화는 작물보호제 업계에 또 다른 도전과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과거 현장 중심의 서비스에서 온라인이나 비대면 서비스가 강화되는 추세로 변모하고 있으며, 작물 재배에 관한 솔루션은 종합솔루션 형태로 제공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에는 온라인을 중심의 활동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라며 온라인으로 재배정보나 병해충정보를 제공하는데서 나아가 방제솔루션까지 제공하면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비료

지난해 3배 이상 뛴 요소 가격의 여파가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비료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9일 기준 국제 톤당 요소 가격은 전년 11~12월 평균가격 274달러 보다 3.49배 오른 956달러를 기록했다. 요소 가격에 영향을 주는 암모니아 가격도 같은 기간 2.98배 올라 톤당 885달러로 조사됐다. 염화칼륨과 인산암모늄 역시 같은 기간 각각 2.66배와 1.99배 가격이 뛰었다.

이는 국제 곡물가 상승에 따른 비료 수요 증가와 미·중 무역분쟁, 국제 물류비 상승 등이 원인으로 분석되며 요소 등 주요 원자재의 수급 불안이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에 당장은 농협과의 가격협상으로 소위 급한 불은 일부 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수급이 안정화되지 않는다면 업계의 지속가능성은 크게 위협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탄소중립을 위한 비료사용 저감 등이 추진될 것으로 보여 업계에서는 시비량과 살포 횟수를 줄이면서도 효과를 현재 수준 이상으로 발휘할 수 있는 제품 개발·보급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이와 관련한 농가의 인식 개선이 주요 과제로 꼽히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비료의 경우 실제 작물의 비료성분 흡수율이 25~30% 수준이었는데, 향후 이를 70~80% 수준까지 높여서 비료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제품들이 개발되고 있는 추세라며 이를 통해 원자재 사용도 줄이면서 온실가스 배출도 함께 저감해 나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수 있도록 농가에서도 고효율 비료에 대해 단순히 비싸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시비량이나 횟수를 줄여 생산비를 낮추는 비료라는 인식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의 누적된 적자는 한계에 봉착한 상황으로 올해 비료가격은 지난해 대비 2배 가량 인상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만 정부와 농협 등에서 인상분의 80% 가량을 부담, 농가의 실제 부담은 인상분의 20%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종자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올해 농식품분야 연구개발(R&D) 규모는 총 23개 사업, 2238억 원이다. 스마트농업 고도화, 고부가가치 식품산업 육성과 농축산물 수출 촉진, 기후변화·재난·질병 대응체계 구축, 농생명 바이오산업 육성, 농업·농촌의 삶의 질 개선 등 5대 중점 투자 방향을 중심으로 지원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 중 종자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사업은 신규사업으로 추진되는 디지털 육종 전환 기술 개발 지원사업이다. 지난해로 골든시드프로젝트(GSP)가 종료된 만큼 디지털 육종으로의 전환과 관련한 사업이 종자업계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아직 디지털 육종 전환 사업의 세부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대상기업, GSP와의 연계 여부 등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종자업계는 내병계 품종 개발에 적극 나서는 모양세다. 탄소중립 등과 관련해 병해에 강한 품종을 개발·보급함으로써 작물보호제(농약), 비료 등의 사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과 발맞춰 나가겠다는 것이다.

종자업계 한 관계자는 복합내병계 품종, 바이러스·역병 등에 대한 내성을 지닌 품종 등 내병계 품종이 개발·보급되고 있는데, 단가가 1만 원부터 15만 원까지 다양해 시장 규모 자체는 커질 수 있지만 단가가 비싼 고품질 복합내병계 종자의 보급에는 한계가 예상된다경지면적은 줄어들고, 생산비는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지만 생산량은 이를 충족시켜야 하니 내병계 품종 개발·보급 등 R&D의 중요성은 강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료

배합사료 업계는 원재료의 해외의존도가 높은 만큼 국제곡물가격 상승과 불안한 해상 운임 등으로 올해도 가격 상승요인이 있어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5월까지 생산되는 배합사료 원료용 옥수수의 계약이 완료된 상황으로 선물 시세가 오르면서 이미 원료 가격은 상승한 상황이다. 코로나19로 해상운임이 폭등하면서 선물 시세가 높게 형성됐던 영향에 따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 들어 해상 운임이 떨어진 상황이지만 시세 반영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계속적인 곡물 가격 상승요인이 도사리고 있어 배합사료 업계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배합사료업체에서 구매를 담당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남미에서 라니냐에 따른 건조한 기상이 우려되고 있는 데다 브라질 남부와 아르헨티나 주요 산지의 건조한 날씨가 예상되고 있다중국에서 사료용 곡물 수입이 늘어나 프랑스와 우크라이나산 보리, 옥수수 등을 지속적으로 구매 중이어서 국제 곡물가격 상승 요인이 농후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배합사료 업계는 사료 원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국제곡물가격 상승에 해상 운임과 달러 환율까지 변동성을 감안해 배합사료 가격을 전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배합사료 업계는 사료 원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국제곡물가격 상승에 해상 운임과 달러 환율까지 변동성을 감안해 배합사료 가격을 전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국제곡물가격의 하락 요인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미국 일부의 작황이 좋은데다 아르헨티나에서 비 소식이 잇따르면서 단기적으로 기상 리스크를 소폭 완화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특히 올해 옥수수 생산 전망치가 소폭 상향된 상황으로 국제 곡물을 빨아들이다시피 하는 중국도 비료 시장 안정화 의지를 보이고 있어 원자재 시장이 안정될 가능성도 있다. 또한 해상 운임도 벌크 시장 급락 영향으로 하락하고 있어 생산비 하락의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해상운송업체의 한 관계자는 파나막스 시장 또한 신규 화물의 유입이 감축되며 약세를 나타내는 데다 그간 과열됐던 벌크시장에 조정이 들어온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배합사료 원료가격의 상승과 하락요인이 공존하는 가운데 사료업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원료가격의 불안요소를 예상하고 이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배합사료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으로 미국에서 옥수수를 에탄올로 전환하는 양이 큰 폭으로 늘어 미국 옥수수 수급 상황을 예상할 수 없으며 라니냐로 악화된 남미작황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밀 가격 폭등도 위협요소가 될 수 있다해상운임 등이 안정된다고 해도 미국 금리 인상 이슈까지 있어 환율 상승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배합사료 원료의 가격 상승 요인이 있는 만큼 사료가격 안정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동물약품

동물용의약품 산업은 내수시장과 수출로 구분해 보면 코로나19의 영향과 러시아로 수출하던 일부 품목이 중단되면서 올해도 수출 여건이 그다지 녹록치는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수출 증가율이 5%에 이르는 데다 국내 산업동물에 더해 반려동물 분야의 시장이 커지면서 매출 확대 등 기대를 낳고 있다.

한국동물약품협회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동물용의약품의 산업규모는 내수시장 8871억 원, 수출 3499억 원으로 12370억 원 규모로 집계됐다.

코로나19의 지속적인 확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1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선 10여 개의 국내 동물약품회사들이 제품을 알리고 에이전시를 확보하는 등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노력을 기울여 성과를 내기도 했다. 또한 일부 해외 전시회의 연기 결정으로 해외저널 구매와 번역사업, 국내 제조(수출) 기업의 정보 제공을 위한 디렉토리북 제작 등 사업 내역 조정을 통한 보조사업 변경을 추진하기도 했다.

올해 동약협회는 해외수출시장 개척사업의 정상추진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10월까지 누적 동물용의약품 수출실적은 3050억 원으로 전년도 동기간 대비 약 1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원료는 EU등록으로 실적이 증가하면서 전년 대비 약 17% 증가했고 완제는 진단키트 등 의료기기의 수출확대로 전년 대비 약 6% 증가했다. 특히 진단키트 등 의료기기는 1656억 원으로 전체 수출실적에서 54%의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병곤 한국동물약품협회장은 올해 국내 산업동물분야 시장은 질병에 따른 큰 영향만 없다면 지난해 수준 정도는 예상된다해외는 중국이 코로나19 이후 왕래가 없지만 올해는 성과를 내야 할 것으로 보며 EU는 일부 회사의 진출을 계기로 백신 등 수출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어 국내 반려동물분야는 최근 급성장으로 규모가 커지고 다양해지고 있어서 기대가 크지만 수입 의존도가 높고 인체약품의 진출도 많아 예상이 쉽지만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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